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딸아이가 이른 새벽 갑자기 일어나서 나를 깨우고는 화장실에 갔다 오겠다고 했다. 평소 화장실에 가고플 때 꼭 말을 하고 가는 습관이 있는 아이였기에 그러려니 했지만, 다녀오라는 대답에는 '곤히 잠든 나를 굳이 깨워야 했을까' 라는 투정어린 말투가 반쯤 섞여 있었다. 게다가 아이가 아직 다섯 살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녀오는 동안 혹시 어디 걸려 넘어지지는 않을까 싶어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이 올린 채 다시 잠자리에 들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볼 일을 본 딸이 화장실 물은 내리지 않고 불만 끄고 나오는 것이었다. 평소에 세 명...
[충청투데이] 새해가 밝은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새봄을 맞이하는 2월 중순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새해를 맞아 덕담을 나누는데 2019년도는 황금돼지의 해이다 보니 대부분의 인사말은 “황금 돼지를 꿈꾸며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라는 내용들이다. 새해가 되면 많은 이들은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나름의 삶을 설계한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무슨 계획과 결심을 했는지 잊고 살아간다. 지난해 7월 1일 개원한 제11대 충남도의회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의원정수도 2명이 증원되어 모두 42명으로 구성되었고 의정활동 또한 도민의 요...
[충청투데이]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을 때 반찬을 잘게 썰거나 잘라서 준다. 김치는 작게 썰고 맑은 물에 담가 매운 맛을 빼서 주기도 한다. 한 숟갈 담아 한 모금 먹이려면 아이들의 입에 맞게 잘 디자인해야 한다. 짧은 시간 많은 생각을 해야 하고 기술도 필요하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아이의 입에 가져다주면 아이는 입술과 혀, 코를 갖다 대고 먹을 수 있는 지 없는 지를 순간 가늠한다. 조금이라도 기호에 맞지 않으면 거부하거나 한 모금 무는 순간 이내 뱉어 버린다. 그러면 먹을 것들을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 애들 밥상은 전쟁터라고 했던가. ...
[충청투데이]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다. 새해 벽두부터 일자리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특히 청년 일자리는 여전히 침울하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자 수는 40만명, 취업준비생은 69만명이다. 100만명이 넘는 우리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는 뉴스는 안타까움을 넘어 우리사회의 슬픔 그 자체이다. 그야말로 한국형 고용참사가 진행중이다. 한창 꿈에 부풀어 있어야 할 청년들이 희망을 잃고 무기력한 존재로 남아 있다는 것은 국가장래에도 암울한 먹구름을 던져준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돼 온 청년실...
[충청투데이] 새벽 4시경이었다. 막내 아이 울음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었다.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히 올리고 아이 곁으로 다가갔다. 아이가 다시 잠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몸을 토닥토닥 두드렸다. 한 20분쯤 지났을까. 아이는 다시 새근새근 숨을 쉬며 잠들었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잠이 다시 들었다고 확신했기에 아이를 살며시 내려놓은 후 내 잠자리를 찾아 뒤돌아서 나오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나의 다리를 잡는 것이 아닌가. 잠시 그러려니 싶어 잠깐 서 있었다. 아이의 손에 긴장이 풀어지는 것을 느낀 후 바로 다리를 빼보려고 했다. 그...
[충청투데이] 최근 들어 자치단체장이 임명하는 고위직이나 산하기관장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지방의회가 늘고 있다. 17개 시·도 중 10곳에서 실시되고 있는 인사청문회 제도가 이번 2018년 제7회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경남, 부산, 충남이 추가로 도입됐다. 환영할 일이다. 20대 국회에서 현재 공공기관장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 관련 법안 5건이 발의 돼 있는 것을 보아도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12개 시·도에서는 인사청문회와 관련된 법적 근거가 없어 집행부와의 협약 등을 통해 인사청문회를...
[충청투데이] 우리는 참으로 많을 것을 알고 싶어 한다. 눈에 보이는 사물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의문투성이다. 그 중 최대의 미스터리는 인간의 '폐경'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450만 년 전부터 직립보행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중력을 이기고 균형을 잡느라 뇌신경이 발달하면서 큰 뇌를 가지게 됐다. 직립보행으로 골반은 작아지고, 신생아의 머리는 커지다 보니 인간은 미성숙한 상태로 세상에 나와 오래 성장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광장의 비둘기 떼를 보면 새끼 비둘기를 보기가 어렵다. 비둘기 새끼는 알에서 깨어 한 달 정도면 어...
