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들어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매주 '영화 순례'를 다녔다. '리얼', '군함도', '덩케르크', '택시운전사' 등등. 매주 영화 한편 씩을 소화했다. 영화관을 자주 찾은 건 무더위 탓이 크지만 영화가 복잡한 일상을 잠시 잊게하는 일종의 훌륭한 도피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직업이 기자다보니 이슈가 되는 영화를 보지 않으면 트렌드에서 뒤쳐진다는 우려가 큰 데다 어디가서 '말 참견'이라도 할라치면 영화보기는 필수인 탓이다. 우리가 이렇게 영화관을 쉽게 찾는 것은 문화적인 욕구에다 책,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과 비교해 지불하... [충청투데이]
지난 달 16일 기록적인 폭우로 발생한 수해의 응급복구가 마무리 돼 가고 있다. 항구적인 복구까지는 앞으로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복구 과정에서 휴가를 포기한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은 수해민들에게 큰 힘이 됐다. 그럼에도 이번 수해에 대한 대처는 다시 한 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초동대응 문제다. 지난 달 16일 오전 불가항력적인 폭우가 쏟아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청주시의 대응은 때를 놓쳤고 직원들은 우왕좌왕했다. 공교롭게도 재해업무를 담당하는 국장, 과장, 팀장, 실무자가 모두 교체된지 2주가 ... [충청투데이]
그 때는 물이 불어난 무심천을 그냥 건너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 일이지만 80년대에는 당연한 일이었다. 당시 청주 사직동에 살던 본 기자는 무심천을 건너 청주중을 다녔다. 비가 와서 물이 불어도 책가방을 머리에 인 채 가슴까지 오는 무심천을 무서운 지도 모르고 횡단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요즘들어 무심천에서 물에 휩쓸린 사고를 접할때면 늘 예전의 일이 생각나 가슴이 서늘해진다. 청주가 큰 물난리를 겪었다. 지난 16일 청주에는 302.2㎜의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1966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1995년 8월 25일(2... [충청투데이]
역대로 청주시는 ‘참모 부재론’에 시달렸다. 개성 강한 시장들이 연이어 취임해서 그럴 수 있다. 또 경쟁과 갈등이 점철된 청주시 특유의 조직문화가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심각한 인사적체로 인해 조직 내 갈등이 불거지면서 실·국장들이 시정 전체를 살피는 참모의 역할보다 실·국, 직렬별 이익을 대변하는데 몰두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름 대응 능력이 강하다는 평을 받던 옛 청원군의 조직문화도 통합 청주시 출범 후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청주제2쓰레기매립장에 대한 청주시의 대응은 가관이 따로 없다. 지난해 11월부터 꼬이기 시작한... [충청투데이]
지방선거 1년 여를 앞두고 벌써부터 각종 ‘예측’들이 쏟아진다. 정치 판도, 정치 셈법, 여론조사 등 가히 홍수사태다. 이미 선거는 시작됐고 후보들도 출발선에서 저 멀리 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잘하고 있다'는 여론은 무려 80%에 달한다. 지금으로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강력히 반대해도 장관 임명을 강행한다. 바로 여론의 힘이다. 그러나 정치상황은 내일 일을 모르는 법. 선거가 1년이나 남았고 그간에 몇 번의 정치적 부침(浮沈)이 있을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그... [충청투데이]
순우리말 얌체의 어원이기도 한 염치(廉恥)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얼마 전 ‘염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 청주시 의원이 필리핀으로 골프 여행을 다녀왔다. 그가 청주시로부터 특혜를 받았다고 의회에서 맹렬히 비난했던 업체 관계자와 함께였다. 자신이 여행경비를 냈고 업체의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는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누가 봐도 부적절한 행동이었다. 비상식적인 행동은 이어졌다.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해 음모론을... [충청투데이]
