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처음 버스가 다닌 것은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이다. 이때 유성에서 대전역을 1번 버스가 오갔는데 벌써 64년전 일이다. 비록 노선의 변화는 있었지만 60년 넘게 시민의 애환을 실어 나른 인생드라마였으며 콩나물 버스 안내양의 ‘오라이’는 추억의 대명가가 되었다. 흔히 우리는 시내버스를 ‘시민의 발’ 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10여년간 지켜져 온 이 공식이 깨지기 시작했다. 승객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전국적 현상인 점으로 볼 때 유가하락으로 버스승객이 승용차로 이탈하고 있다. 유가인하...
대전과 호남지역 주민들은 지난 4일 국토교통부의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공청회장에서 적잖은 실망감을 맛봐야 했다. 호남고속철도의 개통과 더불어 KTX 운행편수가 현저하게 줄은 탓에 그 불편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그동안 수 차례 공식비공식의 약속을 믿고 있었던 시민들로서는 참으로 큰 낭패였을 게 분명하다. 서대전역과 논산구간의 호남선 직선화사업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여타 사업과는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첫째 1914년 호남과 대전간 개통된 호남선은 100년의 시간동안 단순한 교통수단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경제·사회·문화적인 교...
올해는 '병신년'(丙申年) 원숭이띠 해이다. 예로부터 원숭이는 인간과 닮아 영리하고 재주가 많은 동물이자, 귀신을 물리치고 인간에게 건강과 성공을 가져다 주는 동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희망차게 출발했던 새해이지만, 안 좋은 소식들이 계속 들려오고 있다. 세계경제의 향방을 좌지우지하는 중국의 7%대 경제성장률 붕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인상, 유가하락으로 인한 자원 보유국의 수출타격과 긴축재정,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전 세계는 물론 국가경제, 지역경제 모두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어려운 ...
2월을 순 우리말로 '시샘달'이라 한다. 잎샘 추위와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 달로 봄기운이 솟구칠 때마다 번번이 꽃샘추위가 나타난다는 이유다. 그래서 그런지 입춘(立春)이 지났지만 아직 봄을 느끼기에는 추위가 남아있다. 입춘은 24절기의 시작으로 봄이 다가옴을 알리는 절기다. 입춘이 되면 예전에는 대문이나 기둥에 한 해의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며 복을 바라는 글귀를 붙였는데 이런 것을 입춘축(立春祝)이라고 한다. 입춘축에 주로 쓰이는 글귀는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곧 ‘봄이 시작되니 크게 좋은 일이 생기고,...
지난해 우리나라 세계 GDP(국내총생산) 순위는 11위였다. 그런데 미국의 어느 갤럽조사에 의하면, 2015년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143개국 중 118번째라고 발표했다. 경제력 순위와 행복지수 사이에 간격이 너무나도 크다. 우리사회가 경제적으로 부요해지면 행복할 것 같은데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수치상만으로는 GDP(국내총생산)와 행복지수는 역의 관계를 보여주었다. 왜 그럴까? 우리들은 그동안 경제적 부를 이루기 위해 학교에서, 직장에서 끊임없이 경쟁하며 살아왔다. 부모와 자식 간에 마주하던 아침과 저녁 밥상공동체는 사라지고,...
"진정 아름다운 경기였다!" 스포츠 경기를 관전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찬사 중 하나일 것이다. 야구보다는 축구나 농구처럼 조직력을 더욱 요하는 스포츠의 경우, 한두 선수의 뛰어난 기량으로 이겼을 때보다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고 조직적으로 경기를 펼쳤을 때 더 큰 감동을 받는다. 능력을 인정받는 선수라 할지라도 자신의 득점수를 위해 욕심을 부리게 되면 팬들은 바로 돌아서게 된다. 감독 또한 개인보다는 팀을 위한 경기를 펼쳐 달라고 부탁한다. 경기장의 어느 선수가 자신이 직접 득점을 올리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선공후사(先...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시(詩)가 있다. 나 하나 꽃 피어 /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 결국 풀밭이 온통 / 꽃밭이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 /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 말하지 말아라 /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 이 시는 일반인은 물론이고 종교인, 초등생 등 많은 사람들이 암송한다. 특히 기업 CEO, 금융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는 시다. 왜 이렇게 이 시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회자되고...
