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YTN 충청본부장불편한 골짜기. 'Uncanny Valley'를 번역한 용어로 로봇공학 이론이다. 도대체 골짜기가 왜, 어떻게, 무엇 때문에 불쾌하다는 말인가. 로봇공학에 문외한들이 얼른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간단히 말해 인간이 로봇을, 특히 로봇공학 기술 발달로 더 많이 인간을 닮아 가는 로봇을 볼 때 호감도가 높아지지만 일정 한계에 이르면 오히려 불쾌한 감정을 느낀다는 이론이다.'불쾌한 골짜기'는 최근 신조어가 아니다. 지난 1970년 일본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가 소개한 바 있다. '불쾌한'이란 용어는 독
김동우 YTN 충청취재본부장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019년 12월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일명 우한 폐렴)의 원인 바이러스로, 인체 감염 7개 코로나바이러스 중 하나다. '2019-nCoV'는 WHO 표기이고, 로마자 표기는 '2019 Novel Coronavirus'다. 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거침없이 공포 우산으로 뒤덮고 있다. 언제 그 우산을 접을지 아무도 모른다. 이런데도 전염력이 강한 데다 백신이 없다.백신 부재와 전염력만 탓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초기 대처의 실패에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기국비국. '이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라는 뜻이다. 반어법으로 표현하자면 '이게 나라냐?'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다. 나라가 나라가 아니라니?이 말은 왜군의 침입을 피해 도성과 백성을 버리고 북으로 도주했던 조선 시대 선조에게 이이 율곡 선생이 선조의 도주 전 올린 상소문에 나오는 말이다. 그는 1571년 청주 목사로 관직에 올랐다. 이듬해 해주로 낙향했다가 그다음 해 경기도 파주 율곡 촌으로 거처를 옮겼다. 짐도 풀기 전 1573년 조정의 부름을 받아 승정원의 동부승지(同副承旨)·우부(右副)승지를 맡았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2020년은 경자(庚子)년, '쥐의 해'다. 엄격히 따지면 아직은 아니고 설날부터다. 쥐와 관련된 고사성어가 참 많다. 그 가운데 현대인의 특징을 잘 표현하는 고사성어가 있다. 수서양단(首鼠兩端)이다. '쥐가 쥐구멍에서 머리만 내밀고 나갈까 말까를 망설인다'는 뜻이다, 얼른 결정을 못하는 우유부단 또는 이모저모 살피는 기회주의를 꼬집는 말이다. 어느 쪽으로도 붙지 않고 양다리를 걸치는 것에 비유되기도 한다.십이(十二) 동물 가운데 먼저인 쥐가 어찌 기회주의의 대명사가 됐단 말인가. 그 유래는 중국 한(漢)나라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단골. '늘 정해 놓고 거래하는 곳 또는 손님'을 말한다. '이 술집은 단골 장사여서 늘 손님들이 북적이지', '그녀의 친절은 처음 오는 손님도 단골로 만들었다'. 단골이 수식하는 단어 가운데 아마도 손님이 최고일 것이다. 자주 찾는 사람이 단골손님이고, 단골손님이 자주 가는 곳이 단골집이다. 이 말은 어디서 유래되었을까. 굿판에서 유래됐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1960년 이전만 해도 푸닥거리(굿)는 가정집에서나 무당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병을 치료하거나 무언가를 절박하게 바랄 때 무당을 불러 굿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공전. '비교할 만한 것이 이전에는 없다'는 뜻이다. 명사 단독으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뒷말을 수식하는 용도로 쓰인다. 영어로는 'unprecedented’다. “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날 행사는 공전의 대성황을 이뤘다." 한자어로 '空前'이다. 글자대로 풀이하면 '앞이 비어 있다'는 뜻이다. 앞이 비었으니 무엇을 해도, 누가 나서도 모두 최초라는 얘기다. 공전과 유사한 말아 몇 개 있다. 모두 어려운 한자이고 유래가 있다.파천황(破天荒). '천지가 아직 열리지 않은 혼돈한 상태를 깨뜨리고 새로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분홍 물결'. 영어로 'Pink tide'다. 'turn to the left(좌익화)'라고도 한다. 신자유주의 경제 모델에서 벗어난 남미 민주주의 국가들이 좌익 정부로 전환하는 경향을 묘사하는 용어다. 