현재 국내에는 340여개의 상조회사가 난립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과당경쟁과 고비용의 고정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도산하고 있다. 국내에는 157개의 상조업체들이 남아있다. 하지만 앞으로 90여일 후에는 이들 상조업체 중 100여개 업체들이 통·폐합 내지는 문을 달아야만 될 운명이다. 내년 1월부터 상조회사 자본금이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증자되지 않으면 영업취소가 된다. 자본금증자에 실패한 회사는 선불 상조업 영업 등록이 취소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공정위발표에 따르면 35개정도의 선불상조회사가 자본금증자를 완료한 상태이다. ... [충청투데이]
최근 한 요리연구가가 불을 지핀, '설탕과잉의 늪에 빠졌다'는 기사를 보았다. 모유 대신 분유를 먹었던 2030세대는 단맛에 길들여졌고, 먹방을 통해 설탕을 권하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경고일 뿐 선진국 식단에 비하면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크게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한국 사회가 권하는 '호르몬'이다. TV를 켜면 여성에 좋다는 콩, 칡, 석류, 백수오, 인삼에서 추출한 식물성 에스트로겐(phytoestrogen)이 우리 눈을 사로잡는다. 1만2000년 전 농업혁명으로 인해 인간의 ... [충청투데이]
아기를 품에 안고, 손잡고, 유모차에 태우고 상당보건소 요리실습교실로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다. 오늘의 요리는 '브로콜리 참치전'과 '브로콜리 달걀 샌드위치', 아이들이 먹기 좋게 양파와 노랑, 빨강 파프리카, 브로콜리, 참치를 잘게 다진다. 잠시 후 기가 막히게 고소한 전 부침 냄새가 코를 찌르고, 아이들과 함께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달달 볶은 양파에서 설탕을 넣지 않고도 은은하고 건강한 단맛이 나고 아이와 실랑이 하지 않고도 즐겁게 채소를 섭취할 수 있는 요리방법에 초보엄마들은 마냥 즐겁다. 아이에게 영양... [충청투데이]
1년 전쯤, 한 남성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처방받고 싶다며 병원을 찾아왔다. 그는 어릴 적부터 여자아이들과 소꿉장난 하는 것이 더 좋았고 엄마 화장품으로 화장을 하고 싶었으며 노력을 해도 그 욕구를 없앨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의사로서 성 정체성 검사를 권유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사실 인간의 성 정체성은 남성의 성 염색체(XY)를 가졌다고 해서 남성으로 인식되는 것이 아닌, 모체의 자궁에서 성 호르몬의 분비에 따라 남성의 뇌, 여성의 뇌가 결정되는 것이다. 뱃속에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하게 되면 이 남성처럼 자신... [충청투데이]
아침저녁으로 기온차가 큰 탓에 벌써 감기에 걸려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떠올려야할 것 중 하나가 바로 독감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라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증상과 기전이 일반 감기와 비슷하지만, 각종 합병증을 동반하므로 단순히 '심한 감기'로 넘겨서는 안된다. 영아들은 패혈증의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 2차 세균 감염에 의한 중이염, 부비동염, 폐렴 등의 합병증이 함께 올 수 있고 바이러스 자체에 의한 출혈성 폐렴, 뇌염, 이하선염, 심근염, 영아 돌연사 등의 합병증도 나타날 수 있다. 독감 바이러... [충청투데이]
자녀를 출산하고 키울 때나 남녀 간의 사랑이 시작될 때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을 줄이고, 여성은 에스트로겐을 줄인다. 자녀를 향한 사랑의 시작이며, 이성을 향한 배려이다. 또한 옥시토신, 바소프레신이라는 호르몬이 넘쳐 나면서 사랑과 관대함이 무엇인가를 보여 준다. 이런 호르몬 변화가 심하면 출산 후 산후 우울증을 앓기도 하고 남성호르몬이 너무 떨어져 신혼 첫날밤을 그르치는 경우도 있다. 사랑을 해본 사람은 다 아는 것이며, 자녀를 키워본 부모는 한번쯤 느껴본 경험이다. 자식에 대한 사랑, 연인에 대한 사랑뿐만 아니라 곤궁한 타자에... [충청투데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하루하루,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한 끼 식사를 위해 무엇을 먹고 있는지. 웰빙 열풍과 함께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우리는 여전히 편의점의 가공식품과 배달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다한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자연스레 맵고 짜고 기름지고 달달한 음식을 찾게 되며 이런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후 그대로 하루를 마무리 하곤 한다. 잘못된 식습관, 과음 및 흡연,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이 반복되면서 몸에서는 이상신호를 보내게 되는데, 최근 부각되고 있는 대사증후군은 우리... [충청투데이]
