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문제는 터져봐야 안다. 그전까진 그게 문제인지 모른다. 이제까지 모든 사건들이 그러했다. 모두들 ‘지금은’ 괜찮다며 넘어갔고, 그러다 최악을 겪었다. 그래놓곤 항상 후회를 했다. 설령 그 이전에 경고를 받았음에도 그저 ‘기우’라 여겼다. 우리의 안일함은 그렇게 참사가 되었다. 그리고 우린 지금 또 하나의 경고장을 받아들었다. 이게 참사가 될지 아닐지는 우리 손에 달렸다.☞소아과는 지금 붕괴 직전이다. 전공의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는 53명이다. 이는 전체 정원인 208명의 25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한파는 가고 고지서는 남았다. 집에 아이가 있다 보니 온도·습도를 따지게 된다. 남편과 둘이 살 땐 집에서 패딩을 입어도 괜찮았다. 하지만 아이가 있으면 다르다.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의 집은 따뜻해야 한다. 그래도 난방비 걱정은 되는지라 온갖 제품을 동원했다. 전기매트·온수매트를 온사방에 깔았다. 거기에 캠핑 때 쓰던 등유난로까지 집안으로 들여왔다. 그렇게 보일러를 최대한 아껴 틀었다. 그럼에도 겨울의 계산은 냉정했다. 고지서에 폭탄이 떨어졌다. 관리비를 두 배나 더 내야 했다.☞‘난방비 폭탄’은 우리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입이 가려진 3년을 보냈다. 외출할 땐 휴대폰·지갑과 함께 ‘마스크’를 챙기게 됐다. 현관문엔 마스크 걸이대 역할을 하는 자석이 식구 수만큼 붙어있다. 코로나 초기, 마스크를 거부하던 아들 녀석도 달라졌다. 이젠 마스크 없이 밖을 나가면 안 되는 줄 안다. 설령 마스크 없이 문밖에 나가더라도 "엄마 나 마스크가 없어요"라며 울상을 짓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아인 인생 4년 중 3년을 마스크와 보냈다. 코로나가 길들인 습관이었다.☞입을 가리기 위해 용썼다.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은 마스크 수요로 이어졌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낮은 추억을 꺼내고 밤은 상처를 후빈다. 학창 시절을 생각하면 좋은 기억만 떠오른다.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마치 그 시절은 웃음만 가득했다고 스스로 미화라도 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아니 어느 그저 그런 밤에 ‘깨닫게’ 된다. 빌어먹을 ‘악몽’을 통해서다. 악몽 속 나는 어김없이 그 날로 돌아간다. 친구들과 다퉈 마음이 많이 다쳤던 날이다. 난 책상에 엎드려 있다. 대신 상처는 고개를 든다. 꿈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마음은 그날의 아픔을 느끼고 있다. 그렇게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2022년은 대한민국의 변화의 해였다.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이 선출됐으며, 충청 광역단체장이 모두 교체됐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고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태풍과 폭우가 할퀸 자리는 여전히 얼얼하다. 산불도 크게 나 속을 태웠다.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사건들을 ‘희로애락(喜怒哀樂)’ 네 갈래로 담아보려고 한다.☞희(喜)= 2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등 선수들의 땀방울이 빛을 발했다. 4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됐다. 사회는 조금이나마 색을 되찾았다. 모임은 활성화됐고 식당의 영업시간제한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이상하게 들뜬다. 내 생일도 아닌데 괜히 기다려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환상’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진짜 산타가 오는 줄 알았다. 산타를 잡으려고 자는 척 기다린 적도 있다. 하지만 항상 만나진 못했다. 내가 잠들어야 그가 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단 걸 이제는 안다. 나의 산타는 내가 잠들기를 기다리다 활동을 시작하셨을 것이다. 산타는 놀랍게도 내가 원하는 선물을 귀신같이 알고 있었다. 굴뚝이 없는 우리 집도 잘만 다녀갔다. 그리고 유치원·학원·교회에서 만난 산타는 다 다른 산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우리 가족이 매년 진행하는 ‘겨울행사’가 있다. 일명 ‘대게 데이’다. 거창한 건 없다. 그저 하루 영덕에 가서 대게를 먹고 오는 날이다. 다만 ‘대게 데이’는 대게 축제날을 피한다. 대게보다 사람이 많아 여러모로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이번엔 조금 이른 ‘대게 데이’를 행했다. 