대통령의 '인사(人事)'가 연일 화제다. 집권과 동시에 ‘편가르기’에 나섰던 과거 사례를 보면 지금의 인사는 ‘탕평’을 넘어 '감동' 수준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과거에는 볼 수 없던 대통령이 직접 인사(안)을 발표하고 인사배경도 설명한다. 이쯤 되면 단순한 인사 발표가 아니라 ‘파격’이다. 문재인정부와 함께 할 ‘인사(人士)’의 면면을 보자. 이들 인사들을 살펴보면 향후 집권 5년간의 ‘큰 그림’이 그려진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가 된 김동연 아주대총장. 그는 청계천 판자집 소년가장을 거쳐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충청투데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학생이었다.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에 흥분하고 응원을 보냈다. 거리에는 응원을 나온 시민들로 넘쳐났다. 시험기간이었지만 거리응원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생애를 통틀어 그렇게 열정과 마음을 다해 응원하고 소리칠 기회가 다시 올 수 있을까 싶다. 월드컵 기간 태극기는 정말 자랑스러웠다. 붉은티셔츠와 함께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응원을 나온 시민들은 태극기 하나 쯤은 들고 있었다. 태극기를 변형해 옷처럼 입고 다니던 태극기 패션도 크게 유행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는... [충청투데이]
제19대 대통령선거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판세는 정리되어가는 분위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는 10%대의 격차로 2위인 안철수 후보를 따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있다지만 현 구도대로라면 문재인 후보의 우세가 점쳐진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등 보수진영의 단일화다. 단일화가 실현될 지는 미지수지만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안 된다’고 치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여하튼 이제 대선의 마지막 변수는 후보... [홍순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무책임한 대선공약화 공언이 논란이다. 문 후보는 불과 한달 보름전인 지난달 6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건설사업 국회포럼’에 대선주자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천안 서산 청주 아산 괴산 영주 예산 문경 예천 봉화 울진 등 철도노선 통과 예정지 12개 지자체의 숙원사업인 만큼 이날 포럼에는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전문가, 주민 등이 다수 참석해 사업에 대한 유력 대선주자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었다. 이자리에서 문 후보는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만큼 중부권 동서... [충청투데이]
얼마 전 한 지역건설업체 관계자와 자리를 함께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사업으로 흘렀다. 청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큰 공사에 참여하려 했는데 입찰조차 들어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업체는 지역업체지만 실력도 인정받고 있고, 대기업과의 거래 실적도 있는 업체다. 이 정도 수준의 업체가 지역에서 벌어진 공사에서 입찰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기자에게도 충격이었다. 토로는 이어졌다. 타 지역에서 사업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점을 호소했다. 지역색이 강한 경상도·전라도 등에서는 정말 ‘하늘의 별 따기’라고 했다. 지자체 공무원과 업체,... [충청투데이]
최근 한 대학 특별강연에서 ‘나태주 시인’을 만났다. 대학이 마련한 강연에 ‘풀꽃’이라는 시로 큰 주목을 받고있는 나 시인이 초청된 것이다. 시 소개와 함께 나 시인의 화두는 역시 ‘인문학’이었다. 인문학 ‘전성시대’다. 최근 트렌드가 된 ‘4차산업혁명’도 인문학이 빠지면 불완전한 개념이다. 인문학(人文學)은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경험적인 접근을 주로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며 사변적(思辨的)인 방법을 폭넓게 사용한다. 과거가 공학이 지배... [충청투데이]
우리나라에 최초로 철도가 놓인 해는 1899년이다. 인천과 서울을 연결하는 경인선 철도다. 이후 일본은 일본과 가장 가까운 항구도시인 부산과 서울을 잇는 경부선 철도를 개설했다. 애초 경부선 철도 노선은 서울과 부산의 최단거리인 서울~이천~충주~상주~대구~부산으로 검토됐다. 하지만 험준한 조령을 피해 노선이 변경됐다. 변경 과정에서 청주나 공주, 성주 등 당시 지역 중심지가 모두 검토 대상이었다. 그러나 새 노선안도 난항을 겪었다. 선왕들의 무덤의 경계를 해친다거나 양반고을에 흉물스런 철로가 지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충청투데이]
