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14 현서의 꿈을 지켜주세요 - 4편천재적 재능… 생활고에 막혀, 근근이 레슨… 콩쿨 언감생심 꿈을 먹고 사는 현서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재능 지원이다.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피아노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인 것은 신이 준 선물이었다. 하지만 선물의 효과는 딱 거기까지였다. 엄마는 현서의 잠재된 능력을 알지만 이를 꺼내줄 수도, 키워줄 수도 없다. ‘취미로 하다 말겠지…’, ‘힘들다고 포기하는 순간이 오겠지…’ 엄마로서 딸의 꿈을 지지하고 응원해 줘야 하는... [최윤서 기자]
‘고통 총량의 법칙’이 있다. 인간이 평생 살아가면서 느끼는 고통의 합은 같다는 희망의 메시지다. 현서네 가족의 총량의 합은 유달리 무겁다. 신은 감당할 만큼의 고통을 준다고 했지만 공평하지 않았다. 뇌병변 장애를 가진 언니 은서에 이어 엄마 이모 씨에게도 병마가 찾아왔다. 어려운 상황에도 집안의 꿋꿋한 버팀목이었던 엄마가 무너졌다. 은서가 저산소성 뇌손상 진단을 받은 그날부터 8년간 밤낮은 물론, 계절이 언제 오고 가는지도 몰랐다.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엄마 이모 씨의 삶은 없었다. 그저 환자 고은서의 보호자로 10... [최윤서 기자]
세상에는 특별하지 않아서 더욱 특별한 것들이 있다. 저마다 처한 환경과 상황에 따라 평범하고 당연한 것들도 어떤 이에겐 가슴 뛰게 특별한 일이 될 수 있다. 피아노 영재 현서네 가족이 그렇다. 예고 없이 찾아온 검은 재앙은 이제는 모두 타버려 잿가루가 됐지만 그을림은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았다. 당시 현서의 언니 은서는 8살이었다. 갑작스런 고열로 처음 응급실 문고리를 잡을 때만 해도 엄마... [최윤서 기자]
“현서야 언젠가 피아노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 무거운 마음을 꾹꾹 누른 채 이 말을 내뱉는 엄마의 입은 쓰다. 비록 어리지만 현서도 안다. 자식의 꿈을 뒷받침 해주지 못하는 엄마의 미어지는 심정을. 먼 훗날 상처가 될지라도 현서는 오늘도 피아노 앞에 앉는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현서에게 피아노는 가장 친한 친구다. 엄마는 뇌병변장애를 앓는 3살 터울의 언니를 간호하느라 어릴 적부터 현서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현서는 계이름조차 모른채 집에 있던 낡은 피아노를 두드리며 외로움을 달랬다. 그런 현서에게... [최윤서 기자]
그래도 아직은 아버지가 필요한 아이들이었다. 할머니가 걱정할까봐 내색하지 않았을 뿐이다. 아버지가 오기로 했던 날짜는 이미 한참이나 지났다. 아버지는 베트남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현재는 의식만 겨우 돌아온 상태라고 현지 대사관에서 전해왔다. 아버지는 당초 이달 초에 한국에 들어와 치료하기로 했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폐렴까지 걸리면서 삼형제는 아버지를 보지 못했다. 상태가 회복된다고 하더라... [홍서윤 기자]
할머니는 늘 뒤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막내손자가 전국체전 레슬링에서 메달을 따자 손자가 다니는 체육중학교에는 플래카드가 내걸렸었다. 할머니는 한동안 플래카드를 보려고 집과 손자의 학교를 수차례 오갔었다. 관절염이 심해 제대로 걷지 못하는 할머니에게는 왕복으로 수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할머니는 그저 보기만 해도 좋았다고 했다. 할머니가 이렇게 학교에 왔었을 것이라고 손자들은 아직 알지 못한다. 할머니는 늘 이 걸음을 비밀로 했다. 절룩이는 다리를 끌고 학교를 찾는 자신은 손자들에게 부끄러운 존재이지 않겠냐고 했다. 오로... [홍서윤 기자]
[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공캠페인 '러브 투게더'] 13 할머니와 남겨진 세명의 손자들 - 2편할머니의 유일한 낙 손자들 행복장애가진 첫째 효심 가득한 장손둘째·셋째 레슬링 ‘금빛 꿈’ 키워 할머니는 오랜 시간 관절염을 앓고 있었다. 안 해본 일 없이 다 해봤다고 했다.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통증에 잠 못든다고 했다. 할머니는 큰 마음 먹고 수술하려 병원에 예약까지 해놨다가 며칠 안돼 취소했다. 불편하고 아플뿐이지 당장 죽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스스로를 달랬다. 할머니의 인생은 없었다. 할머니는 아들이 남겨놓고 간 ... [홍서윤 기자]
