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돌 3·1절을 보내며 애국지사들에 대한 우리의 보답을 생각한다. 서울 동작동을 비롯하여 전국 각지 국립 현충원에 그분들을 모셨다고는 하지만 제한된 공간에, 더구나 건국 이후에 조성된 영역이라 그 이전 선열들을 안장할 수 없는 만큼 원천적인 제약이 따른다. 더구나 친일 행각이 자명하거나 공적이 불분명한 인사들도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어 있어 지속적인 갈등을 야기한다. 현행법상 유족들이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는 이상 퇴거시킬 수도 없는 형편이고 보면 국립현충원 안장자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갈등의 여지를 안고 있다. 이럴 때 다른... [충청투데이]
[이규식 문화카페] 고등학교 동창 김계동 교수가 페이스 북에 올린 글에 크게 공감하였다. 우리나라 식당들은 대체로 메뉴판 제공에 인색하다는 내용으로 거의 모든 식당에서 메뉴판을 한 테이블에 하나만 준다는 것이다. 더 달라고 하면 으레 없다고 하거나 마지못해 하나만 더 내민다. 한사람 당 하나씩 요구하면 나가라고 할 기세다. 일행 서너 명이 돌려가며 속독으로 읽어야 해서 불편하다. 내가 빨리 골라야 다른 사람이 기다리지 않으므로 마음이 급해진다. 적지 않은 식당에서는 아예 메뉴판을 벽에 붙여놓고 그걸 보고 주문하라고 한다. 시력... [충청투데이]
커피문화가 확산되면서 종전에 생소하던 명칭의 커피가 다양하게 보급되었다. 예전 분말이나 과립형태로 병에 든 커피를 타마시거나 스틱모양의 커피믹스에 익숙했는데 커피 전문점이 전국에 6만개에 이르는 이즈음 온갖 형태의 커피음료가 일상 깊숙이 침투하였다. 원두를 갈아만든 분말에 9~11 bar의 압력으로 뜨거운 물을 부어 짧은 시간에 추출하는 고농축 커피 에스프레소가 모든 종류 커피의 베이스가 된다. 유럽지역에서는 지금도 커피하면 에스프레소를 제공한다. 한 모금에 마실 수 있는 작은 잔, 드미타스에 담겨 나오는 진한 향의 커피는 개... [충청투데이]
'춘향전'의 줄거리를 모두 알고 있는데 계속 영화며 연극, 뮤지컬 등으로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익숙한 이야기지만 새롭게 해석을 가미하고 그 시대 분위기와 관심사를 담아낸다면 문자 그대로 불후(不朽)의 텍스트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명작'의 권위와 생명력이 거기 있다. 그러나 작품 이름과 줄거리, 주인공 그리고 교훈 등은 꿰고 있지만 정작 작품 자체를 꼼꼼하게 읽는 경우는 드물다. '읽히지 않는 명작'의 운명이 여기 있다. 굳이 멀리 올라갈 것도 없이 1940년대 초반 발표된 오영진 선생의 '맹진사댁 경사'... [충청투데이]
손님을 맞으려면 우선 집안 구석구석을 깨끗이 청소하고 허름하고 낡은 부분은 말끔하게 수리를 한다. 손님 취향을 생각하며 이것저것 준비하고 특히 가족 구성원에게 손님 방문 사실을 알리며 협조를 구해야 한다. 아무런 준비없이 여느 때처럼 방만한 상태에서 손님을 청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흉허물 없는 사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에도 최소한의 준비와 마음가짐은 갖추게 된다. 지방자치단체나 국가 차원의 '…방문의 해'가 한동안 앞다퉈 진행된 적이 있었다. 관광객을 더 많이 모아 지역 경제를 증진하고 홍보를 겸한다는 취... [충청투데이]
세계최초 지하철은 영국 런던에서 155년 전 개통됐다. 유럽최초 헝가리 지하철을 비롯해 1900년에 개통된 파리의 지하철 등 유럽 대도시 지하철 역사는 대부분 100여년이 훨씬 넘었다. 우리는 1974년 8월 15일 서울역~청량리간 서울지하철 1호선이 개통된 후 44년 만에 9호선을 보유하게 됐으니 짧은 기간에 이룩한 확장성은 물론 신속, 안전, 청결 등 여러면에서 세계정상급이라는 평이다. 참으로 지루하게 이어지던 대전 전철 2호선 논의는 전임 시장의 중도하차로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시세(市勢)가 대전보다 약하다는 광주에서... [충청투데이]
#. 당나귀가 개와 함께 시골길을 가고 있었다. 주인이 잠들자 당나귀는 풀을 뜯어먹기 시작했다. 몹시 배가 고픈 개가 당나귀에게 바구니에 든 먹을 것을 꺼내달라고 했다. 그러나 당나귀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풀을 뜯어먹기에 바빴다. 한참 뒤 주인이 깰 때까지 기다리라고 대답했다. 그러는 동안 늑대 한 마리가 숲에서 나와 개와 당나귀 쪽으로 다가왔다. 당나귀는 개에게 긴급히 도움을 청했다. 개는 꼼작도 않은 채 비아냥거리듯 기다리라 말했다. 이 말을 하는 사이 당나귀는 늑대에게 희생되었다. 그러므로 서로서로 도우며 살자는 것이다... [충청투데이]
