고미영 충남도교육청 연구정보원장모처럼 마음이 호사스런 주말을 보냈다. 누군가를 그렇게 만들 수 있다면 그는 정말 위대한 능력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그것도 한 통의 편지로 말이다.오래전에 누군가에게 즐겨 써 보냈던 황동규 시인의 시처럼, 어머니의 편지(충남스마트리더영재교육원 학부모 온라인연수에 참석한 후 담당자에게 보낸편지)를 받은 우리는 100일 넘게 우리의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던 코로나19와 이런저런 일상의 상념들을 잠시 내려놓고 다시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다.충청남도교육청연구정보원에는 4개의 부와 1개의 소, 1개의 원,
이장희 강동대학교 사회복지행정과 교수흰 구름이 흘러간다. 평야지대가 사방으로 펼쳐진 가운데 삼년산성이 해발 325m의 오정산 허리를 감고 솟아 있다. 산성 아래 평야지대인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동풍의 마파람, 북동풍의 높새바람, 서풍의 하늬바람이, 세월 따라 불어오다가 천년의 역사 앞 삼년산성에 머문다.이 산성은 신라시대의 성으로 우리나라 대표 포곡식 산성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삼년산성은 신라 자비왕 13년에 구축했고, 소지왕 8년에 이찬 실죽을 장군으로 삼아 일선(구미시 선산읍) 일대의 장정 3000명을 징발해 개축했다.
이은희 ㈜대원 전무이사(수필가)입맛이 없는 날은 산성으로 향하곤 하였다. 사람들은 성곽 주변을 산책하러 가는 줄 알지만, 행선지는 그리움을 파는 식당이다. 건조한 입맛을 돋우고자 나선 길이다. 강바람이 부는 날은 더욱 궁금한 음식이다. 뚝배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팔팔 끓는 찌개의 국물이 뚝배기의 허리를 타고 흐르는 장면이 눈앞에 삼삼하다. 식당은 장날의 시장 분위기처럼 손님들이 북적거려야 음식의 제맛이 난다.나이가 들어도 입맛이 변하지 않는 향수가 어린 음식이다. 돌아보면, 비지는 변함없이 나의 입맛을 챙긴 것 같다. 워
고미영 충남도교육청 연구정보원장어느새 4월이다. T.S. 엘리엇은 그의 시 '황무지'에서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썼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4월을 가장 좋아한다.여러 이유가 있지만 병아리와 관련된 것이 가장 크다. 꽤 여러 해를 아버지는 4월이 되면 지나칠 정도로 많은 병아리를 부화장에서 박스째 사 오셨다.병아리가 온 날은 집안이 온통 난리였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병아리 농사는 엄마의 몫으로 넘어갔다. 그 병아리가 커서 일 년 내내 우리 6남매에게 달걀로, 백숙으로, 크레파스로, 화첩으로 돌아왔다.내가 중학교 1학년 때 막내
이장희 강동대학교 교수월악 나루에서 송계 길 따라 소와 담, 쏟아지는 물, 울창한 나무와 숲 따라 오르면 닷돈재에 이르고 하늘재와 지릅재 사이 천년의 고찰 터 미륵사지가 나온다. 사지에 이르면 입구에 연꽃이 새겨진 둥근 당간지주, 받침의 좌대, 당간, 지주의 부분 부분이 부러진 것을 한데 쌓아 놓은 흔적이 있다.본디 그 자리에 있던 거대하고 큰 바위를 다듬어 만든 돌거북은 머리 부분이 용의 모습이고 머리에 둥근 눈, 너부죽 하게 다문 입, 조그맣게 뚫린 콧구멍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살아있는 거북처럼 만세의 세계를 상징하는 듯 하다
이은희 ㈜대원 전무이사(수필가)세계는 지금 평정을 잃은 것 같다. 날이 갈수록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전염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나 진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순식간에 코로나 19는 인간의 손과 발을 묶어 놓는다. 개인과 상점 그리고 국가들이 빗장을 걸고 있다. 문을 닫는 행위는 잡았던 손을 놓는다는 증거이다. 서로 믿지 못하는 모습 같아 심기가 불편하다. 여러모로 심신이 우울한 사람이 한둘이랴. 남몰래 통곡의 방을 찾고 싶은 심정이다.요즘 많이 사용하는 언어가 '코로나'이다. 고통의 단어를 누군가의 이름처럼 흔
이병도 충남도교육청 교육혁신과장우리나라 사람들은 태어나서 몇 년 동안이나 학교에 다닐까? 다시 말해 국민들의 평균 교육년수는 얼마나 될까?대한민국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교육열로 유명한 만큼 평균 교육년수도 압도적일 거라는 짐작은 어렵지 않다. 그렇다면 늘어난 교육년수 만큼 학부모와 학생들의 행복도 높아졌을까? 그에 따른 개혁도 이루어졌을까?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1970년에 35세인 사람을 기준으로 평균 7.2년 정도의 교육을 받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중반까지는 다녔다는 뜻이다.그리고 1985년에 이르면 10