‘공립 대안학교’와 ‘명품고’. 취지나 목적이 다른 이들 학교가 충북에서 동시에 문을 열었다. 충북 첫 공립 대안학교인 ‘은여울중학교’와 명품고를 지향하는 ‘서전고’가 그 주인공이다. 매년 새로운 학교가 개교하고 또 문을 닫는데 뭐가 특별하냐 하겠지만 이들 학교를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충북 최초 공립형 대안학교인 은여울중학교(진천 문백)는 기존의 청명학생교육원을 일부 증축·보수해 3학급 40명 정원의 대안학교로 전환해 개교했다. 기존 시설에 제과·제빵실과 바리스타교육실 등을 추가 구성해 다양한 교육환경을 조성, 학교부적응·학... [충청투데이]
싱글이다. 매년 이맘때면 마음을 졸인다. 연말정산 때문이다. 부양가족이 없어 인적공제가 안 되니 주변에 비해 내는 세금이 많다. 소위 ‘싱글세’다. 얼마나 세금을 내게 될지 노심초사다. 세금을 많이 낸다고 생각하니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궁금해진다.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금연을 계속 시도 중이다. 건강 문제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세금을 덜 내보기 위한 소심한 ‘조세저항운동’의 일환이기도 하다. 보건소의 도움을 받고 있다. 내가 낸 세금으로 금연보조제 등을 지원받고 있으니 나름 위로가 된다. 하지만 또래가 지원받는 보육·육... [충청투데이]
최근 설 연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영화가 있다. 바로 '공조'와 '더 킹'이다. '공조'는 북한 수사관과 대한민국 형사와의 수사 공조를 그렸고, '더 킹'은 검사와 정치권의 커넥션 등 적나라한 뒷모습을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 두 영화 모두 관객 500만명에 육박하는 등 관객몰이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영화들의 제목은 지금의 정국상황과 묘하게 맞는다. 대선 후보들이 '공조'해야 '킹'(대통령)이 된다는 불문율을 다시한번 확인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1일 전격적인 대선불출마 선언을 했다. ... [충청투데이]
‘청주시 통합백서’를 제작할 당시의 일이다. 서울에서 A 씨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A 씨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정부가 추진한 지방행정체제개편의 총괄 책임자였다. 당시 주민여론조사를 통해 전국에서 4곳이 최종 후보지로 남았다. 후보지는 4곳이었지만 총괄책임자인 A 씨는 추진 기간 동안 한달 여를 청주에서 상주하며 청주·청원 통합을 직접 챙겼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도넛형태의 청주·청원이 지방행정체제개편의 상징성을 띄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앞서 A 씨는 먼저 당부를 했다. “청주시 통합백서 잘 만드셔야 합니다... [충청투데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귀국이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아무래도 대선과 관련해 그의 몸값이 최고 상한가인 탓이다. 새누리당, 바른정당(개혁보수신당), 국민의당 등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그에게 '구애'를 하고 있다. 또 누구를 만나고, 어떤 정치적 액션을 취할 것인가 등이 온통 관심사다. 반 전 총장은 단 한 번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지만 이미 그의 출마는 기정사실화됐다. 그의 출마는 이제 가변적 요인인 '변수(變數)'가 아닌 '상수(常數)'가 됐다. 충청 출신이라는 그의 배경도 큰 강... [충청투데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됐다. 박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그동안 비선실세 국정 농단에 실망하고 분노한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가 박 대통령의 퇴진과 탄핵을 요구했다. 민심은 천심이라 했다. 정치권도 민심이 무서웠을 것이다. 도저히 촛불 민심을 거스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국민들은 어처구니 없어하고 있다. 국가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충청투데이]
대한민국을 바꿔놓은 '두 사람'이 있다. 최순실게이트로 구태정치 청산의 계기를 만든 박근혜 대통령과 관습·관례로 치부하며 당연 시되던 잘못된 문화를 '법'으로 바꿔놓은 김영란 전 대법관이다. 두 사람은 ‘극명’하게 대비되지만 모두 대한민국의 잘못된 행태들을 바꾼 역사적 인물들이 됐다는 공통점은 분명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40여년 지속된 잘못된 인연으로 인해 '탄핵' 위기까지 몰렸다. 그 시작은 최태민이라는 희대의 사기꾼(?)이었다. 이어진 잘못된 만남은 결국 그의 딸인 '최순실'에 의해 정점에 이른다. 최순실은 비선 실세로 국...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