대전에서 영덕까지는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장거리’다. 그래도 당진영덕고속도로가 뚫려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과거에는 4시간까지도 걸렸던 거리다. 2시간 30분은 아무것도 아니다. 대게를 먹을 생각에 그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어떤 만남은 여운 대신 ‘의문’을 남긴다. 귀갓길에 마침표나 느낌표 대신 ‘물음표’가 떠있다. 분명 ‘좋은 사람’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뭔가 ‘벌컥’한다. 그래서 이상하다. 그런데 그렇게 의구심을 품는 나 자신이 못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날의 일기가 개운하지 않았던 그 이유를 안다. 그건 그 만남이 ‘가스라이팅 잔치’ 였기 때문이다. 웃긴 건 그 사실을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알아차렸다는 것이다. 처음엔 몰랐다. 그저 나를 걱정해 주는 말이라 생각했다. 지금 보니 그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몇 달 전, 청천벽력 같은 전화를 받았다.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원장님이셨다. "어머니, 내년에는 만 3세반(5세반) 운영이 어려울 거 같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의 5살을 앞두고 큰 고민에 빠진다. ‘어린이집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유치원에 보낼 것인가’ 하는 문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아이를 현재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에 계속 보낼 생각이었다. 너무나도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랬기에 유치원조차 알아보지 않았다. 그랬는데 남을 수조차 없게 된 것이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자고로 목표는 크게 잡으라 했다. 내 대학 목표도 그러했다. 초등학생 때는 당연히 ‘하늘(SKY:서울·고려·연세대)’을 우러러보았다. 사실 그땐 열심히 공부하면 서울대를 갈 수 있을 줄 알았다. 중학생 때는 그나마 조금 개념을 챙겼다. 그럼에도 태산 꼭대기에서 ‘서성댔다(서성한:서강·성균관·한양대)’ . 그러다 고등학생 때는 자기 객관화가 완벽히 됐다. 지역의 국립공원이라도 올라가고 싶었다. 그렇게 국립대학을 가는 것이 목표였다. 다행히도(?) 그 목표만큼은 실현이 됐다. 수험생이 돼서야 목표는 정말 목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때론 ‘다름’이 ‘틀림’으로 정의된다. 미운 오리 새끼도 ‘달랐기에’ 소외의 세월을 견뎠다. 천재 에디슨도 ‘남달랐기에’ 초등학교에서 퇴학을 당했다. 다르다는 게 그저 ‘이상함’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하지만 결말은 우리가 알다시피 ‘반전’이다.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던 미운 오리 새끼는 ‘우아한 백조’가 된다. 호기심 때문에 기행(奇行)을 펼치던 에디슨은 발명가가 되어 세상을 비행(飛行)하게 된다. 이런 교훈 덕분인지 이제 조금은 ‘다름’을 인정하는 세상이 됐다. ‘모두가 예스(YES)할 때 노(NO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지난 일요일 아침, 날 깨운 건 ‘공포’였다. 남편이 "여보, 이태원서 사람 많이 죽었대. 형님 거기 가신 건 아니겠지?"라고 물었다. 그 말을 들으니 눈이 번쩍 떠졌다. 뒤이어 휴대폰을 확인하니 엄마에게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엄마에게 전화를 거니 서울 사는 오빠에게 하려다 잘못 누른 거라 하셨다. 그리고 아직도 오빠와 연락이 안 된다는 말도 덧붙이셨다. 내려앉았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참사 뉴스를 보니 더욱 진정이 안됐다. 오빠에게 수없이 전화를 걸었다. 보이스톡도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사실 우리 추억 대부분은 거리에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추억은 ‘맛있다’. 어린 시절, 학교가 끝난 뒤 친구와 걸으며 먹었던 컵 떡볶이. 방방(트램펄린) 타러 가며 손에 들고 가던 피카츄 돈가스. 조금 컸다고 빨간 소스 발라서 먹던 라면땅. 학원 가는 길에 사 먹던 염통 꼬치. 그리고 추운 겨울, 마음까지 녹여주던 붕어빵과 풀빵 그리고 호떡. 그렇게 나는 거리에서 컸고 먹은 음식만큼 추억도 자랐다.☞청춘도 거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대학 시절, 돈을 아끼기 위해 길거리 포차에서 술을 마시곤 했다. 단골 떡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지난 토요일, 기자 체육대회가 한창이었다. 사정상 오지 못한 후배에게 중계를 해주고 있었다. "OO가 팔씨름 우승했어" . 