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첫날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신년간담회를 갖고, 자신에게 제기되고 있는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수사와 특검을 통해 확인된 내용과 국회 청문회를 통해 제기된 증언까지도 모두 부인하는 뻔뻔함에 혀를 내두르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도 국민에게 사과는커녕 “그동안 국정을 정상으로 추진했다”고 항변하는 무치(無恥)가 놀랍기만 하다.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출입기자들을 불러 간담회를 개최한 자체도 부적절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저를 도와줬던 분들은 뇌물 받은... [충청투데이]
지난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우리 사회는 큰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김영란법의 영향력과 파급력이 예상보다 훨씬 큰 맹위를 떨쳤기 때문이다. 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을 넘어서면 처벌을 받는 탓에 이 법은 공직사회를 넘어 모든 사람의 일상까지 바꾸는 듯 했다. 식당에서는 2만 9000원짜리 김영란 메뉴를 내놓는가 하면, 4만 9000원짜리 조화까지 등장했다. 문제는 부정청탁을 없애고, 금품과 향응을 수수하는 것을 없애자는 이 법이 자리도 ... [충청투데이]
드디어 그날이 밝았다. 끝내 자진 하야를 거부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의 길을 선택했다. 박 대통령은 "탄핵돼도 담담히 갈 각오"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에게 232만 명의 촛불은 안중에도 없다. 거대한 촛불의 함성도 두렵지 않으니 내 갈길 가겠다는 심산이다. 오만한 권력자의 후안무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럴 만큼 당당한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통해 본 지난 4년간 청와대의 작태는 한마디로 ‘한심’ 그 자체였다. 21세기 대한민국 최고 권력의 중심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믿기지 않는 비정상 행태의 총합이기도 하... [충청투데이]
"저는 돌봐야 할 가족도, 재산을 물려줄 자식도 없습니다. 오로지 국민 여러분이 저의 가족이고, 국민의 행복만이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12월 국민들에게 약속했고, 그 말을 믿은 국민들은 그를 선택했다. 하지만 그는 국민을 배신했고, 국민을 짓밟았다. 이른바 최순실 파문은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고, 국내는 물론 세계인들의 조롱거리가 돼 버렸다. 뉴욕타임스는 최 씨가 박 대통령의 머릿속을 조종하는 내용의 만평을 실었고, 미국·일본·중국의 언론매체는 연일 최 씨의 국정 농락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충청투데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달 초 일주일 만에 단식을 끝내자, ‘역대 최강 정치 코미디’였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그가 단식에 들어간 이유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기에 그러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국회통과를 놓고 여당 대표가 단식한다는 이유는 뭔가 엉뚱한 구석이 적지 않았다. 그런 그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보고 각계의 사퇴 요구를 한 달 가까이 거부하고 있다.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조금만 시간적 여유를 달라"는 이유다.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는 망발이다... [충청투데이]
‘청초(靑草) 우거진 골에 자는가 누웠는가/ 홍안(紅顔)을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는가/ 잔 잡고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슬퍼하노라.’ 조선 중기 시인 임제(林悌)가 사도병마사로 임명된 뒤 임지로 부임하면서 황진이의 무덤을 찾아가 읊은 시조 중 한 구절이다. 당대 명문장가로 명성을 떨쳤던 그가 어느 날 말을 타고 외출하면서 왼발에는 가죽신을 신고, 오른발에는 짚신을 신었다. 마부가 깜짝 놀라 “혹시 술을 드신 게 아니냐”고 묻자, 임제는 당시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싸움질을 하던 추악한 세태를 이렇게 풍자했다. “왼쪽에 있는 사람... [충청투데이]
"가을 구름 떠가고 /고요한 이 산은 /바람에 지는 낙엽 /땅에 가득 붉어라 /시냇가에 말 세우고 /갈 길 물으니 /모르겠네 이 몸 있는 곳 /그림 속은 아닌지." 가을 산의 선경을 묘사한 삼봉(三峰) 정도전의 시 한수를 읊다보면 시중유화(詩中有畵)는 바로 이런 것이구나 깨닫게 된다. 조선 중기 여러 요직을 거쳤던 박수량(朴守良)은 중종 8년 진사에 합격한 이후 충청도도사·경기도관찰사 등 39년 간 고관대작을 지냈지만,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청렴결백해 맹사성·황희·이황 등과 함께 청백리로 뽑혔다. 죽어서도 장례비용이... [충청투데이]