[러브 투게더] 13 할머니와 남겨진 세명의 손자들 - 1편이혼 후 베트남 가 사업 실패폐렴 투병… 병원비 하루 수백건강 악화로 ‘귀국’도 물거품할머니가 할수있는 건 전화뿐 ‘8일 6시 10분, 김해공항.’ 어디서부터 단추가 잘못 꿰졌는지 할머니는 모르겠다고 했다. 아들은 반대하던 결혼을 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다 몇해를 못넘기고 찢어졌다. 사업에 실패해 신용불량자가 됐다. 아들이 어디서 무얼 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저 가끔 전화로 늙은 어미에 몇마디 안부를 묻는 정도였다. 아들은 비행기로 5시간을 날아가 베트남에 머물고... [홍서윤 기자]
올 한해 러브투게더와 행복한 동행을 한 이들이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 임순경(사진 오른쪽), 장우석 대리다. 매달 아이들의 열악한 삶을 마주했던 이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임 대리는 조금이라도 더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때로는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말했다. “제가 사례를 처음 접하는 것은 주로 주민센터, 드림스타트센터 등에서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시는 분들로부터 오는 전화 한통에서 시작됩니다. 전화를 받고 주민센터 담당자들과 함께 가정방문을 해서 지금 어떤 상황인지 어떤 도움을 드려야하는지 상담을 합니다. 이렇게 아... [홍서윤 기자]
누군가의 인생을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꿔놓는 것, 그것은 꼭 대단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나의 작은 후원이 한 아이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말은 또 그리 과장된 얘기는 아닐 것이다. 충청투데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2년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와 러브투게더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러브투게더는 대전지역 장애아동과 소년소녀가장, 조부모가정 등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캠페인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사회 가정의 집에 직접 찾아가 그들의 얘기를 전해듣고 기사로 보도해왔다.... [홍서윤 기자]
산타클로스는 언제쯤 다섯남매를 찾아올까. 대전 동구 세천동, 오남매를 둔 미숙 씨 부부는 크리스마스에도 아이들에게 제대로된 선물을 챙겨주지 못했다. 이 가정은 고정소득이 없어 다달이 나오는 정부보조금으로 7인 가구의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아버지가 가끔씩 중국집 배달 아르바이트나 혹은 새벽 대리기사로 나가고 있지만 식비를 해결하는 수준이다. 넷째는 유일한 여자아이라서 물려받을 옷이 없고 4살 막내는 형제들과 터울이 커 대부분의 옷을 몇단씩 접어 입히고 있다. 어머니 미숙 씨는 “모든 부모가 그렇듯 우리도 크리스마스나 명절, 아... [홍서윤 기자]
그곳엔 찬 바람이 불었다. 대전의 끝자락, 동구 세천동에는 다섯 남매가 산다. 남매가 사는 집 담벼락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들어가는 대문은 칠해진 초록색 페인트가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다. 문을 열고 아이들이 지내는 방 안으로까지 가는 데는 한 발자국이면 충분했다. 부모와 다섯 남매, 총 일곱 식구가 사는 이 집은 10평이 채 안된다. 아이들이 먹고 자고 씻는 곳은 모두 두세 걸음 남짓에 있다. 방 두 개짜리 집. 방 하나는 일곱 식구가 들어가면 발 디딜 데 없이 꽉 찼다. 모퉁이에 있는 다른 방 하나는 초등학생 큰 아이 한... [홍서윤 기자]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 순간을 함께 하는 아이들이 있기에 그들은 웃음 짓는다. 대전의 끝자락, 동구 세천동에는 다섯 남매가 자라고 있다. 첫째 12살 승준이(가명)부터 8살 셋째 승진이까지 세 아이는 줄지어 장애를 가졌다. 말이 어눌하고 학습이 느린 지적장애 3급이다. 이 가정은 기초생활수급자다. 부모는 다섯 아이를 키우느라 삶을 잃어버렸다. 아버지 선종 씨의 삶은 불규칙하다. 그는 하루 단위로 임금을 받는 일용직이다. 10남매 중 여덟째로 출생한 선종 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렸을 때부터 중국집에서 일해왔다. 지금은 중국집에... [홍서윤 기자]