졸업의 계절 2월이다. 교육계의 달력에서 2월은 긴 겨울방학과 개학, 졸업과 학년 말 휴가로 어수선하지만 정리와 출발, 여유와 희망이 공존하는 달이다.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졸업식이 치러지는 관계로 모든 학교를 찾아가 축하할 수 없어 짧지만 정성을 담아 졸업 축하 영상을 제작했다. '사람은 그림처럼 벽에 걸어 놓고 바라볼 수 있는 정적평면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 비로소 발휘되는 가능성의 총체'라며 신영복 선생님은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이 돼 백지 한 장이라도 맞들어 보고, 반대편이 돼 놀거나 싸워보지 않고 사람을 알려고...
해마다 12월이 되면 곧 다가오는 새해 사자성어를 직원들과 함께 선정한다. 지난해 말 동구는 2016년 사자성어로 ‘같은 목표를 위해 다 같이 노력하자’란 의미인 동심동덕(同心同德)을 뽑았다. 이는 동구가 재정 건전화를 향해 펼치고 있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노정(路程)과 각종 지역개발사업의 순항으로 대전 중심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지금, 25만 동구민과 800여 공직자가 한마음으로 노력해 ‘내일이 더 행복한 동구 만들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민선 6기 3년차인 올해 첫째 미래형 정주 도시...
‘신언서판(身言書判)’이란 중국의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하는 시험에서 인물평가의 기준으로 삼았던 몸가짐(體貌·체모), 말솜씨(言辯·언변), 글솜씨나 모양(筆跡·필적), 사물을 인식해서 논리나 기준 등에 따라 판단(判斷)하는 네 가지를 이르는 말로, 사람을 평가할 때 흔히 쓰이는 말이다. 필자는 초등학교 어릴 때와 중·고등학교 재학시절 선생님들이 제복이 잘 어울린다며 제복을 입는 직업이 됐으면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택한 것이 경찰관이다. 적성에도 맞고 천성(天性)이다. 4년전 파출소장으로 재직 시 시골의 이색적인 초등학교 졸업...
갑자기 찾아온 겨울 한파가 참아왔던 제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며 다가오는 봄 기운속에 제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샘을 넘어 기승을 부리며 지나가는 겨울의 여운을 더 한다. 더구나 요즘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인천에서 발생한 방임형 아동학대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사건과 경기도 부천에서 순간의 분노를 이기지 못해 폭력으로 자식의 생명을 빼앗고 시체를 훼손하는 반 인륜적 행위로 온 국민이 추위보다 더한 몸살을 앓게 만들고 있다. 아직도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전근대적 사고방식과 일탈된 가치관으로 고귀한 생명을 잃게 하고 모든 사...
새해맞이 덕담 속에 빼놓지 않고 들어 있는 말은 건강과 행복이다. 행복은 세상 사람 모두가 바라는 삶의 최대 목표이자 희망으로, 결국 건강도 행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필수요소이다. 교사 초년 시절, 운동장에서 즐겁게 뛰놀고, 음악시간에 풍금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던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과 밝은 얼굴 속엔 행복이 가득했다. 행복교육이야말로 진정 교육이 추구해야할 방향이며, 행복한 삶을 이루는데 있어 가장 기본은 교육에 있다. 교육은 학생이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고 창의적 역량을 길러 행복하게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인...
추리력을 잘 발달시키는 방법이 있을까? 추리력이 발달하지 않은 아이는 생각과 행동하는 영역이 매우 좁아 단조로운 사고력과 행동 패턴을 갖고 있어 일을 계획하고 전개하는 것을 잘 못하여 이미 벌린 일의 뒤처리에 매달리는 스타일로 자라난다. 그러므로 자기 스스로 목적의식을 갖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드물고 대부분 누군가에 의해 움직이는 수동형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말도 잘하고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매사에 있어서 스스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소극적이고 보수적이며 모험심이 약하여 의존성이 강하고 끈기가 부족하게 된다. 즉, ...
작년 한 해, 해 뜨는 서산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해 ‘초부득삼(初不得三)’ 신념을 가지고, 서산시의 일천여 공직자들은 혼신의 힘을 다했다. 다행히 17만 서산시민의 염원이던 대전~당진간 고속도로가 예비타당성조사 사업대상으로 선정되었고, 서산비행장 민항유치를 위한 타당성 용역 국비를 확보하는 등 작년 한해 큰 성과를 올리기도 했지만 예기치 않은 직격탄을 받았다. 그것은 바로 104년 만에 찾아 온 극심한 가뭄이다. 예상치도 못했다. 농민의 마음은 타 들어갔고, 서북부 8개 시·군은 제한급수를 시작하여 시민들의 목을 죄기 ...
