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그림에서 사랑이 넘친다. 색채가 화려하고 몽환적이다. 화가는 현실이 아닌 이상 세계를 그린 듯 싶다. 하지만, 그는 이상적 꿈이 아닌 자신의 추억을 그린 것이란다. 내가 처음 본 마르크 샤갈 (Marc Chagall 1887~1985) 작품은 뾰족한 도시 지붕 위 하늘을 나는 두 남녀, ‘도시 위에서’란 그림이다. 독특한 그림 속 연인의 사랑의 깊이는 어느 만큼일까? 라고 의문을 품은 적 있다. 그림 ‘산책’도 같은 분위기다. 녹색 지붕 위로 하늘을 날아오르는 붉은 드레스의 여성을 건장한 남성이 왼손으로 잡고 있는 형상... [충청투데이]
인터넷 커뮤니트 사이트인 '워마드'에 올라온 '성체훼손사진'에 대한 기사는 필자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충격이었다. 필자가 가톨릭 교회의 성직자(신부)이기에 이런 충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독자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회적 입장을 배제하더라도 이번 '성체훼손사건'을 통해 드러난 우리나라 시민사회 문화에 대해 되돌아 볼 필요가 있겠다. 오늘날 시민사회는 국가의 통제와 간섭에서 벗어나 보다 더 자유로운 조건에서 사회적 활동을 하는 영역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런 시민사회의 특징은 1990년대 동구권의 사회주의 체제가... [충청투데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小暑)가 지난 7일이었다. 소서는 24절기 중 11번째 절기로 '작은 더위'라 불린다. 이때는 여름 장마철로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을 가로질러 장기간 머무르기 때문에 습도가 높고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한다. 장마와 함께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바로 태풍이다. 태풍이 다가오면 강풍과 함께 많은 비를 동반하여 큰 피해를 준다. 올해도 태국어로 '비의 신'을 뜻하는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한반도에 많은 비를 뿌리고 지나갔다. 이번 태풍은 다행히 많은 재산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과거 2002년 태풍... [충청투데이]
수많은 호국영령들이 영면하고 계신 대전현충원에는 베일에 쌓인 수호천사가 있다. 그 주인공은 수년째 여러 호국영령들을 정성껏 돌보는 무명(無名)의 가정주부다. 그가 대전현충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고(故) 오충현 공군대령 때문인 것 같다. 그는 2010년 3월 2일 비행사고로 순직한 오 대령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책 ‘하늘에 새긴 영원한 사랑, 조국’을 읽은 것이 계기였다고 고백했다. 2015년 그는 오 대령 묘지에 '기억합니다. 애독자 가정주부 2015.5.15'라는 글귀가 새겨진 돌화병 2개를 선물했다. 2016년에는 오 대령... [충청투데이]
세상에는 소소한 행복이 곳곳에 널려있다. 나는 행복을 거저 얻기를 원치 않는다. 일상에서 짬을 내 손수 만들고 누리길 원한다. 더불어 그 행복을 친한 벗이나 지인과 나누길 좋아한다. 식물을 키우다 보니 이른 새벽에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밤과 낮이 바뀌는 푸르스름한 빛의 경계, 그 찰나의 순간과 고개를 수굿하게 떨군 개양귀비가 꽃봉오리를 들거나 털북숭이 껍질을 벗는 몸짓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손을 뻗으며 하늘이 닿을 것 같은 테라스 공간을 나는 '하늘정원'이라 부른다. 삼 년 째 머무는 24층 복층 아... [충청투데이]
지난 5월 4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시·도지사가 사회 서비스원을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사회 서비스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사회서비스원법)이 발의됐다. 현 정부와 일부 국회의원들은 이미 '사회복지공단', '사회복지진흥원' 등의 가칭으로 본 법률안을 위한 의견수렴의 시간을 가져왔다. 사회 서비스원법에서는 사회 서비스의 질 향상과 유지, 효율화를 위한 사회 서비스의 표준 운영 모델 구축과 확산, 관리의 기능과 일부 공공 서비스에 대한 민간 위탁 방식의 운영이 아닌 공공부문을 통한 직접 서비스 ... [충청투데이]
우리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꿈을 꾼다. 바로 눈앞의 본능에 충실하기보다 긴 시간을 계획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기업이나 국가 역시 마찬가지이다. 기업은 미션과 비전을 설정하고 조직구성원을 적재적소에 배치시키며, 국가는 사회 구성원의 합의에 따라 이상사회를 설정하여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게 된다. 지난 주 통계청은 1분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그냥 쉰다’고 대답한 인구가 약 200만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일자리 공급과 관계있는 기업투자 역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투자증가율이 2010년 이후 ... [충청투데이]