고미영 충남도교육청연구정보원장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2020년에는 꼭 결혼을 하겠다고 큰소리를 치던 제자 녀석이 며칠 전 전화를 했다. 청첩장 이야기인가보다 하고 반가운 마음에도 이런 시국에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아니나 다를까 지난 2월 겨울방학에 하려던 결혼식을 가을로 옮기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제자는 이번 3월에 모교에 발령을 받았다. 코로나19로 개학을 3주나 연기한 오늘(3일) 제자는 아이들과 모두 전화 통화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단체 대화방으로 담임 역할을 시작했다고 한다.직접
이장희 강동대학교 교수흰 눈이 소리 없이 내리던 어느 겨울날, 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현실을 벗어나려고 방향 없는 겨울여행을 떠났습니다. 사면이 벽으로 느껴지는 질식할 것만 같은 현실을 탈피해 흰 눈이 덮인 텅 빈 들판을 지나 끝도 없이 달렸습니다. 사면이 확 트인, 자유로이 숨 쉴 수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는 생각만으로 겨울바다 앞에 섰을 때 당신은 마치 나의 분신처럼 먼저 그곳에 와 있었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거대한 푸른바다는 우리가 여기로 달려와서 부서지는 하얀 파도 뒤로 거대하게 펼쳐진 짙푸른 바다의 의미가 마치 우리인
이은희 ㈜대원 전무이사(수필가)날갯죽지가 뻐근하다. 양날개의 용도를 잘못 쓴 탓일까. 나는 태어나서 지금껏 날아본 적이 없다. 난다고 해도 육중한 체중을 어찌 두 날개로 감당하랴. 인간의 날개는 어차피 새의 날개처럼 제구실을 못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3.5㎏, 연탄 한 장의 무게를 같잖게 여긴 탓이다. 성인이 들기엔 연탄 한 장의 무게는 우습다. 하지만, 수천 장의 연탄을 날개를 의지하여 들고나니 탈이 나고야 만 것이다. 즐거움에서 오는 피로라 사나흘 근육통이 일다가 감쪽같이 사라진다.3.5㎏의 사랑의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다.
이병도 충남도교육청 교육혁신과장사회현상 변화에는 일정한 흐름이 있으며 그 흐름은 사회가 당면하거나 조만간 맞이하게 될 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리고 그 원칙은 교육에도 적용된다. 우리 사회는 과학기술의 발전은 물론 살아가는 삶의 방식과 가치 등에서 걷잡을 수 없는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그 과정은 필연적으로 사회나 국가가 요구하는 인재상도 바꿔가고 있다. 분절적 지식에 의존하는 자기중심적 사람보다는 소통능력,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창의력 등과 같은 새로운 가치와 역량을 갖춘 사람을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로 규
고미영 충청남도교육청연구정보원원장사람은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약속을 하게 된다. 선거철이 다가오는 요즘 쏟아지는 갖가지 달콤한 공약들로 매스컴이 요란하다. 그들이 4년 전 우리와 했던 약속은 얼마나 잘 지켰는가를 꼼꼼히 따져보고 싶다.약속은 정말 지키기 어렵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약속을 가장 잘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역설적인 이야기를 했는지도 모르겠다.내가 한 약속이 시간이 지나면서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던 경험을 고백한다. 내가 그를 만난 것은 1986년이었다. 그는 동갑내기지만 어딘지 모르게 아
이장희 강동대학교 사회복지행정과 교수86만 문화교육도시인 청주시에 문학관이 없다. 시민과 문학인, 타 지역단체, 그밖에 많은 사람들과의 문학적 교류와 소통의 장이 되어줄 문학관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청주는 인구 86만이 거주하는 대도시며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이자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1377년 흥덕사에서 발간한 지역이다. 전체 인구 중 학생 및 교육분야 종사자가 40%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대표 교육도시다. 현재 300여명의 문인들이 활동하고 역대 한국 문학을 이끌어 온 많은 문인을 배출한 곳이다.
