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백성들의 평균수명은 44세이고, 군왕들은 47세다. 그런데 유독 장수한 임금이 있다. 재위기간만 52년(역대 군왕 평균은 19년)에 82세까지 살았던 영조다. 평생을 따라다니며 괴롭힌 '무수리 출신 후궁의 소생'이라는 콤플렉스도 그에게는 독이 아니었던가보...
▶1900년대 초반 미국의 부두, 목장, 광산의 대다수 노동자들은 폭탄주를 즐겼다. 고된 노역의 피로를 잊으려고 ‘양폭(양주+맥주)’을 한 것이다. 추운 날씨에 몸을 덥히는 수단이어서 '보일러 메이커(Boiler-Maker)'라고도 불렀다. 러시아 벌목공들 또한 시...
▶로마인 아내는 날마다 의무적으로 남편에게 키스를 해야 했다. 사랑을 나누는 로맨틱한 입맞춤이 아닌, 술을 마셨는지 '입검사'를 받은 것이다. 이는 데면데면한 6촌끼리도 딥키스를 해야 했다. 금주(禁酒)는 법적인 강제사항이었고, 간혹 술을 마시다 들키면 남편이 죽여...
▶1년 365일은 챙겨야 할 날과 챙겨먹을 날들이 너무나 많다. 1990년대 이후 청소년들은 매달 14일을 포틴데이(fourteen day)로 정해 선물을 주고받는다. 1월 14일 다이어리데이,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필두로 3월 14일 화이트데이, 4월 14일 블...
▶원나잇스탠드(One Night Stand)는 꿈에서 시작해 꿈으로 끝난다. 그 꿈은 단지 열망의 봉우리를 터뜨리는 만개(滿開)가 아니라, 몸을 여는 개문(開門)이다. 드라마작가인 빅토르('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주인공)는 우연히 알게 된 여인과 하룻밤을 ...
▶‘기러기’는 앞으로 읽어도, 뒤로 읽어도 기러기다. 이는 한결같은 부부애, 자식애를 상징한다. 기러기는 짝이 죽으면 홀로 여생을 마치고, 산에 불이나면 품은 새끼와 함께 타죽을 정도로 가족 사랑이 유별나다. 온갖 풍상과 곡절 속에서 짧은 세상을 살면서도 싫은 소리 한...
▶우리 내면에는 작은 악마가 살고 있다. 사람들은 밤이 되면 두꺼운 분장을 벗고 세포사이에 퍼지는 피처럼 흘러 다닌다. 그리고는 '또 하루 잘 살았다(버텼다)'는 희망적인 사실을 자축하며 술판을 벌인다. 낡은 네온등은 징징거리며 취객들에게 “시벌~”이라고 육두문자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15개월 동안 무려 66개의 지방 신문사를 인수했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은 죽었다'고 외칠 때 오히려 ‘신문은 살았다’고 외치고 있다. 버핏은 말한다. "지역밀착형 신문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지역 신문의 미주알고주알 정보들...
▶1980년, 전두환(5공)이 이끄는 신군부는 정권을 장악한 후 곧바로 언론통폐합 조치를 취했다. 언론인에 대한 대대적인 숙정을 단행, 711명을 해직시켰다. 또한 합병과 폐간을 통해 172개 정기간행물의 등록을 취소했다. 지방신문은 '1도1지(一道一紙)'만 남겨놓...
▶한때 '사(의사 약사 변호사 판·검사 회계사 세무사)'자(字) 들어간 직업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결혼상대 1순위였다. 여성들이 '사'자 신랑감을 얻으려면 세 개의 열쇠(집·자동차·건물)가 있어야한다고까지 했다. 하지만 좋은 시절은 갔다. '사(士)'가 ...
▶'왜 눈은 오고 지랄이야/왜 바람은 불고 지랄이야.' 참으로 추웠다. 말술을 마시고 뻗어서 새벽까지 뒤척이다가 처남의 발인의식을 치렀다. 속깨나 썩이던 망자(亡者)였지만 어느 주검이라도 억울함이 있고, 하염없이 쓸쓸하다는 걸 절감했다. 삽과 곡괭이로는 얼어붙은 땅...
▶뻐꾸기는 둥지(집)를 만들지 않는다. 대신에 뱁새, 개개비, 때까치, 할미새, 멧새, 굴뚝새, 종달새, 개똥지빠귀 같은 다른 새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는다. 시쳇말로 위장전입이다. 더구나 자신이 낳은 알을 보호하기 위해 둥지 안에 있는 다른 새알 몇 개를 먹어 없앤다...
▶대자보는 조선말에도 크게 유행했다. 왕조가 멸망한다거나 변란이 곧 닥칠 것이니 피난하라는 내용의 벽서였다. 권좌에서 밀려난 양반, 아전과 노비, 유랑민들이 참여했는데 교수형에 처하고, 귀양을 보내도 대자보는 멈추지 않았다. 피도 눈물도 없던 1980년 독재시대에도 대...
▶1등에게는 돈가스를 사준다. 그런데 2등을 하면 아무 것도 없다. 빈말이라도 칭찬조차 하지 않는다. 그냥 2등일 뿐이다. 1등을 하면 대통령이 된다. 그런데 2등을 하면 ‘민간인’이다. 마라톤에서 1등을 하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그런데 2등을 하면 조용히 사이드...
▶대숙청의 피바람이 몰아치던 1930년대 말 영국 여배우 낸서 아서가 스탈린에게 물었다. "언제까지 사람을 죽일 건가요?" 스탈린이 대답했다. "더 이상 죽일 필요가 없을 때까지….” 독재자 스탈린은 이렇게 24년간 2000만명을 죽였다. ...
▶겨울이니 가슴에 바람이 든다. 어제 맞았던 삭풍이 아니라, 헛바람이다. 그래서 가슴에 하얀 멍이 든다. 창밖에도 하얀 바람이 몸서리치고 있다. 이럴 땐 뜨거운 입김을 잔뜩 품어대던 아궁이의 사랑이 그립다. 사련(邪戀)이 툭툭 터지던 벌건 장작, 그리고 그 열기를 쥔 ...
▶고려 500년사는 원나라(몽고) 얘기를 빼놓고는 말이 되지 않는다. 원나라는 30년간(1231~1259년) 일곱 번이나 내침했고 100년(1259~1351년)동안 내정을 간섭했다. 이들은 인질과 식량, 여자(공녀·貢女)를 보내라고 토색하는가하면, 다루가치(지방관아의 ...
▶1960년대 말 시민아파트 전용면적은 36~39㎡였다. 방 2개, 거실에 화장실까지 딸려있었지만 거의 판잣집(33㎡·10평) 규모였다. 하지만 이 쪽방도 서민들에겐 아방궁이었다. 1972년 말 '주택건설촉진법'에 규정한 국민주택 크기는 85㎡(25.7평). 이 수...
▶가정백반을 먹으러 식당에 간다. 백반을 집에서 먹어야 하는데 집에는 가정만 있고 백반은 없다. 가정백반을 집이 아닌 식당에서 먹는 것은 지독한 이율배반이다. 하지만 어쩌랴. 온기 없는 음식은 위장에 냉기를 쏟을 뿐이다. 최소 두세 가지 푸성귀와 따뜻한 찌개라도 있어야...
▶가을은 '비움의 계절'이다. 거친 말과 거친 행동의 찌꺼기가 내피의 삼투압을 거쳐 세상 밖으로 배설되는 때다. 과거 일에 대한 원망도, 새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도 다 비우는 것이 '진정한 비움'이다.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인생은 절정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