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도연(11·가명)가 이상증세를 보인 것은 2년 전 겨울. 엄마 이 씨가 한창 유방암 투병 중으로 항암치료를 받던 시기다. 맞벌이 부모 탓에 조부모와 오랜 시간을 보냈던 도연이와 지연(9·가명)이 남매는 늘 외로웠다. 부모 관심과 사랑 속에 근심 걱정 없이 자라야 할 남매의 유년시절의 기억은 고성과 욕설뿐이다. 지난해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술 없이 사는 날이 없었고, 가장이었던 할머니는 그런 할아...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이혼 후 전라도에서 딸아이와 도망치듯 연고 없는 대전으로 올라왔다. 모든게 낯이 설었다. 방 값과 이사 비용을 빼니 수중에 단돈 5만원 남았다.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돌싱맘 정성희(42·가명) 씨가 남편과의 이혼을 결심한 것은 아마도 그때가 아닐까 싶다. 없는 살림과 남편이 만들어 놓은 끊임없는 빚 독촉에도 절대 손을 대지 않았던 딸 소예(10·가명)의 아동수당 통장. 매달 20여만원을 수년 간 모아 500만원의 목돈을 만들어 놨다.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남편은 세명의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숨겼고 아내 정성희(42·가명) 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유부녀였던 동거녀는 아이만 낳은 채 버리고 도망갔고 남편의 어머니, 즉 정 씨의 시어머니가 홀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었다.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딸 아이를 임신하고 배가 한창 불러왔을 때다. 혼인신고만 급하게 하고 제대로 된 상견례조차 없었던 정성희(42·가명) 씨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시댁인 경기도 양평으로 갔다. 곧 있으면 출산을 할 텐데 시어머니께 인사 한 번은 제대로 드려야겠다 싶었다. 긴장 되는 마음을 부여잡고 남편과 함께 시댁에 도착한 정 씨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도했다. 제발 꿈이길 바랐다. 아니 꿈이라도 싫었다. 낡은 시골집에서 늙은 노모는 홀로 손자 셋을 키우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남편의 숨겨둔 자식들이었다. 남편은 정 씨는 만나기 수년 전 여자와 동...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당장 먹을 쌀이 없어서 고민을 거듭하다 친정에 손을 벌렸어요. 아이들이 배 곯는건 못 보겠더라고요.” 재혼가정 장연자(52·가명) 씨네 식구는 겨울나기가 유독 힘들다. 상대방의 외도로 각각 결혼에 실패한 장 씨 부부는 삼년 전 병원에서 운명같이 만났다. 자신보다 열 살이나 어리고 전처와의 자식이 넷이나 되는 남편 김(42·가명) 씨와의 재혼 결정에 친정은 펄쩍 뛰며 반대했다. 하지만 홀로 외...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친엄마도 버리고 간 아이들을 비록 새엄마지만 훨씬 더 잘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다섯 남매를 둔 열살 연하의 남자와 재혼한 장연자(52·가명) 씨는 오늘도 이를 악문다. 주변의 만류와 친정엄마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들의 엄마로 살겠다는 의지를 저버리지 않은 것은 어딘가 살고 있을 장 씨의 친 딸 때문이었다. 장 씨 역시 이혼의 아픔이 있고, 그 과정에서 딸의 양육권을 전남편에게 뺏겨 마음의 상처가 깊다. 그는 “내 딸 역시 엄마 없이 외롭게 컸을 걸 생각하니 이 아이들에게 애착이 더 갔다”며 “...
[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10년간 키운 아들이 친자식이 아니라니… 출생의 비밀은 흔한 아침드라마에서나 있는 일인 줄만 알았다. 말도 안되는 막장 드라마의 소재가 내 이야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철없던 스물 두살의 김정식(42·가명) 씨는 아직도 그 때 그 일이 생생하다. 하룻밤 불나방 같은 사고로 김 씨는 지금의 장남 성진(20·가명)이를 낳게 됐다. 성진이 엄마는 아이만 낳고 집을 나가 버렸고 김 씨는 갖은 고생을 다하며...
[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찰리 채플린의 이 명언은 아마 이들 가족을 두고 생겨난 말이 아닐까 싶다. 엄마 장연자(52·가명) 씨가 남편 김정식(42·가명) 씨를 만난 것은 삼년 전 대전의 한 병원. 식당 일을 했던 장 씨는 허리와 다리를 다쳐 정형외과에 입원을 했고 퇴원을 단 이틀 남겨 두고 있었다. 한 남성이 다리에 깁스를 한 채 복도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었고 장 씨는 그런 그의...
아이들 미래, 되물림 되지 않길…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한국은 고마운 나라지만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아직 걱정이 큽니다” 몽골에서 온 나(31·가명) 씨 부부는 기해년 새해가 밝았지만 남들처럼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세 자녀가 한 살 한 살 커가며 부모 품에서 벗어날수록 이들 부부의 걱정은 커져만 간다. 나 씨는 초등학교 때 이혼한 어머니를 따라 한국에 왔지만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며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 기억이 있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나 씨의 마음은 차갑게 얼어붙는다. 본인이 입는 상처는 얼...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얼마 전 편지 한 장이 전해졌다. 지난 9월 충청투데이 러브투게더 캠페인에 보도된 수영 영재 진형이(14·가명·사진)의 아버지로부터 온 편지였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눌러쓴 손 편지에선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앞서 진형이는 육남매 중 둘째로 수영선수가 꿈이지만 생활고로 지원이 어려웠던 사례로 소개가 됐었다. 이들 가정은 진형이의 월 50만원 수영 레슨비를 감당하지 못해 포기해야 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이 큰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진형이는 수영에 대한 간절함이 있는 아이로 주변 이웃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은 바 있...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올해 러브투게더 캠페인에 함께 동행 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 홍혜원·구예진〈사진〉 사원은 아이들의 작지만 큰 변화를 위해 도움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매달 아프고 힘든 아이들을 만나며 울기도, 때론 웃기도 한 이들에게, 올해 소개된 열한 가정 모두는 마음 깊숙한 곳에 소중하고 감사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홍혜원 사원은 “러브투게더는 나눔을 전달하고 확산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며 “대전지역 소외계층 아동 사연을 많은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기여를 했지만 온라인 모금활동인 해피빈이나 타 방송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