고미영 충남도교육청 연구정보원장어린 시절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외갓집이었다. 읍내 삼거리 버스정류장에서 한 시간마다 오는 버스를 타고 덜컹거리는 신작로를 달리다 보면 어느덧 결정의 순간이 온다. 면소재지에서 내려 외갓집까지 가깝지만 숲이 우거져 금방이라도 누가 튀어나올 것 같은 산길을 갈 것인지 냇가를 따라 넓고 반듯하지만 가로수 하나 없어 가는 내내 쬐약 볕을 가득 받으며 두 배는 더 먼 길을 갈 것인지 어려운 선택이 기다리고 있었다.외갓집은 나보다 생일이 3개월이나 늦은 귀염둥이 막내 외삼촌과 말만하면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주는
이장희 강동대학교 교수최근 우리 사회의 새로운 화두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다. 4차 산업혁명은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이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1월 제46회 다보스 세계경제 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이후 2017년 1월 17일부터 4일간 개최됐던 제47차 포럼의 주제가 되면서 세계의 이목을 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국가와 기업 그리고 학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문학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4차 산업혁명이 인간과 사회 그리고 인문학에 끼칠 영향에 대
다사다난했던 2019년이 저물어간다. 눈을 감고 한해를 돌아본다. 개인적으로도 수많은 과정이 스쳐 지나간다. 어깨가 아파지기 시작하면서 술 한잔할 때도 팔을 머리에 치켜올리고 마셔야 했다. 고통이 사그라질 무렵 통나무 쌓아놓은 곳에서 내려오다 발이 찌그러져 인대가 파열됐다. 반백 년 이상 살아오면서 처음 발목 깁스를 했다. 전문 등반에 심취해 수 없이 떨어져 봤지만 깁스를 한 적은 없었다. 엉뚱하게도 평범한 곳에서 사고가 나 삶을 돌아보게 됐다.그런 와중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내암리에서 자연학습 중 학생이 실종돼 수색을 해달
류지봉 충북NGO센터장영국의 싱크탱크 레가툼 연구소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2019 레가툼 번영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사회자본 부문에서 전체 167개국 중 142위였다. 이는 중동의 레바논, 아프리카의 우간다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레가툼 연구소는 한국이 종합 순위에서는 중상위권을 기록했지만 최대약점이 사회자본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자본은 개인과 개인의 신뢰, 국가제도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같이 사회발전에 도움을 주는 무형의 자본을 말한다. 사람들 사이의 협력을 가능케 하는 제도, 규범, 네트워크, 신뢰 등이 잘 확충된 나라일수록
심억수 시인12월이다. 아내와 무작정 길을 나섰다. 바람이 앞장서서 데리고 가는 괴산 문광저수지, 수옥폭포, 충주 미륵대원지, 월악 송계계곡, 청풍문화재단지, 충주호 둘레 길의 겨울이 저마다의 색깔로 깊어간다. 곡선의 비경을 따라 구불구불 달리다 보면 새로운 풍경과 만난다. 주유소에 들러 맛집을 물었더니 주유소 옆 성암 휴게소 식당을 안내한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음식점에는 20여명의 손님이 식사 중이다. 아내와 나는 시골 인심이 정갈하게 담긴 반찬과 따뜻한 정이 넘치는 돌솥밥 그리고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버무려진 된장찌개로 허기진
박연수 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청주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난개발 대책 거버넌스'(이하 거버넌스)가 3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거버넌스는 도시공원 일몰제로 인해 발생한 개발과 보전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19일 태동했다. 전체회의와 현장점검, 이해관계자 간담회 등 토지주와 보전대책위의 갈등 중재 및 대안을 제시하며 대체로 성공했다는 평가다.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중 가장 면적이 크고 저항이 심했던 구룡산대책위는 민간공원개발의 불가피성을 양해하고, 민간사업자는 사업 최대 수익률을 적정 수익률로 기대치
류 지 봉 충북NGO센터장화려한 단풍의 계절을 지나 쌀쌀한 날씨가 찾아 왔다. 각계에서 대통령의 전반기 임기가 끝나면서 문재인 정부의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등장 배경은 3년 전 촛불항쟁이며, 국민의 요구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취임사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지 점검해 봐야 하는 것이다.적폐청산과 남북관계개선 등은 높은 평가를 받지만 경제민주화와 국민 삶의 질을 나아지게 하는데는 아쉬움을 드러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