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의 남편이 아내를 부를 때 늘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아무개 씨’했다. 그런데 한 번은 그 남편이 친구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집에 전화할 일이 있어서 전화를 하는데 아내에게 ‘여보’라고 부르더라는 것이다. 친구들이 깜짝 놀라서 네가 어떻게 아내를 부를 때 이름을 부르지 않고 ‘여보’라고 하느냐? 했더니 그 남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갑자기 아내 이름이 생각이 안나서…”. 최근 우리 사회는 디지털 치매 환자가 늘어가고 있다. 스마트는 이름 그대로 똑똑한 것인데 똑똑한 기계를 쓰는 사람들이 점점 덜 똑똑... [충청투데이]
제7회 지방동시선거가 10일도 남지 않았다. 여러 직위에 도전하는 후보들의 유세가 뜨겁다. 거리는 현수막으로 넘쳐나고 정보 매체마다 주장과 약속들이 넘쳐 난다.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후보자들을 잘 살펴봐야 할 때다. '거짓말'을 검색어로 하여 웹 서핑을 즐기던 중 재미있는 글을 하나 읽었다. 미국 대학에서 정치학 강의를 하고 있는 남태현 교수가 쓴 '정치인의 거짓말'이라는 글이다. 남 교수는 '모든 정치인은 거짓말을 한다: 어떤 이들은 다른 이들보다 더'라는 뉴욕타임즈의 컬럼을 소개했다. 신문 ... [충청투데이]
제7대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 왔다. 후보자들의 홍보현수막이 많은 건물에 부착돼 펄럭이고 주요 사거리에서 시민에게 인사하는 후보자들을 만나게 된다. 공약과 이행계획 등이 담긴 선거공약서나 공보가 배부되기 이전이기는 하지만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각종 현수막에 쓰인 문구들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공허하기도 하다. '미래', '발전', '행복', '돈·경제', '민생'… 청소년 사망원인 1위 자살, 극도로 피폐해진 청년의 삶을 상징하는 N포세대, 청·장년들의 세계 최장노동시간, 노인층의 빈곤과 세계최고의 자살률. 우... [충청투데이]
최근 인상적인 영상을 하나 봤다. 국내 한 유명 건축가가 등장해 학교 공간의 변화를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이 건축가는 학교가 교도소와 똑같다고 평가했다. 건물 하나, 운동장 하나, 담장으로 둘러싼 학교가 학생들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통제하도록 돼 있어 교도소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또 운동장은 소수를 위한 축구 공간에 불과하다며 다른 아이들이 책을 읽거나 그늘에 앉아 쉴 공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식은 책에서 배우고 지혜는 자연에서 배운다며 아이들을 실내공간에 가둬 두지 말라고도 했다. 학교에 점차 빈 교실이 늘어나니 부셔... [충청투데이]
조선시대에 19세에 장원급제를 해 20세에 경기도 파주군수가 된 맹사성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19살 때 장원급제가 됐으니 얼마나 당당하고 얼마나 교만한 마음을 가졌겠습니까? 그런데 맹사성이 파주 군수로 가기 전에 당대에 고명한 선생을 찾아가서 이 고을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좌우명을 하나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고명한 선생은 “항상 착한 일만 하고 나쁜 일은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해 줬습니다. 그러니까 맹사성이 “그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말이지 않소. 먼 길을 찾아온 사람에게 누구나 다 아는 소리를 들으려고... [충청투데이]
사람들은 종종 권위 있는 사람이나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문제를 해결해 주리라 믿는다. 단순한 사안이라면 모르겠지만 복잡한 사회적 문제일 경우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 장관을 지낸 어떤 사람이 초등학교 빈 교실을 공공보육시설로 활용하자는 제안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렸다. 상당한 팬덤을 지니고 있는 이의 의견에 열렬한 호응이 뒤따랐다. 그러나 초등교사를 중심으로 만만치 않은 반론이 이어졌다. 빈 교실이 생기는 곳과 국·공립 어린이집 수요가 생기는 곳이 일치하지 않으며, 설사 빈 교실이 생긴다 하더라도 학교 본... [충청투데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약이 넘친다. 이제까지 어떤 선거였든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공약과 슬로건이 적지 않았다. 실현 가능성은 제쳐 두고 듣는 사람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공약이 많았다. "국회의원 정수를 3분의 1로 줄인다." 참 멋있는(?) 공약이다. 국민의 관심을 끌어 보자는 황당한 공약은 더 많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정치인들을 모조리 때려죽이겠다", "신안 앞바다 보물을 캐내서 모두를 부자로 만들겠다". 결혼수당 1억 원, 당선 즉시 계엄선포 후 국회의원 전원 구속…. 나아가 불효자를 사형에 처한다는 서글픈 공약에... [충청투데이]