남미에서 온건 좌파 정부가 도미노 현상처럼 들어서는 정치적 상황을 일컫는다.이 용어 최초 사용자는 뉴욕타임스 남미지국장 래리 로터. 그는 2004년 우루과이 대통령 당선자 바스케스를 '붉은(red) 물결'이 아닌 '분홍(pink) 물결'로 표현했다. 바스케스가 우루과이 역사상 최초 좌파 대통령이기 때문. 그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감질. '바라는 정도에 아주 못 미쳐 애타는 마음'이란 뜻이다. "가뭄이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는데 내리는 비는 병아리 오줌이니 농민들은 감질나 죽을 지경이다.", "감질나게 마시는 물은 갈증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한자어로 '疳疾'이다. 이 감질은 질환(疾患)이다. '감병(疳病)'이라고도 한다. 질환이 어찌해서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용어가 되었는가?감질은 수유나 음식 조절을 잘못해 어린아이에게 걸리는 병이다. 감질에 걸리면 열굴 색이 누렇게 변하고 몸이 여윈다. 특히 소화 불량 등으로 배가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최근 토요일마다 광화문 광장과 서초동 도로 일대가 시위 물결로 출렁였다. 이 시위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몰렸을까. 특정 시민사회 단체들이 조직 구조(지부·지사 등)로 사람들을 일사불란하게 모은 것일까. 아니면 어떤 조직의 지시와 관계없이 혹은 특정 시민사회 단체 회원이 아닌 채 스스로 모인 것일까. 전자는 '조직적 동원'이고, 후자는 '탈조직적 동원'이다. 시위 참가자 가운데 조직적 동원의 수가 더 많지만 탈조직적 동원도 무시할 수 없다.유연자발집단은 '탈조직적 동원'과 관련된다. 많은 사람이 조직적으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배 먹고 이 닦기(배 먹고 배 속으로 이를 닦는다)'란 속담이 있다. 배의 과육(果肉)이 유난히 희다(배꽃도 백옥처럼 희다). 이런 특징에서 유래된 속담일까. 속담은 외적 의미보다 내적 의미를 파악해야 하는 은유(隱喩) 또는 비유의 대상이다.이 속담은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로움이 있음을 은유하는 말이다. 첫째는 배를 먹는다는 점과 먹으면서 양치질까지 덤으로 한다는 얘기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Killing two birds with one stone, 돌 하나 던져 두 마리 새를 잡는다'다.허구많은 과일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정치권은 상대방 흠잡기로 눈 코 뜰 새 없다. 얻어걸릴 사안만 있으면 일단 털고 본다. 진위 여부는 나중 문제다. 이른바 '신상 털기'다. 신상 털기는 제4차 산업 혁명이 한몫하고 있다. 인터넷 검색 말이다. 꼭꼭 숨겨놓아도 속속 드러난다. 무차별 공개하는 신상 털기는 일종의 사이버 테러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신상 털기는 우리 문제만은 아니다. 같은 뜻의 'doxing'이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 중국 정치권에서도 신상 털기가 횡행한다. 중국인들은 이를 '인육수색(人肉搜索)'이라 한다. 신상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헤게모니'. 탄생지인 이탈리아어로 'Egemonia(에게모니아)', 영어로 'Hegemony(히저모니, 히게모니)', 독일어로 'Hegemonie(헤게모니)’이다. ‘헤게모니’는 영어 ‘Hegemony’의 독일어 발음이다. 표기와 발음의 불일치이다. 많은 학자가 ‘Hegemony'라 표기하면서 발음은 헤게모니, 발음과 표기에 뭔가 좀 앞뒤가 뒤틀린 느낌이다.헤게모니의 뜻은 '지배권 또는 패권(覇權)'이다. 헤게모니의 주체가 국가나 집단 등 물리적일 수도 있고, 문화나 가치 등 정신적일 수도 있다. 헤게모니는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공론장(公論場:public sphere). 개인들이 어떤 주제를 놓고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고 정치적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삶의 영역이다. 이른바 담론적 공간이다. 이 영역은 얼굴을 맞댄 공간과 그렇지 않은 인터넷 공간도 해당한다. 토론에는 단, 조건이 있다. 반드시 참여자들은 발언에 차별이 없는 동등한 자격이 필요하며 토론은 마구잡이가 아닌 이성과 합리성에 입각한다.공론장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라 볼 수 있다. 폴리스에는 산언덕 위의 성채인 아크로폴리스와 아래에는 광장인 아