한국 사회에서 '모럴 헤저드(moral hazard)'는 '도덕적 해이'로 통한다. 지식인 집단이라는 교수들조차도 그렇게 쓴다. 하지만 모럴 헤저드의 정확한 번역은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도덕적 위험'이다. 영어 천국 대한민국에서 이런 엉터리 번역이 통용되는 이유를 난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아는 한, 모럴 헤저드란 용어를 세계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미 스탠퍼드대 교수를 역임했던 케네스 애로(Kenneth J. Arrow)교수다. 그는 자신의 논문에서 모럴은 '해이(relaxation)'가 아... [충청투데이]
무남독녀로 태어나 조실부모하고, 할아버지 아래서 홀로 자란 '어느' 어머니의 이야기다. 어머니는 출가 후 딸만 넷을 낳고 남편과 사별했다. 아들 하나가 소원이었던 어머니는 재가하여 아들만 내리 넷을 낳았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어머니가 할 수 있었던 건 '나 아니면 안된다!'였다. 공사판에서 막노동하는 남편의 벌이로는 자신의 '원죄'인 아들들을 가르친다는 건 어림도 없었기에 '나 아니면 안된다!'며 세상에 뛰어들었다. 서문동에서 5원짜리 찐빵을 팔고, 성북구 윤 보좌관 집에서 (당시 호칭으로) 식모살이도 했다. 어머니의 이... [충청투데이]
가톨릭 신학의 한 분야인 사회교리(사회학)의 개념 중에는 '공동선(共同善)'이 있다. 물론 가톨릭 신학 이외에 철학이나 경제학 등의 영역에서도 이 개념은 사용되지만, 강조점에 있어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최소한 가톨릭 사회학 안에서 말하는 공동선은 재산의 공유를 추구하는 '공산주의'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말하는 '공리주의', 또한 국가를 위해 국민의 무조건적인 순종을 내포하는 '전체주의'와는 차별을 둔다. 공동선의 중심은 '인간의 존엄성'에 있다. 즉 인간의 존엄성이 최대한 실현되는 것을 사회 공동체가 추구해야 될 선(善... [충청투데이]
매년 5월에 다양한 행사가 많다. 그 중에서 필자는 초등학교 시절, 소풍가는 날을 가장 좋아했다. 소풍 가는 길에 친구들과 장난을 치고 맛있는 음식들을 먹었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소풍에서 가장 재밌있었던 것은 '보물찾기'였다. 나에게 없었던 필요한 물건을 찾게 되면 정말 한없이 기뻤던 기억이 난다. 최근 우리사회에 가장 필요한 반짝반짝 빛나는 '보물'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많은 사회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가치를 고민해 보자. 필자는 '소통(疏通)'이라는 단어를 꼽고 싶다. 소통이란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을 ... [충청투데이]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건국 100주년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좌파 대통령의 역사읽기에 편승해서 일어나는 예견된 현상이다. 대통령은 금년도 3·1절 경축사에서 몇 가지 우려스런 발언을 했다. "광복은 결코 밖에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선조들이 최후의 일각까지 죽음을 무릅쓰고 함께 싸워 이뤄낸 결과입니다", "새로운 국민주권의 역사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향해 다시 써지기 시작했습니다" 등이 그 한 예다. 대통령의 발언은 파괴력을 갖는다. 권력자이기 때문이다. 그의 지시로 전 정권이 만든 국정 역사교과서는 한... [충청투데이]
두 달 전 공직생활을 마감하면서 앞으로는 '사회인'의 옷을 벗고 '자연인'으로 살겠다고 다짐했었다. '나도 자연인이다!'라고 외친 것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이미 자연인이 아니다. 월급 받는 사회인으로 512개월을 지낸 사람이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한 것 자체가 너무 경솔하고 섣부른 짓이었다. 많은 지인들이 "이 친구 또 허풍을 치는구나!"하고 실소했을 것이다. 이 '다짐'과 '허풍'과는 관계없이 언제부턴가 산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TV 프로그램을 자주 보게 됐다. 그 이유는 이 프로그램이 40~50대에게... [충청투데이]