되풀이 되는 일들이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들이 많다. 학교도 그렇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과연 사소한 일인가, 이대로 좋은가 묻고 싶은 것들도 제법 있다. # 합죽이가 됩시다 최근 인터넷 신문에서 본 기사다. 조카의 입학식에 참석한 기자가 "합죽이가 됩시다. 합!"이라며 아이들을 조용하게 만드는 장면을 보고 문제의식을 느꼈다. 합죽이는 '이가 빠져서 입과 볼이 움푹 들어간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인데, 하필이면 외모를 비하하는 말을 써서 소란스러운 아이들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단체 행사에는 질서와... [충청투데이]
리로이 쿠프만이 지은 ‘아름다운 혀’라는 작은 책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우리의 혀는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혀가 그냥 아름다워지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사용할 때 아름다워 진다는 것이다. 우리의 몸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는 다이어트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한다. 우리의 눈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거울도 들여다 보아야 하고 화장도 해야 하고 돈을 들여서 쌍꺼풀 수술을 해야 눈이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나 우리의 혀를 아름답게 하기 위해 화장을 하거나 쇼핑을 하지 않는다. 혀를 날씬하게 하기 위해 다이어트도 하거... [충청투데이]
청주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나 함께 달려가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경제란 흐름의 미학’이라는 것은 누구나 동감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흐름의 경제를 분석하고 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그냥 타인이 주장하고 분석한 주제들을 거론하거나 진실인 듯 주장하곤 한다. 왜 일까? 그것은 타인의 경제, 이야기하는 경제, 바라보는 경제의 성장과 흐름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청주는 아직도 해외나 우리 국민의 일부만 기억하고, 생각하고 있는 직지에만 몰두하고 있고, 세계와 청주 경제의 흐름에 대한 줄기엔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충청투데이]
이름이 제법 긴 충북행복교육지구 사업이 2년 차를 맞았다. 기대가 큰 만큼 내실 있는 사업 추진이 요구된다. 그러기 위해서 왜 이 일을 하는지 한 번쯤 되물었으면 좋겠다. 행복교육지구 사업은 다른 시·도에서 진행하고 있는 혁신교육지구 사업의 충북도교육청 버전이다. 하지만 충북의 행복교육지구사업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광역 지방자치단체 산하 모든 시·군에서 추진된다는 점은 전국적인 사례가 없다. 도민이 거는 관심과 기대, 열의가 드높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행복교육지구사업은 교육청·지자체·지역사회가 협력해 지역 특색에 맞는... [충청투데이]
장영희 교수의 책 ‘이 아침에 축복처럼 꽃비가’라는 책에서 이런 글을 소개하고 있다. 그 책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내용 중 일부분이다. 장 교수는 무더운 날씨속에 차에 기름이 없어 주유소에 주유를 하러 들어갔다. 아르바이트를 하는지 스무살 쯤 되는 청년이 달려와서 말을 한다. “얼마나 넣어 드릴까요?”. 날씨가 무지 더워서 일하느라 셔츠가 흠뻑 젖었는데도 뭐가 그리 좋은지 얼굴에는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젊은이가 말했다. 장 교수는 퉁명스럽게 ‘가득요’라고 말하자 청년은 재빨리 주유 호스를 연결해 놓고 다시 말을 ... [충청투데이]
정말 시작이 반이었다. 많은 우려와 시행착오 속에서 충북행복교육지구가 달려온 지난 일 년, 의미 있는 결실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민·관·학이 모여 지역과 교육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충북행복교육지구를 통해 지역마다 행복교육위원회와 지원단 추진단 등이 만들어졌다. 옥천행복교육네트워크, 음성교육문화협동조합, 미원교육공동체, 생거진천교육발전공동체, 증평마을교사협회, 충주교육넷 꿈꾸는숲 등 민간 주도의 지역교육모임도 자발적으로 꾸려졌다. 제천행복교육지구 교육공동체와 행복교육괴산어울림은 ... [충청투데이]
