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우리나라에서 참나무 다음으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다. 산뿐만 아니라 도로, 공원, 아파트 등의 조경수로 인기를 얻고 있다. 장생불사의 하나로 산수화 등 화폭에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한자어로 송(松)이다. '나무 목(木)'과 '공작(公爵) 공(公)'이 합쳐진 글자다. '公'은 귀족계급(공후백자남·公侯伯子男)의 칭호 가운데 첫째다. 그러니까 소나무가 귀족계급 가운데 최고 등급이다. 나무가 사람처럼 귀족계급의 등급을 받다니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가.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하고 중국을 처음 통일한 진(秦)나라 진시황이 그 ... [충청투데이]
결혼 후 시댁어른들에게 큰절을 하는 행위가 폐백(幣帛)이다. 이 때 시부모가 신부에게 던져주는 과일이 있다. 대추와 밤이다. 왜 하필 대추와 밤일까. 폐백 풍습은 아주 먼 옛날 중국 유가(儒家)에서 비롯돼 우리나라로 전래됐다고 한다. 중국에는 '자오리쯔(早立子)'와 '자오셩귀이쯔(早生貴子)'란 말이 있다. '결혼한 부부들이 하루빨리 자식 많이 낳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결혼했으니 빨리 부자가 되어라’라는 ‘자오리쯔(早利子)’도 있다. 이는 시부모가 신부에게 주는 덕담인데 언제부턴가 어떤 물건을 던져주는 행위로 변했다. 그 물... [충청투데이]
옥수수. 여름철 대표 간식이다. 먹을 것이 크게 부족했던 과거에는 어린이들이 옥수수 줄기도 씹어 즙을 내 먹었다. 마치 사탕수수 줄기처럼 말이다. 먹고 남은 속은 최고의 효자손으로 쓰였다. 줄기와 잎 등은 소먹이로, 수염은 차(茶)로 쓰이기도 했다. 벼과에 속하는 1년생 초본식물이다. 남아메리카 북부 안데스 산맥의 저지대나 멕시코가 원산지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는 16세기 중국으로부터 전래됐다. 지난해 증평의 제일종묘 업체가 개발한 조생대학찰과 2011년 농림축산식품부 지리적 표시 제 77호로 등록된 대학찰옥수수(199... [충청투데이]
장마. 여름철에 여러 날 동안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기상현상이다. 장마의 근본 원인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은 북쪽으로, 북쪽의 차고 습한 오호츠크해 기압이나 대륙성 고기압은 남쪽으로 각각 세력을 확장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남북의 공기 덩어리(氣團)들이 서로 충돌하게 되는데, 이 때 동서로 전선(前線)이 형성된다. 이른바 장마 전선은 한 달여 동안 서로 남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세력을 과시한다. 이 때 비가 내린다. 집중폭우가 내리는 것은 이 전선이 장시간 멈춰있기 때문이다. 장마는 국어사전에 보면 한자어 표기가 ... [충청투데이]
즐풍(櫛風). 옛 선비들이 한 여름 무더위에 즐겨했던 피서법이다. 산속에서 상투를 풀어 머리카락을 헤치고 햇볕과 함께 바람을 쐰다. 삼국시대에 등장한 것으로 전해지는 상투는 머리카락을 올려 빗어 정수리 위에서 틀어 감아 삐죽하게 맨 헤어스타일이다. 한 여름 더위에 상투를 튼 모습을 연상해 봐라. 얼마나 더위와 가려움 등으로 답답하겠는가. 그래서 옛 선비들은 한 여름이면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산으로 올라가 나무 그늘에 앉아 상투를 풀었다.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헤치며 그 속으로 바람과 햇살이 통하게 했다. 바람으로 머리카락... [충청투데이]
거풍. 쌓아두었거나 바람이 안 통하는 곳에 있어 습기 찬 책과 옷 등 물건을 바람에 쐬어주고 햇볕에 말린다는 뜻이다. 주로 서고(書庫)에서 거풍이 이뤄졌다. 서고 책들은 습기가 많은 여름에는 부식과 해충 등으로 파손 우려가 많다. 따라서 눅눅해진 책들을 꺼내 바람을 쐬고 햇볕에 말려야 했다. 봄과 가을 맑은 날에 거풍이 거행됐다. 포쇄라고도 했다. 조선시대에는 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전주와 충주사고 등에서 2~4년에 한 번씩 서고의 책을 모두 꺼내 말리는 포쇄 제천행사를 대대적으로 거행했다. 책을 말리는 뜻인 거풍이 언제부턴가 좀... [충청투데이]
