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집 안, 아이가 하는 놀이는 오로지 팽이 돌리기뿐이다. 어머니 김 씨가 큰 아이 영민이(13·가명)의 장애를 안 것은 아이 나이 4살 때쯤이었다. 어느 날 어린이집 원장이 “조금 다른 아이들과 다른 것 같다”는 말을 건네면서 치료를 권유한 것이다. 영민이는 1초도 앉아있으려 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리저리 움직였으며 방바닥이나 벽에 머리를 수시로 박았다. 먹는 것도 조절이 안돼 어느 때는 아무리 말려도 끊임없이 먹었고 또 어느 때는 일체 입에 대지 않았다. 뒤늦게 심각성을 느낀 어머니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고 검사 결과 영민이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즉 ADHD를 동반한 지적장애 2급이었다. 김 씨는 “그냥 다르다고만 생각했었고 검사를 받고서야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들의 삶은 늘 벼랑 끝, 한 발자국 앞이었다. 대전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45·여) 씨는 지난해 남편과의 연을 끊었다. 젊었을 적 중매로 만나 10년 넘게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아왔지만 되풀이되는 남편의 폭력 속 김 씨에게 다른 방법은 없었다. 남편은 매일같이 술을 마셨고 그럴 때마다 집안은 살림살이 하나 멀쩡히 남아있지 못했다. 김 씨는 “단순히 욕을 하고 집기를 부수는 정도였다면 그래도 남... [홍서윤 기자]
몸이 완전히 자라지 못한 채 미숙아로 태어난 희망(2·가명)이는 각종 후유증을 앓고 있다.만성폐쇄성 폐 질환, 폐동맥고혈압 때문에 조금만 심하게 놀아도 숨이 가파져 이뇨제를 수시로 먹고 있다.
친모에게 버림받은 채 미숙아 후유증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희망(2·가명)이는 한 가지 큰 걱정이 있다. 시력부터 만성페쇄성 폐 질환, 뇌 손상 등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거나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지만 ‘보호자 동의’ 없이는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희망이의 친권은 그를 버린 친모에게 있다. 희망이를 보호하고 있는 대전 동구 A 아동복지시설이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려 해도 법적인 보호자가 돼 줄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희망이의 친모는 영유아유기혐... [정재훈 기자]
지난 17일인 수요일은 희망(2·가명)이가 태어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또래 아이들은 순금으로 된 반지를 끼고 수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으며 돌잔치를 하지만 희망이는 그럴 수 없었다. 친모에게 버림받아 대전 동구 A 아동복지시설에 머물고 있는 희망이에게 주어진 것은 자그마한 고깔모자와 케이크 하나가 전부다. 이마저도 시설 직원들과 입소한 아이들이 없었다면 꿈도 못 꾸었을 일이다. 아동복지시설 직원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희망이의 친모나 할머니가 연락해줄까 전화기 앞을 맴돌며 고대했지만, 안타깝게도 전화벨은 울리지 않았다. ... [정재훈 기자]
희망(1·가명)이는 생후 5개월 때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 칠삭둥이 미숙아로 태어난 탓에 각종 합병증에 시달렸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친모 A씨(39)가 그를 포기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태어난 지 5개월밖에 안 된 희망이는 대전 동구의 한 교회 입구에서 발견됐다. 대전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발견 당시 희망이는 택배 종이상자에 담요, 포대기에 싸인 채 발견됐었다”며 “시월의 찬바람 속 새벽기도를 나온 교회 신도들이 일찍 발견했고, 아이는 다행히 육안 상으로 봤을 때 큰 문제가 없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이후 ... [정재훈 기자]
