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은 평야지대로 유명하지만 내가 태어난 잣티 마을은 첩첩산중 산골이다. 우리 조상들은 600여 년 전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대대로 살았으니 필자가 시골생활에 익숙한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1986년 공무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해 36년이 된 지금까지 텃밭과 자갈논 서마지기 농사를 계속했다. 동네 사람들은 "나오는 것도 없는데 그 힘든 농사를 왜 짓느냐?"고 묻는다.그도 그럴 것이 직장이 있는 나는 농업 경영체 등록이 안 되기 때문에 어떤 보조금도 받을 수 없어 더욱 그렇다. 그때마다 필자는 "땅을 묶일 수도 없고 남 주기도 아까워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폐업, 실업자 증가 등 경제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다. 지극히 평범했던 흔한 일상이 흔들리고 직장, 학교, 학원 등 많은 부문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어 왔다.다행스러운 건, 코로나19가 종식될 수 있다는 희망이 우리 주변에서 생겨나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 정부가 스웨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전염병의 종식을 공식 선언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5월 야외 마스크가 해제되고 조금씩 일상회복을 하면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코로나19에 의한 언
코로나19가 발생한지 어느덧 3년차가 되어가고 있다. 하늘길이 막히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여행은 커녕 다함께 모이기도 힘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 무기력함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고 있었다. 다행이도 코로나의 감소세와 증상 약화 등으로 지난 4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으며 하늘길이 열려 해외여행도 다시 가기 시작했고, 벌써부터 올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갈지 계획하는 등 그리웠던 일상을 점차 회복해 가고 있다.그동안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고 힐링을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
불효자는 아니올시다/설움에 북바처 원망한것 뿐이올시다/하늘과 땅이 모두 나를 버렸을까요?/남달리 어데가 못낫길래/이렇게 헐벗고 주려야 합니까?/죄라면 그저 살고픈 욕망뿐이올시다/(후략) 1950년 한국전쟁을 거치며 시설에서 보호 받으며 생활하던 한 고아의 자작시 일부분이다. 몇 구절만 읽어보더라도 전쟁의 참화 끝에 남겨진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고달프고 애처롭게 느껴진다.광복의 기쁨도 잠시 이념의 대립과 갈등 속에 남한에서 단독 정부가 수립되었지만 곧이어 터진 한국전쟁은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 참전 사상자는 물론이거니와 약 천만 명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및 관광산업은 고사 상태에 놓였고 지방의 업계는 더욱 참담하다. ‘포스트 코로나’라고 하지만 수요 회복이 생각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설상가상으로 며칠 전에는 인천공항에서 항공기 견인 장비(Towing tractor)정비 중에 안타까운 인명 사고까지 발생했다. 매우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안전한 여행과 조속한 수요 회복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첫째, 항공 수요는 지점 간 이동에 따른 상호성이 있어 특히 국제여객 수요는 단기적인 회복이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점진적인 수요 회복에 맞춰
선거가 끝났다. 당선되신 분들께 우선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면서 설렘으로 가득 차 있으리라 생각된다. 내가 한 공약이 달성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에 대한 장밋빛 상상으로 머리가 복잡할 수도 있겠다. 후보 시절에 많은 공약을 내걸었고, 당선만 된다면 열과 성을 다해 꼭 이루겠다고 다짐했을 것이다. 상대 후보와 경쟁하며 유세하면서 내가 당선만 된다면 공약을 꼭 이루겠다는 약속을 시민과 하였고, 그것이 시민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다.그러나 실제 공약을 실천하다 보면 여러 어려움이 생긴다. 예산 확보, 절차상의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 그리고 신념이 뛰어나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결과론적인 것으로, 스스로 참되다고 믿는 자기 확신이 아닌 오랜 세월 성찰과 배움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확신과 신념을 말한다.인류 역사에서 가장 철저하게 살다간 사람으로 소크라테스를 꼽기도 하는데, 그는 "내가 아는 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다"고 말하면서 스스로 참되다고 확신하는 믿음, 즉 ‘자기 확신’에 빠지는 것을 경계했다. 자기 확신에 빠지면 감각이나 감성을 믿고 과거 지향적이게 되며, 소유한 것을 지키려 하고 세상을
