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스럽게도 아버지의 모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오랫동안 병석에 계셨던 아버지는 내가 여덟 살이던 해에 세상을 떠났다. 너무 어렸으니 생전의 얼굴을 떠올리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고 위로하면서도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불효자라는 생각에 늘 마음 한편이 무겁다. 그래도 6남매 중 거의 유일하게 아버지와 겸상을 하던 장면, 넘어졌을 때 일으켜주던 아버지의 따뜻한 손길은 기억에 선명하다.어머니는 늘 새벽에 집을 나섰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골목을 다니며 채소와 생선을 팔았다. 밤늦게까지 일하고, 이튿날 또 새벽같이 일어나 행상을 다녔다.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전후해서 장애인 단체 대표들과 만났습니다. 만남 이후 각 단체에서 제안해주신 내용 가운데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예산을 만들거나 계획을 세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우리 세종에도 특수학급과 특수학교에서 장애학생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유치원, 초등,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졸업한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에는 부모님과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가며 배우는 일에 전념하지만, 졸업하고 나면 이제 사회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즉, ‘일’을
아이가 넘어져 울고 있을 때 바로 일으켜 세워 주기보다는 혼자서 일어날 수 있도록 지켜만 보는 것이 자립심을 기르는데 좋다는 말도 있다. 크게 다치지 않았고 혼자서 일어날 수 있다면 그것이 옳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이와는 다르게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기초생활조차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문제를 국가와 사회의 책임으로 해소코자 하는 노력이 사회복지다.그러나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되고 사전 평가를 거친 정책이라고 할지라도 완벽할 수 없는 것처럼 종종 복지 사각지대
4월은 과학의 달이다. 특히 올해는 정부와 민간을 합친 국가 총 R&D 투자가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하는 해로써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이제 우리나라도 미국·중국·독일·일본에 이어 세계 5번째로 국가 R&D 100조원 시대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1963년 불과 12억원으로 시작한 국가 R&D 투자는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연평균 20%의 가파른 속도로 성장했다. 1996년 10조원을 돌파한 이후 25년 만에 10배가 증가한 100조원 투자가 현실화된 것이다. 그동안
“당신들이 내 꿈을 앗아갔어요.” 당시 16세이던 스웨덴 출신의 그레타 툰베리는 2019년 뉴욕에서 열린 UN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이같이 일갈했다. 툰베리는 2018년부터 매주 금요일 등교를 거부하고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인물이다. 이후 툰베리는 기후변화 저항의 아이콘이 되었고, 1인 시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 for future)’이라는 국제 캠페인으로 발전했다.툰베리가 처음은 아니다. 1992년 캐나다 출신의 세번 스즈키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UN 지구 정상회의에서 “당신들의 결정
[충청투데이 충청투데이] 미얀마에서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습니다. 어른들뿐 아니라 한 살, 일곱 살, 아홉 살 아이들이 총탄에 희생되고 있습니다. 보도를 보고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나기도 하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 참기 힘이 듭니다.우리 세종교육청은 미얀마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매년 미얀마 학교에 컴퓨터 공부를 하는 교육실 한 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이후 8개 학교에 컴퓨터실 한 칸씩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 관련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에 대한 연수를 했습니다. 현지에서 또는 한국으로 오도록
[충청투데이 충청투데이] 조선 순조 4년이던 1804년 음력 3월 3일, 강원도 영동지방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산불이 크게 번져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 의하면 삼척, 강릉, 양양, 간성, 고성에서 통천에 이르는 동해 바닷가 여섯 고을에서 민가 2600여호가 불에 소실되었고 61명이나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음력 3월 초이니 딱 이맘 때다. 요즘같이 소방차나 소방헬기가 있는 시대도 아니니 속수무책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대형산불은 과거의 일만도 아니다. 아직도 우리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인제, 고성, 속초,
최근 LH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으로 많은 국민들이 분노와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정부, 여당의 한 일원으로서 필자도 국민들께 송구한 심정이다. 이번 사안은 공정과 정의라는 공동체의 기본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이며, 정부의 주택 안정 정책의 동력마저 상실시키는 심각한 사건으로 반드시 철저한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이끌고 국세청, 금융위 등이 참여하는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가 출범했으며, 검찰에서도 '부동산 투기사범 협력단'을 설치하고 특수본과
소녀는 죽음을 예감했을까?거리에 나가기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혈액 정보와 연락처, 시신 기증서를 남겼다고 한다.결국 소녀는 지난 3일 시위 도중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그녀가 입은 검은색 티셔츠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모든 것이 다 잘 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미얀마의 19세 소녀 키알 신의 안타까운 사연이다.미얀마의 쿠데타 반대 시위와 유혈 진압 소식이 속보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가 경험했던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교훈을 새삼 일깨워 주는 듯하다.우리에게도 촛불 시민혁명과 6·10민