사랑(9·이하 가명)이 삼 남매 가족의 마지막 외식은 첫째인 믿음(14) 양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날이다. 이날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 삼 남매 모두 동구 용전동의 한 대형마트 내 식당에 모여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이날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가방과 신발을 사주며 졸업과 입학을 축하했고, 믿음, 소망, 사랑 삼 남매는 선물을 한 아름 안고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었다. 아버지는 이날을 다시 찾고 싶다. 악성 소아 뇌종양인 ‘비정형 유기형·간상 종양(ATRT)’을 앓고 있는 막내 사랑이의 병간호에 가사, 장애 등급 신청, ... [정재훈 기자]
“소아 뇌종양을 앓고 있는 사랑(9·가명)이가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길 바랍니다.” 대전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이 충청투데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러브투게더 캠페인 4월 사례자인 사랑이를 위해 십시일반 힘을 모았다. 대전도시철도공사(이하 공사)는 26일 서구 둔산동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에서 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환아 치료비 100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후원금은 김민기 공사 사장이 충청투데이가 지난 7일부터 보도 중인 사랑이의 사연을 접한 후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과 공유하고, 십시일반 모은 ‘우수리 기금’을 치료비로 지... [정재훈 기자]
희귀 뇌종양인 ‘비정형 유기형·간상 종양(ATRT)’을 앓고 있는 사랑(9·이하 가명) 양 삼 남매 가족은 병과의 싸움 외에도 큰 걱정이 하나 더 있다. 오랜 투병생활로 가정이 해체돼 기초생활보장수급 지원을 받으며 근근히 버티는 가족에게 집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믿음(14), 소망(11), 사랑 삼 남매가 머무는 집은 현재 할머니 소유의 오래된 연립주택으로, 할아버지마저 5개월 전 위암 말기 선고를 받아 치료비 마련을 위해 조만간 팔아야 한다. 삼 남매의 아버지는 “신학을 공부하고, 서울에서 개척교회 목회자의 길... [정재훈 기자]
“사랑이가 초등학교 2학년인데 아직 한글을 기억, 니은 정도밖에 못 쓰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3남매 중 막내인 사랑(9·이하 가명)이의 아버지는 막내딸이 뇌종양 때문에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할까 늘 마음 졸인다. 희귀 뇌종양인 ‘비정형 유기형·간상 종양(ATRT)’을 앓고 있는 사랑이는 4차례에 걸친 대수술을 통해 우뇌의 3분의 1을 떼어내 남들보다 수업 진도가 느리다. 사랑이의 아버지는 “1학년일 때는 선생님이 사랑이를 도와줄 도우미를 자원받아 친구들이 수업이 끝나면 같이 손을 붙잡고 하교를 도와줬었다”며 “그게 너무 고마워... [정재훈 기자]
믿음(14·이하 가명), 소망(11), 사랑(9) 삼 남매 중 막내인 사랑이는 자신의 삶 절반 이상을 투병생활로 보냈다. 2012년 3살 무렵 사랑이가 고개를 한쪽으로 갸우뚱거리는 모습에 이상함을 느낀 아버지는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게 했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큰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각종 검사 끝에 의사는 서울로 급히 올라가 보라는 이야기를 전했고,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통해 사랑이가 뇌종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랑이의 진단명은 ATRT. 소아 뇌종양 중 가장 악성으로 꼽히는 ‘비정형 유기형·간... [정재훈 기자]
“백혈병 임상 대상자로 언제까지 참여할 수 있을지, 지원이 끊긴다면 막대한 치료비는 어떻게 감당할지 감이 안 잡힙니다.” 만성 골수 백혈병에 걸려 5년여 투병생활 중인 김철수(17·가명) 군의 부모는 최근들어 걱정이 많다. 김 군은 5년전 병이 발병한 후 대학병원 교수의 소개를 통해 임상실험대상자로 선정돼 치료 중이다. 김 군은 만성 골수 백혈병의 원인인 필라델피아 염색체만 표적으로 삼는 신약인 ‘다사티닙(스프라이셀)’의 임상 대상자로 선정돼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비싼 약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김 군의 어머니인 한희... [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