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다고 느껴질 때, 순간을 함께 하는 아이들이 있기에 그들은 웃음 짓는다. 대전의 끝자락, 동구 세천동에는 다섯 남매가 자라고 있다. 첫째 12살 승준이(가명)부터 8살 셋째 승진이까지 세 아이는 줄지어 장애를 가졌다. 말이 어눌하고 학습이 느린 지적장애 3급이다. 이 가정은 기초생활수급자다. 부모는 다섯 아이를 키우느라 삶을 잃어버렸다. 아버지 선종 씨의 삶은 불규칙하다. 그는 하루 단위로 임금을 받는 일용직이다. 10남매 중 여덟째로 출생한 선종 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렸을 때부터 중국집에서 일해왔다. 지금은 중국집에... [홍서윤 기자]
키워야 할 아이는 많았고 부모는 어리고 서툴렀다. 대전 동구 세천동에 사는 김미숙(34·여) 씨 부부는 5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의 나이 22살에 남편을 만나 2년 터울로 자녀 5명을 연이어 출산했다. 반복된 임신과 출산 속에 제대로된 산후조리는 생각지도 못했다. 남편을 따라 고향 창원에서 대전으로 이사까지 온 터라 주위에 의지할 사람도 여의치 않았다. 온전한 내 편이 돼 줄거라 믿었던 남편도, 또한 그의 시댁도 한때 미숙 씨에게는 어쩌면 남보다 못한 사이었다. 산후우울증과 양육 스트레스에 시댁과의 갈등도 겹치면서 그는 ... [홍서윤 기자]
더 이상만 나빠지지 않기를, 그게 부모의 바람이자 소원이었다. 여느 아이들처럼 책가방 매고 시간 맞춰 학교 가고 또 때 되면 집으로 돌아오고. 어떠한 불안이나 두려움 없이 하루를 온전히 보낼 수 있기를 부모는 늘 꿈꾸고 있다. 대전에 사는 9살 동환이는 두 번째 암투병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 몸속에 종양이 다시 자라나면서 학교에 들어가는 것은 생각지 못했다. 부모는 두 번째 암투병이 무색할 정... [홍서윤 기자]
병원에 다시 돌아온 것은 동환이뿐이었다. 대전에 살고 있는 9살 동환이는 암투병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는 나이 5살때 신경모세포종이란 것이 첫 발병했고 수차례의 항암치료와 이식술을 거쳐 완치판정을 받아냈었다. 건강을 찾았다는 기쁨에 처음으로 가족여행도 떠났건만 돌아온 가족을 맞은 것은 아이의 병이 재발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때가 지금으로부터 2년 전, 동환이의 나이는 7살이었다. 동환이의 나이를 세는데는 지금도 열 손가락이 채 필요하지 않다. 그런 아이는 학교보다 병원이 익숙한 삶을 살았다. 동환이는 주위에 친구가 없다. 병을 ... [홍서윤 기자]
터널은 멀고도 길다. 끝이 어디일지도 쉽사리 가늠되지 않는다. 두 번째 암투병을 이어가고 있는 9살 동환이(가명)네 가족은 하루 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동환이는 5살 때 신경모세포종 진단을 받은 후 수십차례의 항암, 방사선치료, 두차례의 자기이식술을 거쳐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2년 후. 종양은 되살아나 행복을 꿈꾸던 가족을 덮쳤다. 아이는 모든 것을 조심해야 한다. 몸에서 지혈 작용을 하는 혈소판이 계속해서 줄어들어 가벼운 접촉이나 충격에도 쉽게 피가 나고 멍이 든다. 지난주에는 아이가 가렵다고해 면봉으로 살짝 피부를... [홍서윤 기자]
‘돌아왔다’는 말이 이처럼 원망스러울 수 있을까. 대전에 사는 동환이(가명·9살)는 4년 전 고열이 안떨어져 병원에 갔다가 신경모세포종 진단을 받았다. 발병 당시 뼈마디와 어깨, 옆구리, 골수쪽으로 암세포가 퍼져있었다. 아이는 그때부터 지치고도 힘든 싸움을 시작해갔다. 9차례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자기 이식술 2번, 부분방사선 치료 17회. 동환이는 2년여간 치료에 매진한 끝에 2015년초 완치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 경순(41) 씨는 “자존심이 센 아이라 독한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아프다는 얘기를 단 한 번도 안 했었다”... [홍서윤 기자]
