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같은 국제기구가 몰려 있어 국제회의가 항상 열리는 제네바를 스위스의 수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가 하면 스위스 최대의 도시로 중앙은행과 금융기관이 몰려 있는 취리히를 수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스위스의 수도는 인구 16만의 베른이다. 국가의 기능이 한 곳에 몰려 있는 것을 피하고 지방 중심의 독창적 자치와 분권을 지향한 결과다.
북대전(엑스포) IC에서 나오자마자 길 맞은편 구릉에 높게 휘날리는 태극기가 시야에 들어온다. 대한민국 정부기관 가운데 제일 큰 태극기가 게양돼 있는 곳 바로 여기가 한국원자력연구소다. 이 연구소의 주인 장인순(張仁順·66) 소장이 이달 29일로 과학자에게 주는 최고의 훈장 '창조장'을 받고 퇴임을 한다. "1969년 제가 유학길을 떠나는데 가난했던 어머니
지난해만 해도 전국 127개 대학에서 9000명 가까운 박사가 탄생했다. 이제 우리나라의 국내 박사 1만명을 넘어 인구 1만명당 연간 박사학위자가 175명으로 세계 3위. 그러면 우리나라 대학의 질이 세계 3위권에 들어 있는가. 불행하게도 그건 아니다. 세계 100대 명문 대학 가운데 우리나라는 1곳도 없는 게 이것을 말해 준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오늘 로마 바티칸에서는 지난 3일(한국시간) 85세로 선종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영결식이 부시 미국 대통령 등 세계 각국 지도자, 성직자,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된다. 필자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처음 뵌 것은 1984년 5월 3일 한국인 순교자 103위를 시성하기 위해 방한했을 때였다. 여의도 광장을 가득 메운 시성식 때 갑자기 하늘에서 십
한국에 진출한 외국 회사가 한국의 관습대로 돼지 머리를 놓고 고사를 지냈다. 참석자들은 막걸리를 따르며 돼지 입에 만원짜리 몇 장씩을 물리거나 돈봉투를 꽂아 놓고 절을 했다. 돼지 머리, 귀, 입, 심지어 코에까지 만원짜리 지폐가 수북이 꽂혔다. 행사가 끝나자 외국인 사장은 기분 좋게 돼지 머리를 비롯, 준비된 음식을 나누어 먹도록 지시했다. 그런데 문제는
1636년(인조 14년), 12월 9일 압록강을 건넌 청나라 태종의 10만 대군은 20일 만에 서울에 도착하여 인조 임금이 피난해 있는 남한산성을 포위했다. 이런 상황에서 끝까지 싸우자는 김상헌을 위시한 항전파와 화해를 주장하는 최명길 등의 주화파가 심한 논쟁을 벌인 끝에 결국 항복의 길을 택했다. 1637년 1월 30일 임금은 세자와 조정대신 등 500명
요즘 영화 '말아톤'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관람객 400만명을 돌파했고 계속 영화관이 붐빈다. 다섯 살 지능의 자폐증을 앓는 스무살 청년, 그래서 '마라톤'을 '말아톤'이라 발음하는 아들을 키우는 한 어머니의 뜨거운 이야기가 눈물을 흘리게 한다. 정말 어머니의 헌신적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자폐증 아들에게 자신감을 길러 주기 위해 온갖 노
가령 호남고속철도 분기점을 충북 오송역으로 결정했다고 하자. 그러면 이원종 충북지사는 한나라당을 탈당할 명분이 없다. 왜냐하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호남고속철도 분기점을 충북 오송역으로 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남고속철도 분기점의 오송역 관철을 위해 올인하고 있는 충북의 분위기를 볼 때 이 지사는 그대로 한나라당을 지키는 게
지난해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 프랑크 쉐칭이 쓴 소설 '무리(Der Schwarm)'이다. 지진으로 인한 해일 '쓰나미'가 엄청난 위력으로 인간문명을 파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연 파괴로 신음하는 바다가 인간에게 처절하게 복수하는 것이 긴장감 있게 묘사되고 있다. 이 소설은 '지구상에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과 그런 자연재
은행을 한마디로 무엇에 비유할까? 몇 사람들이 논의를 하다 다음과 같이 결정했다. "햇볕이 쨍쨍한 날에 우산을 빌려 주고 비가 오면 우산을 뺏는 게 은행이다". 정말 은행은 그렇게 표리부동할까? 요즘 '충청하나은행'을 보는 눈이 그렇다. 사실 '충청하나은행'에 '충청'이라는 이름을 붙여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런데 지난 연말 충청하나은행의 임원으로 취임
