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으레 목례를 나누곤 했던 옆집 40대 부부. 어느 날 갑자기 이사를 가고 말았다. 아파트 층간 소음 분쟁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초등학교 2학년, 5학생 두 아들 녀석을 두었던 이들 부부는 비교적 순탄한 가정을 꾸려가는 듯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한번 써본 사람을 중용하는 인사스타일, 2인자를 두지 않는 그의 용인술이 두드러진다. 지역 안배보다는 실무형 친정체제에 방점이 찍혔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청와대 비서실장이 모두 영...
얼마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전격적인 사임 발표로 전 세계가 충격과 감동의 물결에 휩싸였다. 종신 임기가 보장된 교황이 중도에 자진해서 성스러운 그 무게를 내려놓는다는 건 흔치 않다. 가톨릭의 오랜 전통을 깨고 선종(善終)하기도 전에 성좌에서 내려온 것은 598년만...
머지않아 역사의 뒤편으로 퇴장하게 될 '이명박 정권'과 정권출범 한 달을 앞두고 있는 '박근혜 차기정권' 사이에 미묘한 강이 흐른다. 이들 정치권력 간엔 '정권 재창출-정권 연장'의 과업을 이뤄냈기에 협력적 모드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래도 몇몇 구체적 사안에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심기가 많이 불편한 듯하다. 자신이 내세웠던 대선 핵심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정부 해당 부처에서 제동을 거는 모양새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기초연금, 4대 중증질환 치료비 국가책임, 군복무 기간 단축 등의 공약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국방부 등이 ...
이명박 정부의 인사시스템이 임기 중 제대로 작동됐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탕평인사 의지가 안중에도 없었던 듯하다. 임기 초반부터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강부자 정권으로 낙인찍혔다. 정권 출범 초 인사청문회 결과 장관 후보자 15명 중 3명이나 낙마한 ...
이틀 후면 향후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고 나아갈 새 대통령을 뽑는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간 초박빙 양강 구도가 구축돼 있는 터라 누가 국민의 부름을 받게 될 건지 예측하기 힘들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선 막판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
# 2003년 3월 9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평검사의 공개 토론회. 헌정사상 처음 있었던 일이다. TV로 전국에 생중계됐다. 대통령 취임 초인데다 토론 형식의 파격성과 인사문제에서 촉발된 검찰개혁이라는 주제의 엄중함에 비춰볼 때 일대 사건이라고 할만하다. 평검사들이 대...
이명박 정부가 충청지역민에게 남긴 '정책 트라우마'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대표적인 게 ‘세종시 원안 뒤집기’이었다. 논란 끝에 2010년 6월 29일 국회에서 '수정안'이 부결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래선지 대통령은 세종시를 아직도 방문하지 않고 있다. 또 하나 ...
'선진당의 종말'을 보는 지역민의 심사가 편할 리가 없다. 선진당이 충청지역 기반 정당인 탓에 지역민으로선 그만큼 애착심을 가졌던 것도 숨길 수 없다. 지역민이 선진당에 대해 때론 지지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다가도 눈에 벗어나면 어김없이 채찍을 서슴지 않았던 것은 그...
정치권에는 영원한 적이나 동지가 없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요즘이다. 승자의 논리, 정치공학적인 셈법만이 춤을 춘다. 어제의 적과 동침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선거 때만 되면 으레 정치인의 철새논쟁이나 정당 간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야권 단일화 문제가 12·19 ...
대통령선거 70여일을 앞두고 대선 판도가 요동을 치면서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각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박근혜(새누리당), 문재인(민주통합당), 안철수(무소속)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중 일단 걸러진 민심이 앞으로 어떤 ...
중앙행정 권력이 세종시로 본격 이동하고 있다. 16개 중앙행정기관과 20개 소속기관 등 36개 정부기관이 2014년까지 3단계로 나눠 세종시로 옮겨온다. 국무총리실 선발대가 세종청사 이전을 마치고 오늘 오전 입주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한다. ‘수도 서울’ 600년 역사상...
선진당의 심사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유한식 세종시장에 이어 이명수 국회의원 그리고 기초의회의원들이 선진당에서 잇따라 탈당, 새누리당으로 옮겨가면서부터다. 이른바 '철새 논쟁'이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연일 내놓는 선진당의 논평 수위가 예사롭지 않다. 선진당은...
대선후보 경선 국면에서 보여준 여야의 '흥행 성적'은 몇 점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모두 '참패'에 가깝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도 없고 가슴 찌릿하게 뒤흔드는 감동도 없다. 뭔가 쫓기듯 오고 가는 여러 군상들이 오버랩될 따름이다. 영 시원치가 않다. 경선 ...
선진통일당의 처지가 위태롭다. 4·11 총선 당시의 '공천헌금 의혹'에다 '회계부실'로 전·현직 국회의원은 물론 당대표 비서실장, 공천심사위원, 조직국장 등 당료들까지 줄줄이 검찰수사 대상에 올랐다. 중앙선관위가 회계책임자에 대한 감독 태만을 이유로 정치자금법을...
미꾸라지를 튼튼하게 키우는 방법은 뭘까. 해답은 간단하다. 메기를 미꾸라지가 살고 있는 논에 풀어 놓으면 그만이다. 미꾸라지가 메기에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이리저리 도망쳐 다녀야 하고, 그러자면 더 많이 먹어야 한다. 메기라는 천적이 미꾸라지에게 살을 찌우게 하고 생존력...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지 5년이 가까워오지만 피해 어민들에게 드리워진 ‘트라우마’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 사고 당시 삶의 터전인 서해 일대를 몽땅 집어 삼켰던 시커먼 공포가 여간 심각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어느 날 갑자기 생계 수단이 망가진 그들의 가슴엔 그...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전국이 바짝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104년만의 가뭄이다. 저수지와 논바닥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졌다. 여기저기 지하수맥을 찾아 관정을 파보았지만 그 결과는 시원치 않다. 그야말로 민심도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농민들이 망가진 농사에 울화병이...
중화(中華)사상의 뿌리는 꽤나 깊다. 중국 한족漢族)이 갖고 있는 우월주의, 선민(選民) 의식이 바로 그것이다. 그들은 자기 문화 이외의 것은 오랑캐의 것이라 하여 천대하기 일쑤였다. 한족 이외의 사람들은 방향에 따라 남만(南蠻)·북적(北狄)·동이(東夷)·서융(西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