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추억의 TV프로그램으로 양심냉장고라는 코너가 있었다. 아무도 없는 새벽, 스텝과 이경규(개그맨)는 횡단보도 근처에서 잠복한 채 교통신호를 지키는 사람을 찾아내어 냉장고를 상품으로 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몇 시간을 기다려도 신호를 지키는 사람이 없어 촬영을 철수하려던 찰나, 한 경차가 신호 앞에 멈춰 섰다. 양심냉장고의 첫 주인공이 탄생했던 순간이다. 그때 촬영팀과 제작진, 스텝들, 이경규 모두 환호하며 달려가서 인터뷰하는데 몸이 불편한 장애인 운전자였다. 인터뷰 소감을 말하는 어눌한 여섯 글자, “저…는…늘…지…켜…...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 참석했다. 추억을 거슬러 친구들과 한참 이야기꽃을 피울 때쯤, 한 친구가 학교를 가보자고 제안했다. 학교에 가보니 그 크던 운동장이 왜 이리 작아졌는지. 창문 넘어 교실 안을 보니 예전 교실의 모습이 문뜩 떠올랐다. 한 학급당 80명 정도가 수업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친구들이 너무 많아 뒤로는 통행조차 할 수 없었던 교실. 앞뒤 책상이 붙어 항상 불편한 자세를 취했던 생각이 가물거린다. 저 출산, 시골학생 수 감소 말만 들었는데, 현장을 직접 보니 실감이 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교당 60명...
인류의 역사를 뒤돌아보면 지금과 같이 물질적으로 풍성한 시기가 과연 있었을까 싶다. 이전에는 공동체의 제한된 자원 개발 및 조달 능력과 생산성으로 인하여 항상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자 중심의 시대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품의 과잉공급으로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바로 산업혁명이다. 산업혁명은 새로운 사회 생산 계층을 양산하고 이들은 새로운 정치체계와 문화를 주도하게 된다. 사건의 발생이 서로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최근 3D프린팅에 대한 관심이 높다. ...
예로부터 한가위, 중추절(仲秋節) 등으로 불리던 추석(秋夕)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자 일 년 중 가장 풍요로운 시기다. 그래서 어려운 이웃들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더 느끼는 시기다. 필자가 어린 시절을 보낸 196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시골에서 ‘보릿고개’라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었다. 가을에 수확한 식량이 바닥나고,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은 5~6월 식량사정이 어렵던 우리나라의 생활상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표현이었다. 가난했던 시절에도 우리 민족은 추석이 되면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베풀던 전통이 있었다. ...
6·25 전쟁 발발 당시 우리나라는 비상대비에 대한 준비 없이 전쟁을 맞이함으로써 수많은 인명 및 재산피해 등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입었다. 만약 6·25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전쟁에 대비한 계획이 잘 마련돼 있고, 또 그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훈련이 잘 돼 있었다면 아마도 우리나라는 전쟁의 혼란을 좀 더 빨리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 전쟁은 군사력뿐만 아니라 경제력, 외교력, 민간 인력 및 기술 등 국가총력전인만큼 평상시에 전쟁에 대비한 계획을 만들고 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 각국에서도 자국의 실정에...
늦은 시간, 한 남자가 피곤한 몸으로 퇴근을 했다. 어린 아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묻는다. ‘아빠는 한 시간에 얼마를 버나요?’ 장난감 때문에 그런 줄 알고 20달러라고 화를 내며 대답한다. 아들은 아빠에게 10달러만 빌려달라고 조르지만 얼른 방에 들어가 자라고 혼낸다. 시간이 지나 자신이 심했다는 생각이 든 남자가 아들 방에 가서 10달러를 내민다. 아들은 고맙다면서 베개 아래 손을 넣더니 지폐 몇 장을 꺼내 세어본다. 돈이 있으면서 왜 더 달라고 한 거냐며 아빠가 짜증내며 묻자 아들은 ‘돈이 모자랐거든요, 20달러 여기 있어...
