햅쌀 수확기가 다가오며 추수의 기쁨도 잠시, 쌀의 공급 과잉으로 올해도 쌀값 폭락의 우려가 커 농민들의 한숨은 날로 늘고 있다. 지역에서는 농민들이 출수기가 지나 수확기를 앞둔 논을 갈아엎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월 25일 쌀값 안정을 위해 초과 생산량 이상의 물량을 시장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쌀 45만 톤에 대한 시장격리 결정을 내렸다. 국회 또한 정부가 발표한 쌀값 안정화 대책을 검토하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올려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정부와 국회의 노력이 일시적인 정책과 논의로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속담에 ‘콩 한 쪽도 나눠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나눌 수 없어 보이는 작은 것도 이웃과 함께 나눌 것을 권장하는 속담이다.나눔의 양과 크기보다는 나누고자 하는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그러기에 우리는 어느 대기업이 몇억을 기부했다는 뉴스보다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 아껴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한 할머니의 선행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일 것이다.우리 조상들은 사회복지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삼국시대에도 빈곤한 백성에게 국가가 비축하고 있는 곡식을 배급하여 구제하는 사업이 있었으며, 의창, 상평창, 동서대비원 등의 구빈제
진료실에 들어와 다리 꼬고 팔짱을 낀 채로 있거나 엄마와 함께 들어와 모녀 사이에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면 십중팔구 생리 불순 환자다. 생리가 2~3년 동안 불규칙해지면서 예민해졌기에 나타나는 자기방어적인 태도다. 이것을 풀어주고 질병을 이해시키는 것이 치료의 시작인데, 상담하는 의사는 큰 부담을 느낀다. 진료가 지체되면서 대기 환자들의 원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진료 진행 간호사는 발을 동동 구른다.초경이 시작됐다고 모두가 배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뇌의 시상하부가 성숙돼 성호르몬 분비체계가 갖춰져야 하는데, 이것이 불충분하면 결국
지난달 초, 뒤늦은 코로나 감염으로 자가격리 후 건강관리에 매진했다. 다행히 큰 통증은 없었으나, 한동안 머리가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 증상이 가시질 않았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어쩌면 영구히 회복되지 않는 ‘비가역적 손상’이 되진 않을까 우려가 깊었다.영구적 손상을 피하는 가장 근본적이고도 단순한 방법은‘아프지 않기’이다. 이는 비단 코로나와 같은 질병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 사회는 참말로 ‘아픔 참기’를 조장하는 사회이다. 청춘은 아파야 한다는 말이 유행어처럼 맴돌았고, 근래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어느덧 3년째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감기라는 영화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인류가 멸망을 한다면 바이러스에 의해서 일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몰려드는 시기였다. 남녀노소 모두가 위험에 직면해 있지만, 특히 신체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의 치사율이 높아 시니어세대의 두려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이처럼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디지털기술을 더욱 폭넓게 활용하고 비대면사업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즉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활하기 위해 디지털 기기와 기술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1년이 지났다. 주민중심 자치분권 2.0 시대가 출범했으나 행정은 아직도 주민들과 거리가 멀다. 작금의 상황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정치·경제·문화적 격차가 매우 심각하다. 불균형은 지역단위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충남 북부와 남부의 경제적 격차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돼왔지만 새로 들어선 집행부의 도정운영 방향에서도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새로 들어선 민선 8기 충남도는 ‘힘차게 성장하는 경제’와 ‘지역이 주도하는 발전’을 5대 목표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경제성장 분야 중 ‘미래 전략사업 육성’