김동우 YTN 충청본부장아주 멀지 않은 옛날 어느 농촌 마을 저녁. 전(煎·생선이나 고기, 채소 따위를 얇게 썰거나 다져 양념을 한 뒤, 밀가루를 묻혀 기름에 지진 음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부치는 기름 냄새가 온 마을을 휘감는다. 분명 어느 집의 제삿날이다. 제삿날이 되면 잘 살고 못 사는 집 관계없이 전을 반드시 부친다. 제수용 음식에서 사정상 일부 음식은 빼놓아도 되지만 이 전만큼은 한의원의 감초 격이었다.그러니 들기름 냄새가 온 마을에 진동할 수밖에 없다. 왜 제삿날에 반드시 전을 부쳐야만 했는가.제사는 조상의 신령(神靈)
맹꽁이. 개구리목 맹꽁잇과의 양서류다. 지금이야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 종으로 귀한 몸이지만 1960~70년대만 해도 장마철이면 습지나 텃밭 등에는 맹꽁이들의 합창이 요란했다. 배짱 좋은 놈은 아예 마당까지 나와 울어대다 아이들에게 싸릿가지로 몰매를 맞기도 했다. 맹꽁이의 등을 살살 때리면 울음주머니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 재미있기 때문이었다. 맹꽁이는 개구리와 달리 다리가 짧아 빨리 뛰지 못하고 엉금엉금 기어가는 데다 뒷발로 구멍을 판 뒤 머리를 내밀고 숨어 있어 아이들이 쉽게 잡을 수 있었다.이 맹꽁이는 정말 맹꽁이일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Grid'는 격자(格子)로 바둑판 줄이나 석쇠의 망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여기서는 전기나 가스를 전달해 주는 배급망, 전력망이다. 전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는 전력망을 격자에 비유한 것이다. 'Smart'가 ‘똑똑한’이라는 뜻이니 스마트 그리드는 '똑똑한 전력망'이다. 이른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으로 불린다.갈수록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다. 예전에 없던 폭염주의보, 특보가 발효된다. 갱신하는 스포츠 기록만큼이나 온도 역시 기록경신이 쉴 사이 없이 일어난다. 당연히 에어컨 가동 등에 따
보수(報酬). '고맙게 해 준 데 대한 보답' 또는 '일한 대가로 주는 돈이나 물품'을 뜻한다. "이달부터 임금 피크제에 걸려 보수가 절반으로 줄어 절약해야 한다." "이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수당받기 다 글렀어. 결국 보수가 준 셈이지. 빌어먹을." '보수'는 이익이나 혜택을 제공한 사람이 그 이익이나 혜택을 받은 사람으로부터 받는 보상이다.한자어로 풀어보면 '보(報)'와 '수(酬)'는 모두 '갚다'는 뜻이다. 이렇다면 동의어반복으로 언어의 절약차원에서 비경제적이다. 이런데도 왜 보수란 말이 쓰였고 숨겨진 의미는 무엇일까.'
"넓고 넓은 바다라고 말들 하지만 나는 나는 넓은 게 또 하나 있지. 사람 되라 이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 바다 그보다도 넓은 것 같애." 아주 흔히 불러봤고 가슴 찡하게 울리는 어머니 노래 2절이다. 어머니의 은혜가 바다와 같다는 얘기다. 왜 은혜가 바다와 같다고 했을까. 정말 어머니 은혜가 최고 넓은 것이라면 태양계 더 나아가 우주라 하지 말이다.한글로 보면 두 단어 사이 어떤 관계가 없다. 한자로 보면 관계가 밀접함을 금방 알 수 있다. 어머니는 한자어로 모(母)이다. 갑골문에서는 '母'와 '女'가 매우 비슷한 모습으로 그려져
오이디푸스가 테베를 떠나 방황을 하던 중 좁은 길에서 마차를 타고 오는 노인과 그 신하들을 만났다. 서로 비켜달라는 실랑이를 벌이다 그는 그 노인을 죽인 뒤 무사히 길을 통과했다. 한참을 가던 중 지혜의 신 스핑크스를 만났다. 이곳을 통과하려면 스핑크스가 내는 수수께끼를 풀어야 했다.수수께끼는 '아침에는 네 발로, 점심에는 두 발로, 저녁에는 세발로 걷는 것'이 무엇이냐 였다. 그는 '인간'이라고 답했다. 정답이었다. 어려서는 손과 발로 기어 다니지만 어느 정도 자라면 두 발로 걷는다. 더 나이가 들어 두 발에 힘이 빠지면 지팡이가
'넉살' '부끄러운 기색 없이 비위 좋게 구는 짓이나 성미'를 뜻한다.'넉살'은 19세기 문헌에 나타나 현재에 이르고 있다.'넉살'은 '넉'과 '살'이 결합한 것으로 추정되나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 학계의 주장이다. 용언으로 '좋다', '부리다', '피우다' 등이 쓰인다."거참, 그놈 생긴 것과 다르게 넉살 하나는 좋구먼". "술김에 넉살 피우지 마래이. 스타일 완전 구긴데이."사전적 의미로 '넉살'의 '넉'은 수량의 넷(四)을, '살'은 '나이의 단위 또는 창문이나 연(鳶), 부채, 바퀴 따위의 뼈대가 되는 부분' 등 다양한 뜻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