키워야 할 아이는 많았고 부모는 어리고 서툴렀다. 대전 동구 세천동에 사는 김미숙(34·여) 씨 부부는 5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의 나이 22살에 남편을 만나 2년 터울로 자녀 5명을 연이어 출산했다. 반복된 임신과 출산 속에 제대로된 산후조리는 생각지도 못했다. 남편을 따라 고향 창원에서 대전으로 이사까지 온 터라 주위에 의지할 사람도 여의치 않았다. 온전한 내 편이 돼 줄거라 믿었던 남편도, 또한 그의 시댁도 한때 미숙 씨에게는 어쩌면 남보다 못한 사이었다. 산후우울증과 양육 스트레스에 시댁과의 갈등도 겹치면서 그는 ... [홍서윤 기자]
더 이상만 나빠지지 않기를, 그게 부모의 바람이자 소원이었다. 여느 아이들처럼 책가방 매고 시간 맞춰 학교 가고 또 때 되면 집으로 돌아오고. 어떠한 불안이나 두려움 없이 하루를 온전히 보낼 수 있기를 부모는 늘 꿈꾸고 있다. 대전에 사는 9살 동환이는 두 번째 암투병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 몸속에 종양이 다시 자라나면서 학교에 들어가는 것은 생각지 못했다. 부모는 두 번째 암투병이 무색할 정... [홍서윤 기자]
병원에 다시 돌아온 것은 동환이뿐이었다. 대전에 살고 있는 9살 동환이는 암투병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는 나이 5살때 신경모세포종이란 것이 첫 발병했고 수차례의 항암치료와 이식술을 거쳐 완치판정을 받아냈었다. 건강을 찾았다는 기쁨에 처음으로 가족여행도 떠났건만 돌아온 가족을 맞은 것은 아이의 병이 재발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때가 지금으로부터 2년 전, 동환이의 나이는 7살이었다. 동환이의 나이를 세는데는 지금도 열 손가락이 채 필요하지 않다. 그런 아이는 학교보다 병원이 익숙한 삶을 살았다. 동환이는 주위에 친구가 없다. 병을 ... [홍서윤 기자]
터널은 멀고도 길다. 끝이 어디일지도 쉽사리 가늠되지 않는다. 두 번째 암투병을 이어가고 있는 9살 동환이(가명)네 가족은 하루 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동환이는 5살 때 신경모세포종 진단을 받은 후 수십차례의 항암, 방사선치료, 두차례의 자기이식술을 거쳐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2년 후. 종양은 되살아나 행복을 꿈꾸던 가족을 덮쳤다. 아이는 모든 것을 조심해야 한다. 몸에서 지혈 작용을 하는 혈소판이 계속해서 줄어들어 가벼운 접촉이나 충격에도 쉽게 피가 나고 멍이 든다. 지난주에는 아이가 가렵다고해 면봉으로 살짝 피부를... [홍서윤 기자]
‘돌아왔다’는 말이 이처럼 원망스러울 수 있을까. 대전에 사는 동환이(가명·9살)는 4년 전 고열이 안떨어져 병원에 갔다가 신경모세포종 진단을 받았다. 발병 당시 뼈마디와 어깨, 옆구리, 골수쪽으로 암세포가 퍼져있었다. 아이는 그때부터 지치고도 힘든 싸움을 시작해갔다. 9차례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자기 이식술 2번, 부분방사선 치료 17회. 동환이는 2년여간 치료에 매진한 끝에 2015년초 완치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 경순(41) 씨는 “자존심이 센 아이라 독한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아프다는 얘기를 단 한 번도 안 했었다”... [홍서윤 기자]
두 동생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오빠가 말하는 것도, 스스로 움직이는 것도 보지 못했다. 올해 15살이 된 오빠 승준이는 생후 7개월이 되자마자 폼페병이라는 희귀질환에 걸렸다. 폼페병은 대개 근육이 약해지고 모든 장기가 굳어가는 증상을 보인다. 승준이는 병이 악화되면서 수년전부터 침대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했다. 이 병은 보통 영아에 발생하면 증상이 급격히 진행돼 심폐부전 또는 폐렴으로 1년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은 치료법도 매우 적고 완치라는 게 어렵지만 승준이는 병세가 호전되고 있다고 한다. 승준이를 지켜주... [홍서윤 기자]
아이의 재능은 가족에 축복이 되지 못했다. 승희(12·여)는 또래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어른이 돼야 했다. 아이에게 어리광을 피울 여유는 없었다. 희귀병인 폼페병을 앓는 오빠 승준이(15)로 인해 어머니의 손길은 승희에게까지 닿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일분 일초는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생활 중인 승준이에게 쏠렸고 승희는 그 속에서 웃음을 잃어갔다. 오빠 승준이가 모든 것을 기계에 의존해야되면서 가족은 경제적인 문제를 둘러싼 지루한 싸움에 서서히 지쳐갔다. 그리고 단지 돈이 없다는 건 아직 어린 승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홍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