대전 시정에 물이 오르고 있다. 8개 자치단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유치에 성공한 국방신뢰성시험센터를 비롯해, 2017년 아시아·태평양도시정상회의(APCS) 유치, 대전산업단지 재생사업 착공, 지식산업센터 건립 예산 확보 등 크고 작은 10개 이상의 현안사업을 최근 잇따라 유치하고, 필요한 국비를 확보하면서 시정 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덕구 상서동에 들어설 예정인 국방신뢰성시험센터는 유도탄 등 군사 무기의 성능과 품질을 평가·검증하는 전문기관으로, 450억원 이상의 국비가 투입돼 2018년에 준공된다. 일자리...
자연재해는 언제나 많은 피해와 함께 다가온다. 이번 네팔에 일어난 대지진도 예외는 아니었다. 진도 7을 넘는 강진은 건물을 흔들고 넘어뜨렸다. 거리에는 무너진 문화유산과 울고 있는 아이들로 가득했다. SNS의 해시태그도 'Pray for Nepal'로 채워져 있었다. 지난 5월 29일, '나눔과 동행'팀에 합류한 나는 열흘간의 여정에 첫 발을 디뎠다.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대강 풀고 쉬고 있는데 갑자기 땅이 흔들렸다. 나로서는 처음 겪는 지진이었다. 실제로 그리 크지 않고 짧은 지진인데도 순간 섬찟했다. 이보다 배 이상 강한 ...
민선 6기 들어 도시재생본부가 발족되면서 옛 충남도청에 사무실이 있다 보니 날마다 원도심의 이모저모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도시재생공모사업에 ‘대전 원도심을 발전시키는 두 개의 발전소’라는 제목으로 응모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두 개의 발전소는 대전역과 옛 충남도청이다. 이들을 중앙로를 통해 연결해 발전하는 개념을 의미한다. 대전시가 당선되면 250억 원의 국비지원을 보장받고 이것이 원도심을 변화시키는 마중물로 쓰이게 된다. 대전시가 응모한 공모사업 내용 중에 원도심 쇠퇴에 대한 분석이 있다. 대...
얼마 전 당진에서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다. 치매를 앓고 있던 노인이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아 온 가족이 애를 태우고 있었는데, 충남도에서 치매 노인 실종 방지를 위해 보급한 GPS 위치추적기를 통해 30여분 만에 이 노인을 찾아 무사히 집에 모셔 올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2030년쯤에는 전체 인구 대비 노인 인구 비율이 24.1%에 달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충남은 이미 노인 인구가 전체의 15%를 넘기며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
요즘 언론에 오르내리는 신조어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의레기(의원+쓰레기)와 기레기(기자+쓰레기)! 의레기(의원+쓰레기)!... 왜 이런 신조어가 생겼을까? 심심치 않게 언론에 보도 되는 직업 신뢰도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면 다양한 직업 중에서 가장 신뢰 받지 못하고 존경 받지 못하는 직업이 정치인 이라고 한다. 국가를 발전시키고 국민을 행복하게 해드려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정치인들이 본연의 의정활동은 도외시 하고 사리사욕을 위해 각종 이권개입, 뇌물수수 등 도덕 불감증에 걸려 주민으로부터 지탄 받는 의원들이...
필자는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 있던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 예산 심의를 하면서 느꼈던 도내 재정이 열악한 6개 군(단양군, 보은군, 옥천군, 영동군, 증평군, 괴산군)의 교육 경비 차별 지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요즘은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을 듣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부익부빈익빈에 따른 교육의 양극화와 도시중심의 교육정책 등 사회구조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종종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대와는 다른 여건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사회의 구조적 ...
