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몇 달 전, 청천벽력 같은 전화를 받았다.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원장님이셨다. "어머니, 내년에는 만 3세반(5세반) 운영이 어려울 거 같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의 5살을 앞두고 큰 고민에 빠진다. ‘어린이집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유치원에 보낼 것인가’ 하는 문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아이를 현재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에 계속 보낼 생각이었다. 너무나도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랬기에 유치원조차 알아보지 않았다. 그랬는데 남을 수조차 없게 된 것이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자고로 목표는 크게 잡으라 했다. 내 대학 목표도 그러했다. 초등학생 때는 당연히 ‘하늘(SKY:서울·고려·연세대)’을 우러러보았다. 사실 그땐 열심히 공부하면 서울대를 갈 수 있을 줄 알았다. 중학생 때는 그나마 조금 개념을 챙겼다. 그럼에도 태산 꼭대기에서 ‘서성댔다(서성한:서강·성균관·한양대)’ . 그러다 고등학생 때는 자기 객관화가 완벽히 됐다. 지역의 국립공원이라도 올라가고 싶었다. 그렇게 국립대학을 가는 것이 목표였다. 다행히도(?) 그 목표만큼은 실현이 됐다. 수험생이 돼서야 목표는 정말 목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때론 ‘다름’이 ‘틀림’으로 정의된다. 미운 오리 새끼도 ‘달랐기에’ 소외의 세월을 견뎠다. 천재 에디슨도 ‘남달랐기에’ 초등학교에서 퇴학을 당했다. 다르다는 게 그저 ‘이상함’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하지만 결말은 우리가 알다시피 ‘반전’이다.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던 미운 오리 새끼는 ‘우아한 백조’가 된다. 호기심 때문에 기행(奇行)을 펼치던 에디슨은 발명가가 되어 세상을 비행(飛行)하게 된다. 이런 교훈 덕분인지 이제 조금은 ‘다름’을 인정하는 세상이 됐다. ‘모두가 예스(YES)할 때 노(NO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지난 일요일 아침, 날 깨운 건 ‘공포’였다. 남편이 "여보, 이태원서 사람 많이 죽었대. 형님 거기 가신 건 아니겠지?"라고 물었다. 그 말을 들으니 눈이 번쩍 떠졌다. 뒤이어 휴대폰을 확인하니 엄마에게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엄마에게 전화를 거니 서울 사는 오빠에게 하려다 잘못 누른 거라 하셨다. 그리고 아직도 오빠와 연락이 안 된다는 말도 덧붙이셨다. 내려앉았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참사 뉴스를 보니 더욱 진정이 안됐다. 오빠에게 수없이 전화를 걸었다. 보이스톡도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사실 우리 추억 대부분은 거리에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추억은 ‘맛있다’. 어린 시절, 학교가 끝난 뒤 친구와 걸으며 먹었던 컵 떡볶이. 방방(트램펄린) 타러 가며 손에 들고 가던 피카츄 돈가스. 조금 컸다고 빨간 소스 발라서 먹던 라면땅. 학원 가는 길에 사 먹던 염통 꼬치. 그리고 추운 겨울, 마음까지 녹여주던 붕어빵과 풀빵 그리고 호떡. 그렇게 나는 거리에서 컸고 먹은 음식만큼 추억도 자랐다.☞청춘도 거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대학 시절, 돈을 아끼기 위해 길거리 포차에서 술을 마시곤 했다. 단골 떡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지난 토요일, 기자 체육대회가 한창이었다. 사정상 오지 못한 후배에게 중계를 해주고 있었다. "OO가 팔씨름 우승했어" . 그러나 그 메시지는 가지 못했다. 자꾸 새로고침을 뜻하는 화살표와 빨간 X(엑박)만 뜰 뿐이었다. X 표시에 오기가 생겨 자꾸 눌러도 마찬가지였다. 휴대폰이 문제인가 싶어 모바일 데이터를 껐다 켰다 반복했다. 그래도 똑같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검지로 휴대폰을 연신 눌러대고 있었다. ‘카톡 오류’였다. 잊을만하면 또 터지는 그 오류였다.☞좀 지나서야 데이터 센터가 불난 걸 알았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목요일이 좋다. 이유는 정말 소박하다. 목요일에 방영하는 한 프로그램 때문이다. 바로 ‘심야괴담회’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호불호가 갈린다. 괴담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인지라 어쩔 수 없다. 등장인물도 대부분 ‘귀신’이다. 호러물이 싫은 사람은 질색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나는 꽤 좋아하는 편에 속한다. 겁이 없는 성격도 한몫하지만, 하나의 신념 때문이기도 하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거다. 