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1월 1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것은 그 끔찍한 박종철군의 물고문 치사 사건이다. 서울 용산구 갈월동 치안본부 대공분실 건물에서 숨진 서울대생 박종철군은 당시 21세의 꽃다운 나이였다. 기억하기조차 끔찍한 그때 그 사건 발생 직후 신문 보도에 의하면 조사 경찰관이 '탁'하고 책상을 치니 '억'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차 안에서 숨졌다는 것
대전에 오래 살았던 사람들 중에는 연극전용 소극장 떼아뜨르, 앙상블, 까치골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것이 지금도 잘 있는지 또는 없어졌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연극을 한다고 말하면 우선 '참 행복한 일을 하시네요' 한다. 그러나 이내 '그런데 어떻게 먹고삽니까?'라는 말이 이어진다.또 '대전에서 하는 연극은 왜 그렇게 신통치 않죠?
해마다 되풀이되는 수학능력시험이지만 일단 시험이 끝나고 나면 항상 뒷말이 무성하다. 난이도를 놓고 옥신각신하기도 하고 전반적인 학력 수준을 놓고 왈가왈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험은 평가자료를 얻기 위함이기 때문에 난이도에 대해 그다지 민감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 정도가 수시로 변화돼서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기준이 일
수능이 끝남에 따라 수험생들은 본인에게 맞는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 큰 숙제를 남겨 두게 됐다. 이 선택은 수험생이 평생을 살아가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의 어려움은 지금으로부터 4년 후, 보통 남학생들의 경우에는 7∼8년 후 사회의 변화를 읽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선택의 어려움이
사람은 매일의 삶 속에서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살아간다. 문화와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이 살고 간 자리에는 많은 거울들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 거울에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과 횟수가 더 많아진다. 그것은 자신의 겉모습을 단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거울은 우리의 겉모습만을 보여 준다. 그러면 우리의 속모습은 무엇을 통해 보여지는 것일까? 그것은
수천만원대의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천안시 교통과장 정종대씨가 검찰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피한 지 한달을 넘어서고 있다. 검찰은 정씨의 도피로 수사가 장기화되자 지난달 28일 정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납품업자 한모씨를 구속하는 선에서 정씨와 관련한 수사는 일단 중단하고 인터폴을 통해 정씨의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이처럼 정씨의 잠적이 장기화되면서
IMF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소위 '철밥통'이라고 해서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평생직장이 보장된 직업이었다.그러던 것이 국가경제의 위기가 닥치고 사기업들이 도산과 퇴출 등을 거치면서 실업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국민감정이 공무원들도 고통을 분담하자는 쪽으로 흘렀고 이에 정부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카르타고의 명장(名將) 한니발은 자신의 초상화를 언제나 옆모습으로만 그리게 했다고 한다. 눈이 성한 한쪽만 그려 자신의 애꾸를 감추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만약 화가가 그 반대쪽에 서게 되면 그는 장님으로만 그려지고 말 것이다.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세태를 보면 온통 대선 정국에다 후보자들의 지지여론 향방에 많은 관심들이 쏠려 있다.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고
불법 퇴폐영업행위 근절을 기치로 탄생한 불법영업추방범 국민운동본부(불추본)가 룸싸롱 업주의 업권보호를 위해 탄생된 위장 시민단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불추본의 순수성이 의심받고 있는 대목은 비단 이 단체가 노래방 업주들의 불법을 유도해 함정단속을 통한 처벌을 꾀하고 있다는 것뿐 만이 아니다. 노래방에서 만연되고 있는 여성 접대부 알선과 주류판매 등 불법행
요즈음 어머니들은 아기를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소유물로 여기려 한다.아이가 유소년에 이르면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꽉 찬 일정으로 학원 과외를 시킨다. 아이들은 자신의 소질이나 적성에 상관없이 무작정 부모 마음 내키는 대로 이리저리 끌려 다닌다.결과야 어떻든 다른 아이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식의 맹목적인 부모의 사고 방식이 아이들을 그르치게 만들고