뜨거운 여름철, 아이스커피를 장시간 차갑게 먹을 수 있는 것, 그리고 뜨거운 바닥에 물을 뿌리면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은 물이 주변에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빼앗아 오기 때문이다. 물은 공기보다 약 4배나 큰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여름철에는 수온이 대기보다 낮고, 겨울철에는 대기보다 높게 되는데, 이러한 특성을 냉·난방에 활용한 것이 수열에너지이다.수열에너지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탄소배출이 없다. 건물 옥상의 냉각탑이나 실외기도 없다. 인근에 바다, 하천, 또는 대형 원수관로 등 냉·난방 열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벌써 새로운 민선자치단체가 출범한 지 한달 반 정도가 지났다. 자치단체마다 새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며 행정추진체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지역 주민과의 접촉 늘리기 등 분주한 움직임들이 눈에 띈다.그 중에 아쉬운 부분 한 가지가 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기능 수행의 미흡이다.얼마 전 몇몇 청년들을 직접 만나 봤다. 청년들의 한숨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한마디로 별 희망이 없다는 탄식이다. 그 나라의 미래를 보려면 청년을 보라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씀을 새삼 인용할 필요성도 적다. 청년들이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풀이 죽어있을 때 가정과 지
‘역사를 통해 미래를 배운다’는 말이 있다. 학창시절 역사 시간은 재미없고 지루했지만 우리가 배웠던 역사 속의 반목과 갈등, 사건·사고들은 언제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의 경험상 모두 알고 있다. 대전지역에는 3·8민주의거의 역사가 있다. 1960년 3월 대전고등학교를 중심으로 고등학생 1600여명이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부정부패에 항거해 거리로 나섰던 지역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다.대구 2·28 민주운동, 마산 3·15의거와 함께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아 지난 2018년 충청권 최초로 국가기념일로 지
미래라는 말이 우리 교육의 화두가 된지 오래되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교육은 우리 교육이 나아갈 비전이 되었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이 앞다투어 ‘미래’를 정책과 사업의 수사(修辭)로 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래교육의 실체는 포괄적이고 모호하다. 미래교육을 하겠다고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되물어 보는 일이 반복된다.세계의 다른 교육선진국들을 바라봐도 딱히 미래교육의 모습이 무엇인지 알기 쉽지 않다. 아마 그들도 우리처럼 미래교육의 정확한 교육적 의미가 무엇인지 탐구하고 숙의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리라.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회로 전환됐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임명직이라면 주민자치회는 지역주민이 지원하고 선출하는 지역공동체다. 1단계 시범지역인 대전은 2013년 동구 가양2동을 시작으로 지난해 기준 48개 동에서 주민자치회가 실시되고 있다. 주민자치회는 주민자치활동평가, 행정사무 의견제시, 마을계획안, 주민참여예산 편성안, 주민자치, 민관협력 등에 관한 사항 보고와 결정을 논의하는 기구다. 그러나 대전시는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주민자치회 사업 중 주민참여예산제의 예고된 예산 200억원 중 절반을 삭감한다고 한다.필자가 주민참여예산의 삭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작고 미미해 보여도 모이고 쌓이면 언젠가 크게 된다는 의미이다. 과거 형편이 넉넉하지 않던 시절, 이 속담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용돈이나 물건을 아껴 쓰라고 강조할 때 주로 인용했다. 솔직히 그때는 의미를 잘 몰랐고 피부에 와 닿지도 않았다. 그런 실제 사례를 주변에서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요즘 들어 이 속담의 의미를 새삼 절감하고 있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거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셔도 포인트가 쌓인다.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 대신 필요할 때 쓰라고 주는 이른바 ‘엄카(엄마 카드)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며 한때 유명세를 떨쳤던 핀란드 노키아의 부회장이 오토바이를 과속으로 운전하다 적발돼 11만 6000유로(1억 3000만원)의 범칙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대기업 회장이나 장관이나 노점상이나 알바생 등 누구나 도로에서 20km 이상 과속을 하면 약 6만원 정도의 획일적인 금액으로 범칙금을 부과한다. 그러나 핀란드 등 북유럽국가에서는 소득 수준에 따라 범칙금을 차등 부과한다. 즉 교통단속에 적발되면 경찰은 먼저 국세청에 운전자의 소득을 조회해 과태료를 부과한다. 소득이 높을수록 높은