앞만 보며 달려왔어요 뒤를 볼 겨를이 없었어요 누가 쫓아오고 있는 것처럼 그림자를 볼 여유가 없었어요 뒷바라지하느라 이렇게 늙었어요 앞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었어요 누가 달아나고 있는 것처럼 몰아세우니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었어요 위를 떠받들며 살아왔어요 아래를 보살피며 살아왔어요 위아래가 있는 삶이었어요 옆에 누가 있는지 어떤 풍경이 흘러가고 있는지 이 거대한 풍경에서 나는 어떤 표정을 담당하고 있는지 뒤를 돌아다보니 거울이 있었어요 내가 있었어요 잊고 있었던 얼굴에는 물굽이가 가득했어요 - 오은, '58년 개띠' 부분 개(... [충청투데이]
특정 현상에 대한 선호나 유행을 향한 우리 사회의 열기와 집중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단기간에 이룬 압축성장을 필두로 인터넷 보급률, 자동차 댓수, 아파트 주거비율, 사교육 열기 그리고 스마트 폰 사용자에 이르기까지 놀라운 기록 갱신에는 끊임없는 역동성, 경쟁심리, 새 것을 향해 개방된 정서 등이 한몫을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 무엇이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열정적인 적극성과 행동력으로 삶의 질을 개선하고 물질의 풍요로움을 누리려는 전향적인 의지의 발로겠지만 부정적 측면에서는 군중심리와 소비지향적인 과시풍조 ... [충청투데이]
유리병에 든 분말이나 과립 커피, 스틱 형태의 커피믹스 그리고 일회용 컵으로 뽑아 마시는 자판기 커피는 오랫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커피의 상징이었다. 여기서 국민들의 입맛을 이른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으로 대표되는 고급 원두커피 취향으로 옮겨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우리 국민 1인이 소비하는 커피는 연간 500잔이라니 대단한 기호품이 되었다. 전국 곳곳에 자리 잡은 커피숍 '카페'는 그동안 음침한 지하 술집을 통칭하며 잘못 쓰이던 명칭의 본래 의미를 되찾아 주기는 하였다. 커피콩 한 톨 생산하지 못하는 ... [충청투데이]
삶은 아름답다. 삶은 잔인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결국 아름다운 삶이다. 삶이 어떤 모습이거나, 일종의 기적인지 또 다른 이유에서든지 우리는 삶에 매달리게 마련이다. -장 도르메송 '어디서 어디로 무엇을'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작고한 인물에 대한 추도사를 시중 일간지에 기고하는 사례는 보기 드물다. 대개 대변인을 통하여 짧고 의례적인 소회를 피력하곤 하는데 지난주 92세로 세상을 떠난 프랑스의 철학가, 소설가인 동시에 영화배우였던 장 도르메송을 추모하며 마크롱 대통령이 '르 피가로'지에 기고한 장문의 추도문은 여러 면에서 눈길... [충청투데이]
[이규식 문화카페] 농촌의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는 관광으로 농촌주민과 도시민의 교류를 통하여 농어촌 지역의 소득증대를 목적으로 하는 녹색관광. 관광객-지역주민-관광업체와 자연환경 간의 관계에서 환경을 보존하고 지역주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공정한 거래를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관광형태인 공정관광. 이즈음 주목받는 이런 개념은 종전 소비와 향락 지향의 관광행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먹고 마시고 사진 찍고 쇼핑에 치중하는 관광에 대한 반성이 높아지는 이즈음 특히 자라나는 세대를 위한 전인교육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여기에 하나를 ... [충청투데이]
우리나라 인구 5000여 만명에 음식점 수는 약 70만개. 일본도 74만개에 이르지만 전체 인구가 우리의 2.6배이므로 단순비교는 어려워진다. 치열한 각축 속에 별다른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가 곧바로 폐업하는 악순환 속에서 국민들의 입맛과 눈높이는 날로 높아만 간다. 맛, 가격, 분위기, 서비스, 위치와 주차공간 같은 여러 요소 가운데 으뜸은 단연 '맛'이다. 맛이 담보된다면 조금 멀어도, 비싸도, 다소 불친절해도, 오로지 먹는 데만 열중하는 썰렁한 분위기라도 그리고 주차가 불편하다해도 사람들은 몰려든다. 이즈음 식탐을 자극하는... [충청투데이]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37년 권좌를 지켜온 로버트 무가베가 실각했다. '아프리카=장기독재'라는 세계인들의 인식은 일정 부분 감소될지 모르지만 여전히 아프리카 많은 나라에서 민주국가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초장기 철권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960년대 독립 러시 이후 콩고, 우간다 등을 비롯하여 숱한 나라에서 장기독재가 끊이지 않았다. 나라 안에서도 부족들끼리 혹은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서 유혈 충돌은 물론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강대국들의 복잡한 정치역학에 따른 각축이 맹렬하다. 식민지를 지배했던 영국과 프랑스는 물론이고 미국과 ... [충청투데이]