우리 시대의 장인정신이란 무엇인가. 장인정신에 대한 각국의 특징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에서는 교육과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중국의 장인정신은 중국 전통 가운데 옛것을 배우되 새것을 배우고, 낡은 것을 버리고 새것을 만들어내며, 본래 목적으로 돌아가서 새것을 창조하는 세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 독일에서는 ‘천직’을 강조하는데 이것은 종교윤리와 연관돼 있다. 독일의 장인은 일을 천직이라고 여기고, 천직은 하느님이 내려주신 신성한 것이기 때문에 물건을 아주 잘 만들어야만 하느님께 바칠 수 있다고 여겼다. 이것... [충청투데이]
연극을 즐기던 고대 그리스-로마인들은 배역을 나타내는 가면을 '페르소나(persona)'라고 불렀고 이는 오늘날 '사람(person)' 혹은 '인격(personality)'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극장'에서 각자 맡은 배역에 따라 저마다의 페르소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누군가의 자녀, 형제 혹은 직장 직원, 사장, 의사, 변호사, 부모로 말이다. 사실 이러한 페르소나 즉 가면이 있기에 인간은 삶 속에서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 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페르소나와 맨 얼굴을 동시에 가지고 삶을 영위해야... [충청투데이]
이른 장마 뒤 찾아온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어 보건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있다. 고온다습한 여름은 건강관리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는 올여름엔 시민들이 건강하고 안전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요즘 주의해야 할 주요 감염병과 예방수칙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 습도상승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며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이나 모기매개 감염병,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노출되기 쉽다.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은 오염된 물이나 ... [충청투데이]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는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스피드라면 뒤지지 않는 토끼와 스피드와는 거리가 먼 거북이의 이야기 속에서 예상치 못한 거북이의 승리에 대한 이야기다. 최근 새로운 해석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접했다. 거북이는 오로지 산 정상까지 오르는 것이 목표였기에 한 발 한 발 자기 페이스대로 걸어 이길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로지 정상 등반을 목표로 두고 승리한 거북이처럼, 대한민국은 지방분권을 통한 일대기적 변화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도 국민 행복실현을 위한 목표를 ... [충청투데이]
일반적으로 영장류를 포함한 포유동물은 늙어가면서 호르몬의 영향으로 어릴 때의 귀여운 모습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태한다. 어린 침팬지 얼굴은 둥굴고 귀엽지만, 번식기 이후 성호르몬이 나오면서 이마는 평평하고 눈썹뼈는 크게 튀어나오며 얼굴이 길어진다. 성격 또한 포악해지고 욕심이 많아지며 완고한 행동을 보인다. 하지만 인간만큼은 이 법칙에서 예외이다. 사춘기 이후 2차 성징이 일어나도 어린 시절 귀여운 모습 그대로며, 의식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것을 보면 스스럼없이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나이가 들어도 호기심이 줄어 들 줄 모르... [충청투데이]
한국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 '무정'을 쓴 소설가 이광수, '동백꽃', '봄봄'으로 유명한 소설가 김유정, 1930년대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가 이상 ,'운수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의 현진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일제강점기 시절을 대표하는 문학가들이면서 문학의 발전을 이끈 천재적인 작가임과 동시에 '결핵'으로 고통 받다가 짧은 생을 마감한 비운의 작가들이라는 점이다. 흔히들 '결핵'하면 못 먹어서 걸리는 옛날병, 후진국병이라고 생각하지만 OECD 가입 국가 중 결핵 발생률 1위(질변관리본부 통계)라는 오명을...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