단식(斷食)은 암울했던 억압의 시절, 주로 야당 지도자들이 선택할 수 있었던 최후의 정치적 저항 수단으로 활용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전두환 정권의 정치규제와 가택연금에 항거해 23일간 단식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도 평민당 총재였던 1990년 10월 지방자치제 실시와 내각제 포기를 요구하며 13일간 단식농성을 벌였다. 단식은 흔히 짧은 시간에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 또한 크다. 그래서인지 정치인들의 단식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단식은 원래 종교적 수행(修行)이나 건강관리가 목적이었다. 이슬람교는 3... [충청투데이]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에 이어 곧 또 다른 정당이 태동할 전망이다. 이재오·최병국 전 의원 등이 추진 중인 '늘푸른한국당'이 창당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중도신당을 표방하는 이들이 내세운 창당기조는 '정의로운 국가·공평한 사회·행복한 국민'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 같은 창당기조를 실천하면서 기존의 정치판을 새롭게 바꿀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든다. 모든 정당이 간판을 새롭게 달 때마다 국민들에게 내세운 게 모두 ‘낡고 부패한 기존의 정치를 바꾸겠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늘 낮은 자세로 국민을 받들겠다고 장담했고,... [충청투데이]
독도의 일본식 명칭인 '다케시마(竹島)'를 뒤집어 말하면 '마시케다(맛있겠다)'가 된다. 시도 때도 없이 컹컹 짖어대는 일본인들의 야만적인 등쌀을 에둘러 표현한 웃지 못 할 얘기다. 올해도 일본은 여전히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는 방위백서를 발간했다. 이 같은 일방적이고 양심 없는 주장은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이래 올해로 12년째다. 그들은 방위백서에 첨부된 지도에도 독도를 일본 영해와 영공으로 명시했다. 올 여름은 유난히 덥고 짜증스러운데 '우리 땅 독도'를 자기 나라 지도에 버젓이 올려놓고 자기 땅이라고 우... [충청투데이]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고개를 숙였다. 김수남 검찰총장도 고개를 떨궜다. 사상 초유의 현직 검사장 구속 사태에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고 사과했다. '넥슨 공짜 주식' 의혹으로 구속된 진경준 사건과 관련, “국민을 상대로 여러 번 거짓말한 점에 대해서는 허탈을 넘어 수치심마저 들었다”고 토로했다. 장관과 총장이 그럴진대, 일반 국민들은 이떨까? 검사장의 신분이 아니었다면 넥슨에서 그 많은 돈을 선뜻 주지도 않았을 테고, 그 돈으로 단박에 126억 원의 시세차익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후약방문이 따로 없다. ... [충청투데이]
이기주의를 뜻하는 용어 가운데 '님비(NIMBY)'처럼 많이 쓰이는 말도 드물다. '내 집 뒷마당은 안된다(Not In My Back Yard)'는 뜻으로 혐오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거부하는 격렬한 몸짓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와 달리 '핌피(PIMFY)'는 '제발 우리 집 앞마당에 해 달라(Please In My Front Yard)'는 뜻으로, 예컨대 최근 뜨겁게 전개되고 있는 국립철도박물관이나 국립한국문학관 유치운동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님비'와 '핌피'는 자신에게 불리한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거나, 유리한 일만 하겠... [충청투데이]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가 잇단 성추문에 휩싸였다. 종편을 비롯한 상당수 매체들은 그의 추문을 주요 뉴스로 앞 다퉈 보도하고 있다. 신문과 방송이 일주일 새 쏟아낸 관련 뉴스는 무려 9만여 건에 달한다.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화장실 일탈이 사실이든, 아니든 개탄을 금할 수 없는 일이다. 박 씨는 “혐의가 인정되면 연예계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수나 배우는 청소년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사실여부를 떠나 이참에 브라운관을 떠나야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크다. 무릇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 [충청투데이]