42세의 김모씨는 평범한 회사의 중견 사원이었다.어느 날 그는 건강검진에서 기관지 임파선 종양이라는 통고를 받았다. 그 순간의 충격과 절망은 그야말로 캄캄한 것이었다. 병원 문을 나서자 아내와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눈에선 눈물이 솟구쳤다. 그래도 그는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며칠 뒤 그는 수술대에 올랐는데 열고 보니 암이 아니고 물혹으로 판명을
크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이 주연한 영화를 통해 많은 감동을 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실제로 미국 아이오와주 메디슨군(카운티)에 있는 목조 다리다.소설가 로버트 제임스 왈러가 지난 92년 한 사진작가와 시심 넘치는 농부의 아내 사이에 벌어진 4일 동안의 운명적 사랑을 다루었는데 바로 그 무대가 이 다리다. 이 다리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너무도 비슷하다. 고구려의 철혈재상 연개소문(淵蓋蘇文)은 백제와 힘을 합쳐 신라가 차지하고 있던 한강 유역의 많은 성을 빼앗는 등 신라에 압박을 가했다. 이럴 때 신라가 택한 생존의 방법은 중국에 기대는 것이었다. 신라는 중국 당나라에 구원을 요청했고 당 태종은 645년 고구려에 사신을 보내 신라 침공을 중지할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서울대학을 유치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김 지사는 교육부를 방문해 춘천·원주·횡성 등 서울에서 1시간 이내의 서부권 적정지역에 500만∼600만평의 대학도시를 공영개발 형식으로 조성하고 서울대가 이전할 경우 100만∼200만평의 부지를 무상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전용고속도로, 진입도로의 개설은 물론 상하수도 설치 등 인프라도 구축하겠
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의 헌재 위헌 결정 이후 여론은 '서울공화국'과 '충청공화국'으로 나뉘어진 것 같다. 행정수도 이전이 충청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국의 균형발전을 위한 것인데도 이렇게 국론이 갈라져 있다. 대체적으로 서울에 있는 메이저 언론들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고 충청지역 분노의 소리는 한 귀퉁이에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열을 올
1960년대 그 몹시도 가난했던 시절, 당시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이 서독을 방문하는 길에 우리 광부들과 간호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위로회를 가졌다. 그리고 다 함께 애국가를 불렀다.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대통령도 울고 광부들, 간호원들도 울어 위로회가 울음바다로 변해 버렸다. 가난에 지쳐 잘살아 보려고 이국만리 독일 땅에서 고된 일을 하던 광부, 간호
한때 교육계에 '8판 시리즈'라는 게 있었다.1판은 '죽을 판'으로 교장 선생님들이 해당된다고 했다. 과거의 권위는 사라져 밑에서는 쳐 받고 위에서는 누르는 바람에 교장은 죽을 지경이라는 것이다.2판은 '개판'으로 학생들을 일컬었다.교사가 학생지도 영향력을 상실한 세태에서 나온 말이다.3판은 '이판사판'. 주로 평교사들에 해당되는 말로 이 말이 유행할 당시
일본 북해도의 '삿포로 눈 축제'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눈과 얼음으로 여러 형태의 조각품을 만들어 내는가 하면 중국의 만리장성, 바티칸의 베드로 대성당, 러시아 크레믈린 궁 같은 세계적인 건축물을 그대로 재현한다. 그뿐만 아니라 스키쇼, 눈의 여왕 선발, 레이저쇼 등으로 관광객을 사로잡는다.관광객들은 직접 참여하여 눈조각, 얼음조각을 만드는 체험의
청와대, 검찰, 경찰, 국세청 등 4대 권력기관을 '빅4'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대전·충남권 지방대학 출신으로 1급 이상 고위공직자는 단 1명도 없다. 그러나 이 '빅4'에 지방대학이면서도 영남대학과 동아대학이 각 2명씩 포진하고 있으며 전남대학, 부산대학 등이 1명씩 들어있다. 눈을 씻고 봐도 충남대, 공주대, 목원대 등 우리 지방대학은 1명도 없다.'
"…미찌꼬! 비행기는 계속 하강을 하고 있소.""미찌꼬! 이제 우리 비행기는 절망적이오. 곧 추락할 것 같소. 미찌꼬! 사랑하오! 아이들을 부탁하오."이것은 1985년 8월 12일 일본뿐 아니라 세계 최대의 항공기 사고로 기록된 JAL소속 보잉747 여객기 추락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어느 일본인이 남긴 편지다.승객 509명과 승무원 15명 가운데 4명을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