지난 1월 어느 여 검사의 폭로로부터 시작해 우리나라는 미투 운동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광범위한 권한을 갖는 고위 공무원 집단인 검찰 조직은 누구보다 더 철저한 도덕성이 요구된다. 그런데 검찰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스러운 행동을 보인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그 후 법조계뿐만이 아니라, 정치계, 언론계, 종교계, 문화 예술계와 교육계 등 사회 전반에 퍼져있던 성희롱, 성추행 그리고 더 나아가 성폭행 사건들은 놀라움과 실망감을 넘어 충격과 분노를 일으킬 정도다. 많은 미투 사례에 등장하는 가해자들은 피해자와의 관계에서는 ... [충청투데이]
조선시대 유난히도 많은 비가 내리던 여름날, 비가 새는 허름한 어느 초가 방안에서 우산을 들고 이리 저리 자리를 옮겨다니는 모습을 어이없게 바라보고 있던 부인에게 "이런 우산도 없는 다른 집은 비를 어떻게 피하겠소? 참 안타까운 일이요"라고 남편은 말했다. 그러자 부인은 "우산이 없는 집이라도 우리처럼 비가 새지 않을텐데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라고 하자, 남편은 "그것 참 그렇기도 하군" 웃으며 말하였다. 어느 가난한 부부의 대화 같지만 조선 초기 만인지상 우의정을 지낸 류관(柳寬)의 이야기다. 화려한 비단옷에 높은 관직... [충청투데이]
지금 대한민국 국군이 울고 있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공영방송 KBS가 공개적으로 군(軍)의 명예를 훼손했기 때문이다. 군에 대한 대통령의 뒤틀린 역사인식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통령은 UN총회 연설(2017년 9월 21일)에서 북한 김일성집단이 일으킨 6·25남침전쟁을 내전(內戰)으로 규정했다. 내전이라 함은 전쟁 책임이 국군과 북한군에게 50%씩 있다는 얘기다. 그게 사실인가? 그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군과 UN군으로 참전한 16개국의 노병들은 모욕감을 느껴야만 했다. 또 대통령은 베트남과 UAE 방문을 핑계로... [충청투데이]
어떤 마을에 유명한 의사 선생님이 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모두가 그를 찾아가서 치료를 받았다. 그 의사 선생님은 환자의 얼굴과 걸음걸이만 봐도 어디가 아픈지 척척 알아내 처방을 해 주는 명의였다. 그런 의사선생님이 나이가 들어서 세상을 떠나게 됐다. 마을 사람들은 의사를 찾아가 그의 임종을 지켜봤다. 죽음을 앞둔 의사가 말을 했다. 나보다 휠씬 더 훌륭한 세 명의 의사가 있다고 말하면서 소개하기 시작했다. “그 의사의 이름은 음식과 수면과 운동입니다. 음식은 위의 75%만 채우고 절대로 과식하지 마십시오. 수... [충청투데이]
언젠가 독일인 친구와 한국과 독일의 사회·문화적 차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독일인 친구는 한국의 여러 문화 중에서도 특별히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들의 영업시간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그 당시에는 아직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2012년 1월 17일)이 나오기 전이었기에 24시간 편의점 뿐만이 아니라, 대형마트들 또한 연중무휴에 가까운 영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독일은 저녁 7~8시만 되면 대형마트나 백화점 뿐만이 아니라 골목의 작은 가게들까지도 영업을 마치던 시기였다. 또한 일요일은 특례업종을 제외한 영업점들이... [최윤서 기자]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반도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채워진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이 2달간의 대장정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번 지구촌 축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컬링팀은 ‘영미~!’·‘안경선배’라는 유행어를 낳았고, 크로스컨트리 신의현 선수의 투혼은 우리에게 한편의 드라마로 무한감동을 주었다. 패럴림픽의 개막식 무대 소프라노 조수미의 "함께 달려 나가자"라는 올림픽 주제가처럼 온 국민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한편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은 시대의 기술발전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대표적으로 평창올림픽의... [충청투데이]
현충사의 박정희 현판은 보존하는 쪽으로 결론 났다. 문화재청의 고뇌 깊은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무신(武臣)이 하대(下待)받던 조선시대에 이순신을 올바로 평가한 인물은 숙종과 정조였다. 두 분은 조선에서 성공한 임금이란 공통점이 있다. 숙종은 충청도 유생 서후경의 상소(1704년)를 계기로 현충사를 건립(1706년)하고 '현충(顯忠)'이란 휘호(1707년)를 내렸다. 정조는 ‘이 충무공 전서’를 출간(1795년)했다. 박정희의 이순신 사랑은 두 임금 못지않게 각별했다. 그는 풍상우로(風霜雨露)로 초라해진 현충사를 지금처럼 장엄...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