그러나 그 메시지는 가지 못했다. 자꾸 새로고침을 뜻하는 화살표와 빨간 X(엑박)만 뜰 뿐이었다. X 표시에 오기가 생겨 자꾸 눌러도 마찬가지였다. 휴대폰이 문제인가 싶어 모바일 데이터를 껐다 켰다 반복했다. 그래도 똑같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검지로 휴대폰을 연신 눌러대고 있었다. ‘카톡 오류’였다. 잊을만하면 또 터지는 그 오류였다.☞좀 지나서야 데이터 센터가 불난 걸 알았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목요일이 좋다. 이유는 정말 소박하다. 목요일에 방영하는 한 프로그램 때문이다. 바로 ‘심야괴담회’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호불호가 갈린다. 괴담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인지라 어쩔 수 없다. 등장인물도 대부분 ‘귀신’이다. 호러물이 싫은 사람은 질색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나는 꽤 좋아하는 편에 속한다. 겁이 없는 성격도 한몫하지만, 하나의 신념 때문이기도 하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거다. 고로 괴담은 그저 흥미로운 드라마 같은 것일 뿐이다. ‘뉴스’보다 무섭지 않다. 그리고 괴담을 들여다보면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시작은 사이렌 소리였다. 집을 나서려던 순간 ‘새빨간 울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한동네 사는 엄마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는 아울렛에 불이 났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창문으로 타는 냄새가 들어왔다. 밖에 나와보니 소방차들이 연이어 달려가고 있었다. 아울렛 쪽을 바라보자 검은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나의 동네 관평동이 화염에 휩싸인 듯했다. 큰불이 아니길 바랐지만 검은 하늘이 불길했다. 근처에 다다르니 급박함이 느껴졌다. 소방대원들의 다급함이 느껴졌다. 제발 인명 피해가 없길 마음속으로 기도했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과거에 우린 무지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이 속담을 인용해 누군가의 짝사랑을 응원하기도 했다. 물론 그냥 ‘짝사랑’은 죄가 아니다. 하지만 그걸 넘어 상대방에게 ‘불안’이나 ‘공포’를 주었다면 범죄다. ‘좋아서’ 한 행동일지라도 상대방은 ‘싫을 수’ 있다. 그리고 싫다는 걸 계속하는 건 ‘범죄’다. 고로 열 번 찍는 건 그저 범죄다. 그건 끈기가 아니라 집착이다. 그저 병이다. 그리고 열 번 동안 안 넘어갈 정도로 정말 싫은 거다.☞얼마 전, 서울 신당역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영화 속 이야긴 줄 알았다. 이젠 아니다. 우리 사회에도 마약이 판친다. ‘마약옥수수’나 ‘마약김밥’ 이야기가 아니다. ‘마약’이 쉬워졌다. 구하기도 쉽고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뉴스에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기사를 보곤 우리나라 이야기가 맞는지 다시 확인하게 된다. 분명 불법인데 어느 곳에선 활개친다. 이 정도면 외국 욕할 게 아니다. 우리나라도 어디에선가 ‘좀비랜드’가 개장하고 있다. 더 이상 대한민국은 ‘마약 청정국가’가 아니다.☞실제로 통계가 말해준다. 마약 밀수는 2017~2021년 5년간 18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벌써 ‘추석’이다. 꽃이 피고 졌다. 이어 덥다 싶더니 어느덧 선선해졌다. 세월이 덧없이 흘러간다. 그렇게 올해도 벌써 3/4이 지났다. 이번 추석은 조금 특별하다. 코로나 이후 ‘거리두기 없는’ 첫 명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추석엔 접종 완료자 포함 최대 8명까지만 가정 내 가족모임이 가능했다. 미접종자나 1차 접종자는 최대 4명만 모일 수 있었다. 지난 설연휴만 해도 사적 모임 인원은 6인 이하로 제한됐다. 그러니 이번 추석부터 인원에 구애받지 않고 다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사실 족쇄가 풀렸지만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드라마보다 더 설렌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다. 감정이입이 잘 되니 과몰입하게 된다. 남의 연애인데 내 연애만큼 진심이 된다. 바로 ‘연애 리얼리티’ 이야기다. 요즘 TV가 사랑에 빠졌다. 그야말로 연애 예능 대홍수 시대다. 관련 예능만 15개가량 된다. 이런 과열 양상에도 화제성만큼은 최고다. 출연하는 일반인들도 거의 연예인처럼 인기를 몰고 다닌다. 잘 되니 따라 하고 잘 되니 또 만든다. 과거 예능 ‘장미의 전쟁-산장미팅’이나 ‘짝’도 떠오른다. TV가 설렘을 팔고 썸을 권한다. 우리는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