몇 잎 남지않은 나뭇잎이 세상과 세월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사색의 계절을 맞아 개인적으로 위대한 발견(?)이 하나 떠올랐다.사춘기 시절, 왜 나는 좋은 집안, 좋은 얼굴, 좋은 머리로 태어나지 못했을까 하고 원망스러운 때가 많았다. 인간이 법 앞에는 평등할지 모르지만 실제 삶의 조건은 전혀 불평등하다고 여겨졌다. 무슨 철학을 공부하거나 별도의 정신수행을
연말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벌써부터 차기 정권의 공약사항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그 단골 메뉴 중 하나가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물론 해당지역의 표심을 잡으려는 선심성 공약도 있겠지만 이번 대선 후보들이 충청권에 대한 애정은 예전과 사뭇 다르게 보여진다. 청와대를 충청권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비롯해 정보
인간을 교육하는 일은 반드시 학교라는 교육기관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생물적, 심리적,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가정, 학교, 사회를 거치는 성장과정에서 겪는 일상생활과 각종 문화 속에서 인간답게 교육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우리 나라 전체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는 교육기관에 소속
당진군민과 충청도민이 '당진항'의 이름을 되찾고자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빼 놓고는 얘기가 안 될 것이다.독자적인 항만을 운용해 내실을 기하고 규모를 늘린다면 드넓은 공단을 드나드는 수많은 배들이 우리 지역에 엄청난 재화를 실어다 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큰 배가 자주 드나들면 경제 규모도 커지고, 이에 따른 사회, 문화,
인터넷 채팅의 부작용이 도를 넘었다.채팅을 이용한 사기행각과 매매춘은 네티즌 사이에서 이미 공공연한 일이 됐고 이제는 채팅을 통해 만나 범죄를 공모하는 등 채팅 확산에 따른 폐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5일 오전 둔산경찰서 형사계 사무실에서는 채팅을 통해 만나 부녀자들을 상대로 20여차례에 걸쳐 날치기 행각을 벌인 10대 중학생 5명이 강도상해혐의로 입건
지난 10월 19일,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의 교직원과 학생, 옛 제자들은 저와 제 아내를 위해 회갑잔치를 열어 줬다. 서른한 살의 젊은 나이로 한국에 온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회갑이라니 세월의 무상함이 새삼 느껴진다. 정신적으로는 아무리 왕성한 활동과 의욕이 넘쳐도 생물학적으로는 늙었다고 주위 사람들은 인식하고 있다. 아마 회갑을 맞은 모든 사람들
11월 4일 프랑스 각급 학교는 방학을 끝내고 개학했다. 9월 초∼10월 초에 이어 두번째 개학을 맞은 것이다. 이번 방학은 10월 24일부터 시작된 투생(萬聖節)바캉스였는데 가톨릭 전통이 굳건한 프랑스로서는 빼놓을 수 없는 여가의 한 부분을 이룬다.'그랑드 바캉스'라고 부르는 2∼3개월의 기나긴 방학이 끝나고 새 학년·새 학기가 시작된 것이 얼마 전인데
공직자들의 청렴은 동서고금을 떠나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이다. 공무원 사회에서 윤리성을 측정하는 잣대가 되고 있는 청렴성은 사회 전반적인 국민들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공직자는 국민의 공복이므로 국민을 위해 봉사는 물론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하며 청렴한 자세를 갖추지 않으면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없다. 공무원이란 신분을 가진 자는
찬바람이 매섭게 불고 거리에 낙엽이 수없이 떨어지는 것을 보니 이젠 겨울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매년 이맘때면 북녘의 철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남쪽으로 날아온다.우리 고장 서산 AB지구나 금강하구에는 세계적인 희귀조 가창오리를 비롯해서 많은 기러기와 오리가 날아와 겨울을 날 채비가 한창이다. 인간이 야생생물을 보호하는 것은 생물종 다양성을 보존, 균형
바다오리는 자신의 부리로 동료의 깃털을 다듬어 주는 우호적인 행태를 보인다. 원숭이도 상대의 몸에서 해충을 잡아주는 이타심(利他心)을 발휘한다. 이런 행태는 이른바 이기심과 경쟁의 결과 승리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다윈의 '적자생존 이론'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자신이 먼저 단숨에 배신하기보다는 상대와의 협력과 신뢰를 구축한 후 상대의 변절 가능성을 차단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