2007년, 그때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펀드 광풍이 불던 시절이었다. 신문 방송을 비롯한 모든 언론이 날마다 펀드 관련 뉴스를 다뤘고, 만나는 사람마다 펀드 얘기로 꽃을 피웠다. 펀드하는 사람들 대부분 돈을 벌었고 돈 벌기가 이렇게 쉬운지 몰랐다며 마치 신세계를 발견한 것처럼 열광했다.가산세까지 물어가며 은행이나 제2금융권에 들고 있던 예·적금을 깨고,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펀드에 넣던 시절이었으니, 매달 월급에서 떼어가는 국민연금이 얼마나 얄미웠을까. 언제 받을지도 모르는 국민연금에 넣느니 차라리 그 돈을 펀드에 넣는 게
1981년 12월 초 강원도 인제군 원통면의 겨울은 매서웠다. 신병교육을 마치고 전방 GOP로 투입되기 위해 37연대 어느 내무반에서 필자는 5명 동료들과 함께 대기하고 있었다.그런데 내무반 건너편 침상에는 개구리복을 입은 제대 병력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신참과 갈참이 복도를 두고 마주 보고 있는 것이다.한 사람이 우리를 보고 "너희 어디 병력이야"라고 묻는다. "충남입니다." "충남?, 그럼 A멍이네, 그럼 너부터 시작해서 차례로 멍을 복창한다. 시작! "멍·멍·멍·멍·멍", 그들은 재밌다는 듯이 낄낄거린다.어딜 가나 충청도 사람
디지털 세상이 커지면서 대중들의 정치참여 양상도 크게 변화되고 있다.인터넷 공간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끼리 소통하고 유대감을 느끼며 집단적 힘을 발휘하는 것도 용이하게 한다.이런 환경에서 ‘정치팬덤’은 우리 시대의 정치참여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가 됐다.원래 팬덤은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과 그들의 문화적 행태를 일컫는 말이었지만 이제 유명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팬덤도 많아졌다.사람들은 지지하는 정치인의 재미있는 사진과 짧은 영상들을 인터넷에 올리고 자신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든 다양한 콘텐츠들
아직도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이 많이 있나요? 아동복지현장에서 듣는 단골 질문이다. 안타깝게도 필자는 많다고 답변을 한다. 오랜 기간 사회적 약자로서 보호하며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자고 곳곳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왜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일까?근대 이전 아동은 가계를 계승시키는 수단에 불과했으며 자연재해로 인한 기아, 고아는 일반 가정의 양 자녀가 되거나 관에 수용되기도 하고 국가에서 양곡을 배급받았다. 특히, 고려시대에는 전쟁과 흉년으로 생긴 고아를 사찰에 맡기거나 승려로 양성하는 일이 성행하였다. 이후 근대로 넘어오며 조선말기 개항
주변에 전기차를 구매 했다거나 구매 의사를 가진 이를 흔히 본다. 그만큼 친환경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더욱이 자율 주행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결합하면서 친환경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스마트 디바이스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실제 올해 3월까지 국내에 등록된 친환경차는 125만대로 2019년 말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전체 등록 차량 100대 중 5대는 친환경차인 셈이다.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국의 탄소 중립 정책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각국은 차량의 이산화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지난 2020년 3월 22일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도 757일만에 지난 2022년 4월 18일 해제되었다. 지난 2020년, 2021년 어버이날 코로나 때문에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만은 가까이 하자’고 했지만 마음을 전하기도 쉽지만은 않았다.코로나로부터 벗어난 올해 5월은 부모가 자식을 그리워하고 자식들은 부모님을 뵙기를 기다려지는 5월이다