‘저혈압인데 사춘기 아들 덕에 고혈압 됐어요/하필 내 아이가 그래서 너무 속상해요/다시 태어나면 결혼도 출산도 안합니다/아이 갖지 않고 신혼처럼 지내는 분들이 부러워요’온라인 커뮤니티에 ‘무자식 상팔자’를 주제로 속끓는 사연이 올라오면 내 일인 양 공감 댓글이 폭풍처럼 달린다. 지난 7월초 민선 8기 유성구청장 취임식에서 어느 40대 워킹맘이 "유성구에서 다함께 돌봄센터를 만든다고 하는데 우리 동네에도 아이들을 돌봐줄 돌봄센터가 필요하다"는 영상메시지를 보내왔다. 다자녀의 아버지이자 구청장으로서 아이돌봄센터의 필요성을 여느 부모보다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의 K-팝,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한국이 만들고 전 세계가 즐기는 K-콘텐츠가 세계적 주류로 편입되고 있다. 이쯤 되면 ‘황금의 K-세대’라고 할 만 하다. 10년 전만 해도 일본 문화가 압도적이었는데, 이제 일본은 한국이 무섭다며 부러움과 질투의 속내를 내비친다. 한한령과 문화 통제로 수년 째 한국 콘텐츠를 접하기 어려운 중국조차 한류와 같은 작품을 왜 중국인들은 만들지 못하는지 한탄한다. 동아시아 삼국은 배움에 대한 각기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다. 영어로 St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 그렇다고 신의 존재에 대해 크게 부정하지도 않는다.지구상에서 일어나는 계절의 변화, 날씨, 조수 간만의 차 등 누군가 의도적으로 만들지 않고서는 이처럼 완벽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생태계 먹이사슬이나 암수 성비, 생로병사 또한 ‘신이 존재할까’라는 의문이 들게 하는 신기한 현상들이다.선사시대 이전부터 여러 민족들이 각자의 세계를 창조한 신화를 가지고 있지만, 특히나 유명한 성경 창세기는 우주 만물의 시작과 기원을 설명하며 시작된다. 하늘의 신 제우스를 비롯한 그리스의 신들, 파괴의 신 시바와 힌두교 신들
소나기와 불볕더위가 양보 없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요즈음 날씨가 참 변덕스럽다. 불쾌 지수가 높아서일까 아무렇지도 않은 일에 괜한 짜증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날씨와 관련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산이나 바다를 찾는 방법도 있겠지만 휴가 계획은 요원하다. 차선책으로 가까운 축구장이나 야구장도 좋을 듯한데, 직접 경기장을 찾기에도 날씨가 해괴하니 마땅한 대안도 아니다. 마지막 남은 방법은 선풍기 바람 아래 널브러져 시원한 음료 한 잔과 함께 TV로 스포츠 중계를 보는 것, 이런 방법이라도 있으니 그 자체로 의미
사회적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양극화에 의한 빈부갈등이 지속되고, 고령화와 핵가족화로 인한 세대갈등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또한 노사갈등, 이념갈등에 이어 선거 때만 되면 해묵은 지역감정에 의한 지역갈등도 나타난다. 한편으로 여기에 더하여 이번에는 젠더갈등까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민주주의에서 때로는 적절한 사회갈등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갈등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사회분열을 심화시키며 사회적 갈등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한국은 OEC
요즈음 세태를 비유하면서 분노하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몇 년 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운동선수가 후배 선수를 폭행하고, 경기 중 심판을 밀치고 코칭스태프를 폭행했으며 관중에게도 욕을 하면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이러한 분노의 감정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생각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분노를 내가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꼈을 때 내 속에서 일어나는 정서적인 반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사람들이 분노를 일으키는 제일 큰 감정 중의 하나가 불공정하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 비해 나는 손해 보고
국민연금 제도는 1988년 사업장가입자를 시작으로 이후 1995년 농어촌, 1999년 도시지역으로 대상자를 확대했다. 그 과정에서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왜 강제로 가입하고 돈은 내라고 하느냐’ 며 볼멘소리를 했던 분들이 어느덧 연금수급을 받게 되면서, 제도 시행 34년 만에 매월 국민연금을 받는 수급자가 지난달 기준으로 600만명을 돌파했다. 1988년 최초 제도 시행 이후, 1989년도 장애 및 유족연금 수급자가 생겨났고, 1993년도에는 최초 노령연금을 지급했다. 제도가 늦게 도입된 탓에 당시 나이가 많아 최소 가입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