[충청투데이 충청투데이] 학교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그 과정과 결과 모두 우리 아이들의 인생 전체에 매우 큰 영향을 주게 되기 때문에 교육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학교라는 공간은 병원의 수술실과 같아서 한 동작 한 동작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병원이 육체적 생명을 다루는 곳이라면, 학교는 마음과 정신의 생명을 다룬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최근 학교폭력 관련 업무, 정확하게 말하면 학교폭력에 대한 후처리 과정이 교육청으로 이관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처리하기에는 그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제도적으로 학교에서 개입할 여지를 두고 있
지난주 월요일, 대전 지역 공중파 방송에서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방송이 방영됐다. 곧 다른 당의 후보자 토론방송도 편성될 예정이라고 한다.특집 토론으로 편성된 이 방송은 대전뿐만 아니라 강원, 울산,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방영됐다.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회를 대전에서 시청하고 있자니 심경이 복잡해졌다. 대전에서도 다른 지역 지자체장 후보들의 생산적이고 건전한 토론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점이지만, '과연 또 다른 보궐선거 지역인 부산시장의 후보 토론도 이렇게 전국적으로 방영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서울이 갖는
작년 신생아 수가 27만 명으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 숫자는 2017년에 36만, 18년에 33만, 19년 30만에 이어서 큰 폭으로 낮아진 수치입니다.신생아의 수치는 향후 5년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취원 할 원아 수와 관계가 있고, 6년 후부터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학생 수와 직결됩니다.2017년을 기준으로 2019년에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추계를 살펴보면 유치원과 어린이집 취원 대상 영유아 수는 2025년 즈음에 최저치를 기록하다가 다시 점차 늘어서 2033년에 작년 수준으로 늘어나고 약간의 고개를 넘어 그 이후부터 아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1년이 지났다. 작년 1월 20일의 일이었다. 불과 1년의 시간 동안 인류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과 힘겹게 마주하고 있다. 마스크 한 장이 무엇인지 그것을 안 쓰면 제재를 받는 상상도 못했던 세상 속에 우리가 있는 것이다. 초미세먼지가 심하니 가급적 집안에 머물러 달라는 경고를 들으면서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었던 시절이 역설적이게도 그립게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를 피하기 위해 모두가 마스크를 써야 하는 의무가 주어졌다.소방관들에
현대사회에 필수 재화로 자리매김한 핸드폰. 그러다 보니 취약계층이나 어르신들에게는 통신비가 상당한 부담이다.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통신비 감면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특히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통신비 감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혜택 대상자 3명 중 1명 꼴인 약 321만 명은 해당 제도를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사회가 발전할수록 다양한 복지 수요가 발생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시민들에게 필요한 여러 복지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 사각지대에
만약 이 세상이 천국과 지옥으로 나뉜다면 정인이에게 세상은 지옥이었을 것이다.고통과 두려움은 기억의 산물이라고 한다.태어나면서부터 16개월 동안 별다른 기억 없이 상처만 겪었을 정인이에게 이 세상은 고통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지옥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아이를 키운 부모라면, 아니 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구성원 누구라면 참담한 슬픔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슬픈 현실이지만 슬픔은 비극보다 늘 한걸음 늦게 찾아온다.안타깝게도 비극을 최소화하려는 우리의 노력 또한 그러하다.양부모 학대로 생후 16개
예전에 학교 급식이 없던 시절, 점심시간은 빈부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도시락에 달걀 프라이를 덮어갈 수 있었던 집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가정에서 아침마다 도시락 반찬은 고민거리였습니다.부모의 경제적 차이로 아이들이 먹는 것이 차이가 나고, 결국 발육과 건강의 차이로 나타납니다. 당연히 학력격차로 이어집니다. 가난의 대물림이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이것을 나라에서 책임지기 시작한 것이 학교급식입니다. 처음에는 급식비를 받았습니다. 급식비를 내지 못해서 밥을 먹지 못하는 학생이 나타났습니다. 무상급식이 도입되
지난 22일 길었던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연구용역이 끝나고, 연구용역 결과물이 세상에 공개됐다.대덕특구 리노베이션 사업은 2023년 대덕특구 출범 50주년을 맞아, 대덕의 혁신적 재도약을 위해 미래비전 및 실행 계획 등을 담은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사업이다.22일 발표된 연구용역 결과물은 △도전하는 R&D로 과학기술 혁신 △교류하며 생각을 나누는 열린 환경 조성 △상생·협력하며 동반 성장하는 사회 구축이라는 3개 원칙 아래 △연구개발·창의인력 역량 강화 △개방형 혁신 기술사업화 플랫폼 구축 △지속적으로 선순환하는
전 세계를 뒤흔든 바이러스 공포에 혹독한 경기불황이 1년 여 지속되고 있다.고용불안과 소득감소로 생계형 추가 일자리를 찾는 이들, 거리두기 단계 격상과 영업 제한 조치 등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자영업자들의 삶에서 고단함이 묻어난다.새해를 맞는 기대와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선다.올겨울이 코로나19 사태에 있어 최악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보건전문가들의 ‘3차 대유행’ 우려가 현실화됐다.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하루 100명 안팎에 머물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네 자리 수준까지 거침없
‘보충수업’ 또는 ‘특기적성 교육’이란 이름의 학교 방과후 활동은 2004년부터 ‘방과후 학교’란 이름으로 제도화되었다.당시 참여정부의 방과후 학교 시행의 주된 목적은 사교육비 절감과 교육격차 해소에 있었다. 방과후 학교가 도입되면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 돌봄’이 시작되었다. ‘학교 돌봄’이 처음 시행된 것이다. 학교 돌봄은 초등 저학년 대상 방과후 학교와 함께 도입된 것이다. 방과후 돌봄은 초기에 오후 돌봄 수준으로 시행되다가 2015년경부터 저녁 돌봄으로 확대되었으며 3~6학년 학생 대상 ‘방과후 학교 연계형
코로나 시대가 장기화 되면서 사람들의 신경이 많이 날카로워졌음을 느낀다.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고, 비대면 이다보니 정확한 의사전달이 되지 않을 경우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콜센타처럼 비대면으로 운영되는 업종의 근로자는 감정노동에 대한 수위가 높아졌다고 한다.대표적인 감정노동 직군인 콜센터 상담, 백화점 판매원, 호텔 종사원, 승무원 등 서비스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고객 심리에 맞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하다 보니 직무스트레스에 대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