배터리. 아마 요즘 특히 많이 사용되는 언어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나가서 전화 못했어"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배터리 방전이다” 전기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바꿔 모아 두었다가 필요한 때 전기로 재생하는 장치로 우리말로 '축전지’ 혹은 ‘전지'라 한다. 전지는 한자어로 '電池'로, '전기를 담아 놓는 연못'을 뜻한다. 영어로는 'battery'다. 이 배터리는 어디서 유래됐을까. 사연이 복잡하고 어렵다. 1746년 배터리의 모태가 되는 전기축전지가 발명됐다. 발명자는 네덜란드 물리학자이며 라이든 대학 교... [충청투데이]
혼비백산(魂飛魄散). 몹시 놀라 어찌할 바를 모름을 일컫는다. "경찰이 창고를 급습하자 도박을 벌이던 주부들이 혼비백산 달아났다." "자식을 잃은 그는 혼백이 나간 듯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글자대로 라면 '혼이 하늘로 날아가고 백이 땅으로 흩어지다'는 뜻이다. 오감으로 감지할 수 없는 '魂魄'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생성되고, 사후에도 존재하는가. 사람 몸 안에 있으면서 그것을 거느리고 목숨을 붙어 있게 하며, 죽어도 영원히 남아 있다는 비물질적이고 초자연적인 기(氣)를 혼백이라 한다. 이를 보통 '넋'이라고도 한다... [충청투데이]
몸살. 몸이 몹시 피로해 일어나는 병이다. 팔다리가 쑤시고 느른하며 기운이 없고 오한이 난다. "몸살기가 있어서 어제 결석할 수밖에 없었다." 얼핏 보면 순수 우리말 같지만 우리말과 한자어가 합쳐진 말이다. 몸과 살(煞). 몸에 '煞'이 들어있다는 얘기다. '煞'. '죽이다'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사람을 해치는 흉신(凶神)의 지독한 기운'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사람을 죽일듯한 병리징후나 증상을 오감으로 느끼는 병이 몸살이다. 대부분 이불 덮고 땀 쭉 흘리면 낫는 줄 알고 예사롭게 여기지만 이처럼 몸살은 무서운 병이다. '煞'하... [충청투데이]
저격(狙擊). 일정한 대상을 노려서 치거나 총 쏘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경찰은 박대통령 저격사건 특별수사본부를 오사카 부(府) 경찰에 긴급 설치하고, 저격범 문세광의 조직과 배후관계 수사에 착수했다", "적들의 저격에 대비하면서 캄캄한 밤에 아주 조용히 적진 깊숙이 진입했다" 저격은 단독보다 저격수(手)나 저격병(兵)로 쓰일 때 제 가치를 발휘한다. 한자어를 살펴보자. 원숭이 저(狙)와 칠 격(擊)의 합성어다. 글자대로 하자면 '원숭이의 공격'이다. 사람의 목숨을 노리는 행위에 왜 원숭이가 한 몫을 할까. '저(狙)'는 긴... [충청투데이]
청사(靑史). 역사상의 기록, 즉 역사책을 뜻한다. '충무공 이순신은 청사에 기리 남을 업적을 남겼다', '청운에 꿈을 안고 청출어람, 결국 청사에 기리 빛낸 발자취를 남겼다' 청사, 글자대로라면 푸른 역사다. 역사가 푸르다니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유래를 알기 위해 기원전, 종이가 만들어진 2세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서기 105년 중국 후한에서 채륜이 종이를 발명했다. 이는 책보급과 독서문화 등 지식정보 전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 이전에는 나무, 특히 대나무로 책을 만들어 운반과 휴대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 [충청투데이]
버킷 리스트(bucketlist).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을 가리킨다. 요즘 참 많이 쓰인다. 해외여행 버킷 리스트 10선. 먹거리 버킷 리스트 10선. 독서 버킷 리스트 100선 등등 말이다. 2007년 미국산 '버킷 리스트'라는 영화 상영 이후 유행어처럼 번졌다. '버킷 리스트'는 원래 '킥 더 버킷 리스트(kick the bucket list)'에서 '킥(kick)'를 빼고 쓴 말이다. 'kick the bucket'은 사전을 찾아보면 '죽다(die)'라고 적혀있다. 'kick'은 '발로 차다',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