국민들의 정치의식과 안목, 비판수준은 날로 높아 가는데 후진적인 정치권의 행태는 이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여전히 식을 줄 모르고 이제는 정치학자로부터 촌로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관점과 기준으로 정치평과 해설을 할 만큼 수준도 높아졌다. 선거와 청문회 같은 정치이벤트는 물론 어떤 자리에 어느 인사가 기용되었다는 인사에 쏠리는 관심은 지대하다. 말하자면 '의자'를 차지하는 사람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호기심이 그러한데 특히 언론매체에 실리는 프로필이 중요 관심거리다. 나이와 출신지, 학력은... [충청투데이]
양대 공영방송의 파업으로 방송 공백이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비노조원들이 제작하는 몇몇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지만 라디오는 음악으로, TV는 주로 '…스페셜'이라는 이름 아래 예전에 방송했던 콘텐츠를 다시 내보낸다. 시청자 각자의 취향과 판단에 따라 반응은 다르겠지만 인터넷 댓글이나 여론조사 등을 보면 멘트 없이 마음을 차분하게 안정시키는 음악방송이 오히려 낫다는 의견도 많은 듯하다. 특히 '예능'이라는 이름으로 연예인들이 나와 별 의미 없는 주제나 일상사를 시시콜콜 잡담에 가까운 모양새로 내보냈던 과거 방송 스타일에 ... [충청투데이]
이제는 '국민OO'라는 개념이 널리 퍼져 있다. 국민가수, 국민배우, 국민개그맨, 국민MC처럼 주로 예능분야에서 활동하고 고른 호감을 받고 있는 또는 받았던 이름 있는 인사들에게 붙인 국민…이라는 호칭은 이제는 국민여동생, 국민사위라는 지칭까지 나오고 있다. 남발되는 경향이 있지만 좀 더 선정이 진지해지고 더 넓은 분야로 확대된다면 국민응집력과 보편적인 공감대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국민시인, 국민소설가, 국민화가, 국민 성악가, 국민스포츠맨 같이 여러 방면으로 넓혀져 국민들의 문화수준과 의식이 함께 상승하기를 기대... [충청투데이]
올해도 지역축제가 봇물을 이루며 열렸다가 막을 내렸다. 북핵문제, 경기침체 그리고 치안을 비롯한 사회적 불안 요인 속에서도 무엇을 '축하'하려는지 '축제'는 끊임없이 개최되었다. 내실없는 축제에 대한 무용론, 자성론이 거론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건만 국가 차원의 대규모 행사에서 동네마을 단위 잔치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통계집계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각기 지역 홍보와 수익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나름 열정적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막을 올린다. 그 열의에도 불구하고 새로울 것 없는 콘텐츠로 예년의 프로그램 재탕, 삼... [충청투데이]
군인은 자부심과 명예를 먹고 산다. 군인들의 제복은 그 상징적인 표상으로 통용되는데 가장 기본인 전투복을 비롯하여 예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복장을 통하여 자신이 속한 군의 자긍심을 드러내고 계급표시로 지위를 드러낸다. 필자가 군복무를 마친 해군은 다른 군에 비하여 군복의 종류가 더 많았다. 전투복, 동(冬)정복, 동근무복, 하(夏)근무복, 춘추(春秋)정복 등으로 용도별, 계절별로 구분되어 여러 가지 군복과 부속품을 지급받았다. 단기복무 장교라서 그런지 가장 화려하고 격식 있는 하정복은 받지 못하였다. 계급장 형태도 필자 군복무... [충청투데이]
캐나다-퀘벡, 벨기에-플랑드르, 영국-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스페인-바스크, 프랑스-코르시카, 중국-티베트, 이탈리아-롬바르디아 주 등 북부…. 이들 지역은 모두 독립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여기에 최근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역의 경우 그 극한을 보는 듯하다. 이 중에는 이미 여러 차례 독립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거쳤으나 여의치 않아 일단 수면 밑으로 들어갔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잠재적 폭탄으로 남은 경우도 있고 독립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의 여파가 해당 국가를 넘어 다른 나라로, 이어 전 세계로 파급될...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