올해로 광복 70주년, 지방자치 20돌을 맞은 대한민국은 역사적 아픔을 딛고 민주주의 확립과 눈부신 경제성장이라는 성취를 일궈냈다.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한 국민들 덕분이다. 하지만 정부와 국민의 관계는 오랫동안 정부가 갑이고 국민은 을로서, 정부가 베푸는 입장이었고 국민은 원하는 것을 먼저 정부에 요구하여야 했다. 정부가 주인인 국민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지 못하고 공급자 입장에서 정책을 펴온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그동안의 관행에서 벗어나 국민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부3.0이란 강력한 변화의 바람이 불...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단순히 기도만을 하지 않는다. 그는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전투에 자신을 투신할 것이다.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도 주변 생명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똑같은 생명이기 때문이다.'슈바이처 박사가 남긴 말이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며 어느 한 부분이 무너지면 결국 사람까지 무너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박사는 '동물까지 포함하는 경계 없는 윤리'를 주장했다. 다음달 9월에 우리시 처음으로 반려동물 축제가 열린다. 생명존중과 동물보호, 동물복지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바꾸고 관련 산...
커다란 꿈을 안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 그러나 고국을 떠나 남의 나라에서 살아가기란 쉽지만은 않다. 언어와 종교, 인종의 벽을 허물고 세계인이 화합하여 상호 존중하고 협력하는 시대에 접어든 지금, 우리는 그들의 희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호하고 지원하며 대변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7월 6일 발표한 대전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은 2만 5190명으로 1.4%를 차지하고 있다. 대전시는 2만 5000여명의 거주외국인에 대한 통합관리부서가 없다. 해외유학생 유치관리 및 유학생 지원 업무는 교육협력담당관실, 다...
밤낮으로 연일 이어지던 폭염이 한풀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근 한 달간의 폭염은 전국에 적지 않은 피해를 남겼다. 우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7월 30일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이래 한동안 말 그대로 가마솥더위에 시달렸다. 충남도 내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명 발생했으며, 열사병과 일사병 등 온열환자가 속출했다. 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며 전 세계가 이미 이를 인식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미래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일수의 빈...
성(性)은 엄마의 자궁 속에서 수정될 확률 3억분의 1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남·여로 부여받은 동등한 생명체라 할 수 있다. 남성이라는 이유로 신성한 인격체 여성에게 강제력으로 성적(性的)학대와 폭력으로 남성이 가진 온갖 불만족을 해소 하려고 하다 보니 그로부터 파생되는 가정·성폭력이 지금도 끊이질 않고 발생하고 있다. 성폭력(性暴力)이란 심리적, 물리적, 법적으로 타인에게 성(性)과 관련해 위해를 가하는 폭력적 행위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성적인 접근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성폭행(강간), 성추행, 성희롱을 포괄하는...
보통 9~10개월째가 되면 아기가 스스로 일어서고 걸음마를 조금씩 시작한다. 이 아이는 부모의 보살핌을 받아 만 17세가 넘으면 주민등록증이 나오면서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다. 본인의 판단으로 직장에 취직하거나, 결혼도 할 수도 있다. 성년을 넘긴 우리 지방자치는 언제쯤 홀로 설 수 있을까. 여전히 중앙정부의 품에 갇혀 제 길을 가지 못하고 있으니 '자치'라는 말이 무색하기만 하다. 답답할 노릇이다. 20년이 지났으면 풀뿌리 민주주의도 깊게 뿌리내리고 무성한 잎에 물이 오르기 시작했어야 했지만, 현실은 줄기만...
작년 겨울 어느 항공사 부사장의 어처구니없는 비행기 회항사건, 일명 땅콩사건과 아파트 경비원 폭행사건 등으로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다. 과연 인성이 제대로 된 사람의 행동이었는지 의문이 생긴다. 그래서인지 올 1월에 인성교육법이 공포되었고 저번 달부터 시행되어 오고 있다. 법에 따르면 인성교육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라고 하고 있다. 핵심가치와 덕목으로는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
올해 한국영화 개봉작으로 첫 6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연평해전’이다. 영화의 소재가 된 제2연평해전은 2002년 월드컵의 함성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터키의 3·4위전 경기가 있던 날에 일어났다. 참수리 357호의 처참하고도 긴박한 상황이 스크린에 가득 찰 때 손에 땀이 절로 베어났다. 이 영화를 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무참히 희생당해야 했던 장병들의 명복을 빌면서 가슴 아파하고 숙연했을 것이다. 불과 며칠 전인 8월 4일에는 경기도 파주 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해 놓은 목함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 2명이 부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