새해가 시작되자 사회 이곳저곳이 소통을 화두로 삼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소통으로는 병원들도 뒤지지 않는다. '고객 중심의 의료 문화'를 표방하지 않는 병원이 있겠는가. 또 그 출발점으로 고객과의 소통을 손꼽으며, 모든 병원들이 '물심양면'으로 애쓴다. '물(物)·심(心) 양면'이라고 했다. 물(物)은 설비와 시스템이요 심(心)은 고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고객 중심'이라는 명제가 언제, 어디에서 생성됐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1990년대 중반쯤 미국 품질관리학회 보고서에 기업의 핵심 경영요소로 고객 감동, 고객 만족(CS)이 ...
인류는 오랜 세월 자연에 정착해 살면서 감염병과의 전쟁을 지속해왔다. 일찍부터 역병이라고 불렸던 감염병들은 사회를 이루면서 살아가는 인간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공격자였다. 역병이 도는 동안에는 사회규범이 무너지고 약탈 등의 범죄도 만연했으며 심지어 국가의 붕괴를 초래하기도 했다. 1920년대 이전 우리나라 10대 사망원인 중 1위는 콜레라, 장티푸스, 결핵, 홍역 등 감염질환이었다. 1990년대 이후 국가경제가 급속도로 발달함에 따라 국민들의 영양과 위생상태가 좋아졌으며, 감염병 예방 백신이 개발돼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급...
수족관 물을 갈아주기 위해 스킨답서스를 걷어내니 유유히 노닐던 구피들이 소스라치게 놀란다. 내 딴엔 깨끗한 물로 갈아주기 위한 일이지만 구피에겐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일 수밖에 없는가 보다.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구피 무리가 마치 오늘을 사는 우리네 모습을 닮았다. 몇 달 전 지인에게 구피를 분양받게 되어 할일을 제쳐놓고 수족관 가게로 달려갔다. 많지 않은 구피 가족이었지만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는 커다란 수족관과 바닥재, 여과기, 뜰채 등 필요한 물품 몇 가지를 샀다. 구피의 일상은 단조로웠지만 행복해 보였다. 그러나 새끼...
시오노 나나미가 15년에 걸쳐 내놓은 '로마인이야기'는 현대인에게 삶의 철학과 좌표를 제시하며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던 책인 만큼 다시 언급하는 것은 식상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이 대부분 어떠한 형태든지 조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감안할 때 로마라는 거대한 조직의 성장 요인을 말해주는 이 책에 다시 한 번 눈길을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먼저, 로마인의 강점을 요약해 보자. 지성은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은 켈트족이나 게르만족보다 못하며, 기술력은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은 카르타고인 보다 뒤...
새해가 밝았다. 2016년은 예산 방문의 해 원년이다. 올해는 가족 친지 이웃과 함께 사과와 온천과 맛의 고장 예산에 오셔서 낭만과 힐링을 만끽하시는 큰 즐거움을 누리시길 바란다. 삶에 목표가 없는 것은 축구장에 골대가 없는 것과 같고 활터에 과녁이 없는 것과 같다. 골대와 과녁이 없다면 골인과 명중은 있을 수 없다. 매사에는 무엇보다 명확한 목표가 필요한 이유다. 내포의 관문인 우리 예산군의 목표는 ‘충남도청의 새로운 중심도시, 산업형 관광도시 활기찬 예산’이다. 현재 우리 예산군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갖...
요즘 언론매체나 몇몇이 모인 자리에서 어김없이 거론되는 단어가 바로 소통(疏通)과 불통(不通)이다. 거리와 공간의 제약이 거의 없는 소통의 수단인 스마트폰이 이미 생필품이 된 사회임에도 소통과 불통은 여전히 우리 생활의 큰 화두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따라오는 것이 바로 ‘소원(疏遠)하다’는 말이다. 이는 아직도 소통의 벽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답답하고 억울한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절대 권력자도 대중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뤄주는 메시아가 될 수 없다. 하물며 작은 기초단체를 책임지고 있는 구청장은 말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