두 동생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오빠가 말하는 것도, 스스로 움직이는 것도 보지 못했다. 올해 15살이 된 오빠 승준이는 생후 7개월이 되자마자 폼페병이라는 희귀질환에 걸렸다. 폼페병은 대개 근육이 약해지고 모든 장기가 굳어가는 증상을 보인다. 승준이는 병이 악화되면서 수년전부터 침대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했다. 이 병은 보통 영아에 발생하면 증상이 급격히 진행돼 심폐부전 또는 폐렴으로 1년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은 치료법도 매우 적고 완치라는 게 어렵지만 승준이는 병세가 호전되고 있다고 한다. 승준이를 지켜주... [홍서윤 기자]
아이의 재능은 가족에 축복이 되지 못했다. 승희(12·여)는 또래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어른이 돼야 했다. 아이에게 어리광을 피울 여유는 없었다. 희귀병인 폼페병을 앓는 오빠 승준이(15)로 인해 어머니의 손길은 승희에게까지 닿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일분 일초는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생활 중인 승준이에게 쏠렸고 승희는 그 속에서 웃음을 잃어갔다. 오빠 승준이가 모든 것을 기계에 의존해야되면서 가족은 경제적인 문제를 둘러싼 지루한 싸움에 서서히 지쳐갔다. 그리고 단지 돈이 없다는 건 아직 어린 승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홍서윤 기자]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일지라도 때로는 모르는 게 나을 때가 있다. 국내 첫 번째 아동 폼페병 환자인 승준이(15)는 태어난 지 7개월이 되던 때부터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생활 중이다. 아직까지는 증상을 확연히 호전시킬 수 있는 치료법은 없고 2주에 한 번씩 3박4일간의 효소치료로 현상을 유지하는 정도다. 승준이의 곁을 지키는 사람은 할아버지, 어머니, 두 명의 여동생뿐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승준이 곁에는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는 아이의 의료비를 감당하려 치킨가게를 운영했었으나 부도처리됐고 한때 친구 가게에서 주방 보조를 ... [홍서윤 기자]
언제쯤이면 내 아이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을까. 대전에 살고 있는 황선희(가명·46) 씨는 지금껏 아들 승준(가명·15)이의 목소리를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승준이는 위에 관을 삽입하고 인공호흡기를 몸에서 한 시도 뗄 수 없기 때문이다. 생후 백일이 지나서도 목을 가누지 못했던 승준이는 7개월이 되던 날 호흡이 가빠지는 응급상황이 발생해 대학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떼어낸 조직을 미국으로 보내 정밀 진단한 결과 승준이는 폼페병을 앓고 있었다. 폼페병은 염색체 이상에 따른 대사증후군이다. 근육에 글리코겐이 축적돼 근력이 감소하... [홍서윤 기자]
동원이는 언제쯤 행운의 네잎클로버를 찾을 수 있을까. 동원이는 지난해 2월 골육종이라는 급성 소아암이 발병돼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다. 아이의 나이는 이제 겨우 9살이다. 뼈에 발생하는 원발성 악성 종양인 골육종은 암이 있는 부위가 아프거나 붓는 증상을 동반한다. 동원이는 어느새 암이 어깨와 다리를 넘어 골반까지 전이된 상태다. 한 발자국도 스스로 걸을 수 없는 동원이지만 어머니는 그래도 아이가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암이 발병했을 때 병원에서는 동원이가 5~6개월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골육종은 전이가 있는 경우 5년 ... [홍서윤 기자]
암과 싸우는 아이를 바라보며 부모의 삶에도 짙은 그늘이 졌다. 9살 동원이는 골육종 암에 걸려 현재 항암 2차 치료 중이다. 아이가 빌름스종양을 이겨낸 지 불과 몇해 만에 또 찾아온 암이다. 동원이의 긴 투병으로 부모의 일상도 깨졌다. 아이가 입원한 7월부터 부모는 병간호를 하느라 모든 일을 그만두고 병원에 산다. 암이 순식간에 골반까지 전이된 터라 아이 혼자서는 한 발자국도 제대로 걷기 어렵다. 부모는 교대로 쪽잠을 자며 아이를 돌본다. 막대한 치료비와 생계 문제에 부모는 한숨이 깊어져만 간다. 아버지는 다만 얼마라도 벌어보... [홍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