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중심지를 벗어나 한적하지만 소소한 감성이 깃든 곳을 찾는 이들의 위안처를 소개한다. 대전 중심지인 대전도시철도1호선 중앙로역에서 불과 1㎞도 떨어지지 않은 곳. 중앙로역 네거리와 선화 네거리 사이에 위치한 6차선 대로에서 대전천 방향으로 뻗은 골목에 들어서면 뜻 밖의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쇠락과 소생의 기운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 바로 ‘목척시장골목’이다. 선화초등학교 귀퉁이에서 중앙로 쪽으로 나아가는 목척4길에 조성된 이 시장은 뜻밖에도 ‘황량하다’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우진기름집, 시민닭집, 목...
청명한 이번 주말, 원도심지역에서 문화의 향기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오랜기간 원도심을 지켜온 성당 건축물과 문화재 자료가 있는 곳, 각종 문화행사와 전시가 이어지는 대흥동 대전여중 골목으로 가보자. 대전여중 골목은 대흥동성당 뒷켠에서 대흥로로 이어지는 약 300m 남짓의 짧은 골목이다. 하지만 그 어느곳보다 옛 원도심의 정취가 진하게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골목의 시작점에 위치한 대흥동성당은 1962년에 건립된 곳으로, 당시로서는 대전에서 가장 높은 종탑이었다. 등록문화제 제643호로 지정될만큼 문화·건축적 가치 역...
이번 주말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 항공티켓도, 여권도 필요없다. 대전 전역 어디에서든 조금만 가면 유럽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대전 중구 대흥동 ‘프랑스문화원 거리’다. 중교로와 대흥로 사이에 위치한 프랑스문화원 거리는 애초 별다른 이름이 없었으나, 2009년 프랑스문화원 분원이 자리잡으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프랑스문화원과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일 마고’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어, 유럽의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관계를 보는 듯하다. 먼저 프랑스문화원은 1층 ‘레모볼랑(Les mots vo...
원도심이 고루하다? 이 기회에 생각을 바꿔보자. 젊음을 안주삼아 맥주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공간, 소극장 내 청춘이 울려퍼지는 장소. ‘문화예술의 거리’가 있다. 문화예술의 거리는 통상 ‘나사락(NASA Rock) 볼링장(구 나사 나이트클럽)’ 일대에서 성심당·은행동 로데오거리까지의 사잇길을 말한다. 이미 ‘골목의 재발견’에서 소개된 필방거리나 중교로, 갤러리 밀집지역 등 인근 골목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편의상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을 중심으로 칭하게 됐다. 로데오거리 건너편에 위치한 으능정이 거리, 인근의 지하상가들과...
거리는 향수다. 직위고하를 떠나 어릴 적 누비던 집앞 골목부터 젊은 시절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과 거닐던 거리까지 나름의 향수와 진한 추억을 안고 산다. 거리는 우리 모두에게 현재의 삶의 터전, 혹은 과거의 기억, 앞으로의 기대가 함께 녹아있는 곳이다. 백춘희 대전 정무부시장이라고 다를까. 충북 청주에서 나고 자라 23년전부터 대전에서 살고 있는 백 부시장 역시 대전 곳곳의 거리에 추억을 숨겨놨다. 백 부시장과 함께 대전 중구 중교로의 추억을 더듬어 봤다. 중교로는 대전성모병원 앞 성모오거리부터 대전천의 중교까지의 약 1㎞ 구간...
특정인을 위한 공간에서 대중을 위한 공간으로 변신을 거듭 중인 옛 충남도 관사촌은 대전시민이 눈에담아야 할 공간이다. 옛 충남도청에서 10분 남짓 멀지 않은 거리, 대고오거리에서 보문산공원오거리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오른 쪽에 관사촌 골목이 모습을 드러낸다. 관사촌이라 해서 딱딱한 느낌일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곧게 뻗은 거리는 그리 넓지는 않지만 탁 트인 시야만큼은 넉넉해 아늑한 기분까지 낸다. 충남도지사 공관을 등지고 서면 행정·정무부지사관사와 충남도경찰청장관사, 자치행정국장·기획관리실장 등 국장급 관사들이 눈에 들...
대전시 중구 대흥동 중부경찰서 담벼락 너머 뒷골목으로 접어들면 대전의 새로운 명소 산호여인숙을 만날 수 있다. 숙박 공간이자 문화예술 공간인 산호여인숙은 매년 8월 대흥동에서 열리는 ‘대흥동립만세’ 축제에 맞춰 2011년 새롭게 오픈했다. 대전 예술의 거리에 자리잡은 이 곳은 골목 초입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초록색 철대문에 알록달록한 글자들로 꾸며진 간판은 누구나 한번 쯤 들어가보고 싶게끔 만드는 궁금증을 뿜어내고 있다. 1990년대 말까지 영업하던 여인숙을 지금의 산호여인숙으로 재탄생시켜 1층은 예술가·작가들의 전시실 등 ...
1914년 ‘대전군(大田郡)'이라는 독립 행정구역이 생겼다. 오늘날 150만명이 사는 ‘대전광역시’의 첫 발이었다. 그리고 그 씨앗은 대전역~구 충남도청사를 잊는 중앙로다. 일제강점기 당시 경부선 건설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앙로를 중심으로 한 대전 중구 대흥과 은행, 선화지역 등은 80여년 동안 대전의 경제·사회·문화의 중심지로 사랑을 받았지만 1980년대 이후 시작된 둔산신도시 등 도심팽창에 따라 중앙로 일대는 그 명성을 잃어 버렸다. 대신 어느 때부터인지 이 지역에는 ‘원도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하지만 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