새 생명의 탄생은 기쁨이고 축복이지만, 임신과 출산을 앞둔 여성은 큰 두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 200여년 전 임신과 출산은 자신의 목숨을 건 위험한 여정이었다면, 현재는 자신의 인생을 담보로 하는 큰 도전이기 때문이다.의료환경이 낙후된 나라에서는 대략 37명의 산모 중 1명이 출산 도중 사망하는데, 이를 기반으로 중세 시대의 산모 사망률을 추정해 보면 최소 100명의 산모 중 1명은 사망했을 것이다.조선시대 왕비의 평균 수명은 50.8세로 일반 평민보다는 확실히 오래 살았지만, 최고의 의술을 누릴 수 있었던 왕비조차 사망의 첫
‘형수’는 형의 아내이다. 나이든 남성들에게 형수는 어머니 다음으로 기대고 정 붙였던 여성이었을 것이다. 적어도 결혼 전에는 반은 부모였다. 필자의 어머니는 삼남 사녀의 집안에 맏며느리로 시집와 시부모를 모시고 학교 다니는 시동생 2명을 거두셨다. 특히 어머니는 두 시동생을 친 동생처럼 아끼셨는데 식사와 빨래는 물론이고 학교 가기 싫어하면 책보(책을 보지기에 쌈)와 도시락을 싸서 주고 학교 보내셨다. 순성초교를 큰언니 자녀들과 같이 다녔기 때문에 공부는 잘하는지. 학교생활은 잘하는지 조카에게 묻곤 하셨다. 두 시동생은 장성하여 서울
9983이라는 숫자를 어렴풋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몇 년 전까지 9988로 알려졌던 이 숫자는 2019년 국제 기준에 맞춰 9983으로 변경됐는데, 우리 중소기업이 국내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하고 중소기업 종사자가 전체 기업 종사자의 83%에 이른다는 뜻이다. 이처럼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노동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 데다 청년층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견인할 석·박사급 인력들도 마찬가지이며 중소기업에 취업하더라도
아동복지현장에서 일하며 시간이 지나도 잊혀 지지 않는 후원자가 있다. 10년 전인가 여고생들이 불우한 아동을 돕고 싶다며 사무실을 찾아 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교내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아동권리 인식개선을 위한 팔찌를 제작하여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고 싶다는 것이다. 자세히 보니 팔찌 옆면에는 ‘With Tiny Caring Forward Precious Children (소중한 아이들을 향한 작은 보살핌)’이라는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당시만 해도 학생들이 이런 캠페인을 기획한다는 것은 드문 일이였고 취지가 너무 기특해서 사업에 대
2019년 5월 인천 적수사고 이후로 먹는 물의 수질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졌고, 이에 부응하기 위하여 2019년 11월부터 K-water에서는 수도분야 위기대응 및 기술지원 전문 지원 조직인 유역별 수도지원센터를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다.유역수도지원센터는 지방상수도 재난, 사고 등 식용수분야의 위기상황에 대한 예방 및 최소화, 복구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며, 유역 내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중·소규모 지방상수도 기술이전을 통해 국가 전반의 상수도 선진화를 달성하는 등 유역 기반의 통합 물관리체계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K-water
에어 택시, 하늘을 나는 택시, 플라잉 카 등으로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오고 있다.도심항공교통(UAM)은 대도시권 인구 집중과 지상 교통망 혼잡 등을 해결하기 위한 3차원 교통서비스를 말한다. 기존 도로가 아니라 하늘길을 이용하는 것이다.국토교통부도 2025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법·제도 정비, 시험 비행 및 실증 등으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블레이드 러너’(1982), ‘백투더퓨쳐’(1989) 그리고 ‘제5원소’(1997)와 같은 공상과
눈에 보이는 것, 경험한 것만을 토대로 판단하는 동물과 달리 인간은 보이지 않는 것도, 경험할 수 없는 것도 상상할 수 있다. 인간에게는 창의성, 그리고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이다.인간은 기계다(Man is machine). 20세기 신비 사상가의 중 한 사람인 그루지예프가 현대인에게 내린 정의다. 그는 현대인을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오직 환경으로부터 주어지는 자극에 반응하는 꼭두각시, 깊은 수면에 빠져 있는 기계와 같은 존재로 봤다. 객관 의식과 치열한 성찰로 기계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만 나 자신을 찾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