충청투데이가 11일로 창간 26주년을 맞는다.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 4개 광역 시·도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충청권 최고의 정론지를 표방하며 창간 14년 만에 대전본사와 별도로 충북본사를 창사한지도 어언 12년을 맞이했다. ‘늘 깨어있는 신문, 열려있는 신문’으로 충청인과 함께 해 온 세월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충북 신문 따로, 대전·충남 신문 따로, 양분된 충청권을 하나로 묶기 위해 2005년 1월 2일 대전매일신문에서 충청투데이로 제호를 바꾸고 ‘충청인의 뜻을 대변하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일신(一身)의 안위를 ... [충청투데이]
공자가 어느 날 태산의 한 기슭을 지나고 있을 때, 어디선가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공자가 일행과 함께 그 소리를 따라가 보니 풀숲 사이 세 개의 무덤 앞에서 한 여인이 구슬프게 울고 있는 게 아닌가. 공자가 사연을 묻자, 여인은 “몇 년 전에 시아버님이 호환(虎患)을 당하신 후, 작년에는 남편이, 이번에는 아들까지 호랑이에게 잡혀 먹혔다”고 흐느꼈다. “그런데도 부인은 왜 이사를 가지 않습니까?” 공자의 물음에 여인은 한숨을 내쉬며 “그나마 이곳에는 못된 벼슬아치들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공자는 이를 두고 “가혹한... [충청투데이]
15일은 ‘가정의 날’이면서 ‘스승의 날’이다. 이날 하루만이라도 가정의 소중함과 스승의 고마움을 느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날이지만, 한편으로는 우울한 날이기도 하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격언은 이미 옛 말이 된지 오래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도내에서만 104건의 교권 침해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 38건, 2011년 225건, 2012년 248건까지 늘면서 정점을 찍다가 2013년 71건, 2014건 35건으로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듯했으나 지난해 다시 급증했다. 제자가 스승에게 욕설... [충청투데이]
청주시 공무원과 시의원, 심지어 후학 양성을 위해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학교 교장과 교사의 일탈이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종착역을 향해 치닫는 형국이다. 이들의 역주행은 이미 치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들이 쏘아대는 오발탄은 삼류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저질코미디와 다를 게 없다. 청주시 공무원 2명은 설립된 지 5년도 채 되지 않은 한 단체에 2년간 6억 원의 보조금을 주고, 그러한 대가로 해외여행경비를 상납받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또 여행경비를 상납받아 중국 광저우를 여행하면서 성 매매까... [충청투데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축제라는 ‘선거’가 끝났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았는지 여전히 자신이 없다. 불량 정치인, 함량미달 후보, 엉터리를 뽑은 건 아닌지 걱정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선거 때마다 그러했지만 이번 총선처럼 시끄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은 역대 최악으로 기록될 정도다. '나갔다 들어왔다, 붙었다 떨어졌다, 떠났다 돌아왔다"를 되풀이하는 뺑소니와 변절도 난무했다. 늘 그러하듯 입으로는 정치개혁을 외쳤지만 후진적 정치문화는... [충청투데이]
정치를 거론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일화 중 하나가 상앙의 '이목지신(移木之信)'이다. 중국 진나라의 재상으로 부임한 상앙이 나라의 기강이 서지 않는 이유를 알아보니, 백성들의 불신이 그 원인이었다. 그래서 궁궐 앞에 나무를 세우고 나무를 옮기는 사람에게 백금을 주겠다는 방문(榜文)을 붙였다. 그러나 나무를 옮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상금을 천금으로, 또 다시 만금으로 올렸다. 그러던 중 어떤 이가 장난삼아 나무를 옮겼다. 그랬더니 정말 방문에 적힌 대로 만금이 하사됐다. 그 후, 진나라는 백성들의 신뢰를 토대로 부... [충청투데이]
‘오랑캐 땅엔 꽃도 풀도 없어/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 당(唐)나라 측천무후의 좌사(左史)였던 동방규가 쓴 '소군원삼수(昭君怨三首)'란 시의 한 구절이다. 남녘 제주에서 화신이 들려오고, 남도의 길목에도 매화가 피어나건만 봄이 봄 같지 않으니, 서민들의 마음은 여전히 ‘춘래불사춘’이다. 내일(5일)은 24절기 중 세번째 절기인 경칩이다. 그러나 봄은 왔으되 봄 같지 않으니 많은 국민들이 봄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선거일이 달포 앞으로 바싹 다가왔지만 경기는 암울하고, 정치도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