고로 괴담은 그저 흥미로운 드라마 같은 것일 뿐이다. ‘뉴스’보다 무섭지 않다. 그리고 괴담을 들여다보면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시작은 사이렌 소리였다. 집을 나서려던 순간 ‘새빨간 울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한동네 사는 엄마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는 아울렛에 불이 났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창문으로 타는 냄새가 들어왔다. 밖에 나와보니 소방차들이 연이어 달려가고 있었다. 아울렛 쪽을 바라보자 검은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나의 동네 관평동이 화염에 휩싸인 듯했다. 큰불이 아니길 바랐지만 검은 하늘이 불길했다. 근처에 다다르니 급박함이 느껴졌다. 소방대원들의 다급함이 느껴졌다. 제발 인명 피해가 없길 마음속으로 기도했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과거에 우린 무지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이 속담을 인용해 누군가의 짝사랑을 응원하기도 했다. 물론 그냥 ‘짝사랑’은 죄가 아니다. 하지만 그걸 넘어 상대방에게 ‘불안’이나 ‘공포’를 주었다면 범죄다. ‘좋아서’ 한 행동일지라도 상대방은 ‘싫을 수’ 있다. 그리고 싫다는 걸 계속하는 건 ‘범죄’다. 고로 열 번 찍는 건 그저 범죄다. 그건 끈기가 아니라 집착이다. 그저 병이다. 그리고 열 번 동안 안 넘어갈 정도로 정말 싫은 거다.☞얼마 전, 서울 신당역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영화 속 이야긴 줄 알았다. 이젠 아니다. 우리 사회에도 마약이 판친다. ‘마약옥수수’나 ‘마약김밥’ 이야기가 아니다. ‘마약’이 쉬워졌다. 구하기도 쉽고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뉴스에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기사를 보곤 우리나라 이야기가 맞는지 다시 확인하게 된다. 분명 불법인데 어느 곳에선 활개친다. 이 정도면 외국 욕할 게 아니다. 우리나라도 어디에선가 ‘좀비랜드’가 개장하고 있다. 더 이상 대한민국은 ‘마약 청정국가’가 아니다.☞실제로 통계가 말해준다. 마약 밀수는 2017~2021년 5년간 18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벌써 ‘추석’이다. 꽃이 피고 졌다. 이어 덥다 싶더니 어느덧 선선해졌다. 세월이 덧없이 흘러간다. 그렇게 올해도 벌써 3/4이 지났다. 이번 추석은 조금 특별하다. 코로나 이후 ‘거리두기 없는’ 첫 명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추석엔 접종 완료자 포함 최대 8명까지만 가정 내 가족모임이 가능했다. 미접종자나 1차 접종자는 최대 4명만 모일 수 있었다. 지난 설연휴만 해도 사적 모임 인원은 6인 이하로 제한됐다. 그러니 이번 추석부터 인원에 구애받지 않고 다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사실 족쇄가 풀렸지만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드라마보다 더 설렌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다. 감정이입이 잘 되니 과몰입하게 된다. 남의 연애인데 내 연애만큼 진심이 된다. 바로 ‘연애 리얼리티’ 이야기다. 요즘 TV가 사랑에 빠졌다. 그야말로 연애 예능 대홍수 시대다. 관련 예능만 15개가량 된다. 이런 과열 양상에도 화제성만큼은 최고다. 출연하는 일반인들도 거의 연예인처럼 인기를 몰고 다닌다. 잘 되니 따라 하고 잘 되니 또 만든다. 과거 예능 ‘장미의 전쟁-산장미팅’이나 ‘짝’도 떠오른다. TV가 설렘을 팔고 썸을 권한다. 우리는 ‘사랑’을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사회생활의 기본은 ‘인사’란 말이 있다. 인사만 잘해도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사 못지않게 중요한게 또 있다. 사회생활의 성공은 이것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눈치’이다. 눈치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마음을 그때그때 상황으로 미루어 알아내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알아채야 그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설령 눈치가 없으면 공감능력이 떨어진 사람 또는 자기중심적인 인간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그렇기에 눈치는 사회성의 일부이자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요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시끌시끌하다. 살기 팍팍한데 정치인들은 허구한 날 싸워댄다. 여당과 야당이 서로 으르렁대는 건 일상인지라 놀랍지도 않다. 다만 문제는 같은 팀끼리도 싸운다는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이하 국힘) 내분이 심각한 수준이다. 