최근 교육부가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정책을 폐기하기로 했다. 지난 9일 교육부 교과서 정책과는 "지난해 말 현장 적합성 검토 등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해 보니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표기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를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2016년 말 "한자 300자를 선정해 2019년 초등 5~6학년 교과서부터 주요 학습용어를 한자로도 함께 표기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가 초등학교 한자 교육 도입을 진행하자 한자 교육 단체와 사교육업체 등은 찬성했다. 그러나 전교조... [충청투데이]
"이리하야 구경이나 하라고 허니/ 만리장성 둘러싸흔 곳에/ 곳곳마다 문을 열어 보앗다/ 보니 춘하추동 사시절이 모다 잇는 것이엇다" - 박봉춘본 중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다 모인 공간, 온 시간을 품었기에 오히려 시간이 멈춘 공간이다. '오늘이'라는 소녀가 어려서 잃은 부모를 찾아 우주와 생명의 근원이 되는 이곳에 이르렀다. 지금은 전승이 끊어진 제주 무가, '원천강 본풀이' 속 풍경이다. 바로 여기에 '오늘'이 갖고 있는 역설적 의미가 담겨 있다. 오늘은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으로서, 멈춘 듯한 지금인 동시에 ... [충청투데이]
며칠 전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4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2008년 경기 이천 냉동창고 화재 이래 최악의 참사다. 사망자 대부분은 2층 여성 사우나 이용자들이었다. 발화지점인 1층 주차장에서 불길이 순식간에 사우나를 덮쳐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질식사한 것이다. 소방당국의 조사 결과 이번 사고 역시 안전의식 부재가 낳은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높다.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가 2015년 의정부 10층짜리 건물인 대봉그린아파트 화재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이 난 스포츠센터 건물... [충청투데이]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할 시점에 도달했다. 세월의 속도가 10대 때는 10㎞, 20대는 20㎞, 50대는 50㎞, 70대는 70㎞로 달린다는 유머를 젊어서는 농담처럼 듣고 웃었지만 이제 중년을 살면서 보니 그 말이 결코 과장된 말은 아닌 듯하다. 엊그제 시작한 한 해가 눈감았다 뜨니 막달에 와 있다. 그러나 며칠 남은 짧은 날이라고 해서 자투리로 여겨 버릴 것처럼 털어내고 새해를 맞는다면 상쾌할 것만 같지는 않다. 비록 며칠 안 남은 날이라도 잘 마무리해야 새해를 의미 있게 맞을 것 같다. 예부터 선조들은 ‘한번 시작한 일을 ... [충청투데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국민들에게는 기대를 줬던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약속이 6개월이 되도록 별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인천공항공사의 직접 고용을 최소화하려는 소극적 태도와 정규직 노조의 반발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달 23일 열린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방안 공청회'에서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비정규직 9000여 명 중 3221명을 공사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공청회장에 참여한 공사 정규직들은 야유와 고함을 보냈다고... [충청투데이]
최근, 각종 언론 기사 일면의 머리말을 유행처럼 장식하는 것이 ‘적폐 청산’이다. 그 기사의 중심을 보면 대부분이 공무원의 위법과 일탈행위에 관한 것이다. 지난 정부의 고위관료에서부터 국회의원, 판·검사, 말단 지방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마치 공직 전체가 비리의 온상이고 판도라의 상자인 것처럼 나라 안이 떠들썩하다. 또 유불리(有不利)에 따라 그것이 ‘정치보복이다’, ‘아니다’ 논쟁도 뜨겁다. 그러나 진위여부를 떠나 몹시 부끄러운 일이다. 반면에 대다수 선량한 공직자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마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충청투데이]
장종태 대전서구청장[화요글밭] 2007년 대선을 이틀 앞둔 12월 7일,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선주 현대오일뱅크)와 삼성중공업의 해상 크레인이 충돌했다. 유조선에 있던 원유 1만 2547㎘가 쏟아졌는데 이 양은 그 전까지 최악의 사고였던 1995년 ‘시프린스호 유조선 좌초 사건(호남해운 소속)’보다 2.5배, 1997년 이후 10년 동안 발생한 3915건의 사고로 인해 바다에 유출된 기름을 합친 1만 234㎘보다 많았다. 우리는 흔히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고, 성장하며 발전한다고도 한다.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