대선과 지선을 연달아 승리하며 승승장구하던 여당의 ‘반전 드라마’다. 이준석 대표는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아 떠돌이 신세가 됐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채용 청탁’으로 물의를 빚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 총질이나 하던 대표(이준석)가 없어 좋다’라는 문자 또한 논란에 기름을 부었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따뜻한 드라마를 만났다. 보고 나면 마음이 뭉클해진다. 바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다. 이 드라마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우영우가 주인공이다. 그가 대형 로펌에 근무하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우영우는 장애인이자 천재이다. 회전문 하나를 통과하지 못해 쩔쩔매고, 감정 표현이 서툴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큐가 164로 매우 높으며, 한번 본 건 다 기억한다. 또 로스쿨을 수석 졸업한 인재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영우가 가진 이 양면성은 세상의 다양한 면을 바라보게 한다.☞우영우는 착하다. 그는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혼자 사는 세상이라지만 정말 너무하다. 정말 남이라곤 없이 나만 생각하는 듯하다. 뉴스를 보니 이기적인 사람들이 판친다. 드라마 아니고 실제 상황이 맞나 두 눈을 의심한다. 그들의 논리는 참으로 편협하다. 나만 좋으면 그만이다. 남이 어떻든 상관없다. 내 자유가 남의 권리를 침해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다. 정말 오로지 자신만 생각한다. 아무리 착하게 살면 바보인 세상이라지만 그렇다고 막 살아도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요샌 그냥 ‘마이웨이’를 넘어 ‘마이월드’를 건국한 사람이 참 많은 거 같다.☞인터넷상에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올해 여름이 벌써 버겁다. 물론 여름이니까 덥다.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 덥다. 그리고 습하기까지 하니 숨이 막힌다. 이사를 오며 에어컨 설치를 안 했다. 사정이 있어 잠시 동안만 살 계획이었다. 수십만 원 설치비를 내느니 조금만 버텨보자는 패기가 있었다. 이동식 에어컨·선풍기들과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졌다. ‘해와 바람’ 나그네처럼 나는 졌다. 결국 에어컨 설치 기사를 불렀다. 에어컨 없인 못 살겠다. 왜 참았는지 후회스럽다. 조금 더 빨리 설치할 걸 그랬다. 다만 전기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햇볕이 뜨겁다. 땅이 지글지글 익는다. 태양이 자꾸 나를 따라온다. 열기가 몸을 감싼다. 조금만 걸어도 얼굴이 이글이글 탄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계절 여름이 기어이 왔다. 청량함은 좋지만 끈적함은 피하고 싶다. 하루 두 번 샤워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쨍쨍’이라는 의태어를 만든 사람은 상을 받아야 한다. 그 말만큼 이 타오르는 여름을 잘 설명한 단어가 없다. 덥고 습하고 갑갑하다.☞그럼에도 여름이 좋은 이유가 딱 하나 있다. 바로 ‘콩국수’다. 혹자는 여름 하면 ‘냉면’을 떠올리겠지만 나는 아니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연예인이 친숙한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론 알지 못해도 ‘내적 친밀감’이 생긴다. 그중 가장 으뜸은 송해 선생님이다(표기상 송해로 통일). 그는 1988년부터 ‘전국 노래자랑’ MC를 맡아 근 35년간 진행했다. 전국 노래자랑을 안 본 사람은 없기에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만인의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었다. 그의 건강 악화 소식에 모두가 쾌유를 바랄 정도였다. 그냥 늘 건강하셨으면 좋겠던 분이었다. 그러던 중 송해의 별세 소식이 들려왔다. 큰 할아버지를 잃은 듯 마음이 아프다.☞그는 곧 전설이었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고민이 참 많았다. 공약도 정독하고, 토론회도 다 챙겨 봤다. 그럼에도 참 어려웠다. 사실 이 후보나 저 후보나 비슷해 보였다. 어떤 점이 괜찮으면, 다른 어떤 점 때문에 꺼려졌다. 심지어 이번 지선은 살펴봐야 할 후보들도 많았다. 투표용지만 해도 6장이었다(비례대표 기초의원 제외). 정당을 배제하고 인물을 보려 해도 그것조차 너무 어려웠다. 정당의 눈치를 보지 않는 당선인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정당· 공약·평판 모든 걸 고려해 마음을 정한 뒤 투표소에 갔다. 하지만 막상 기표소에선 또 고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