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는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거나 죽여서 세균감염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약물이다.항생제 개발 전에는 종기나 부스럼 때문에 죽기도 했으니 콜레라나 흑사병과 같은 감염병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페니실린의 발견’이라는 극적인 사건 덕분에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됐다.페니실린이라는 무기로 세균과의 전쟁에서 인류가 승리한 것처럼 보였으나, 사용량이 대량으로 늘어나자 내성을 보이는 세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의료진들에 의하면 최근 진료 현장에서 두렵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법정감염병인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CRE)감
어린 시절, 웬만한 시골에서는 자전거만큼 요긴한 교통수단은 없었다. 읍내 시장에 갈 때면, 아버지께서 운전하시는 자전거 뒷자리에 타고 터덜거리는 길을 타고 다녔다. 언덕길은 왜 그리 많던지 타다 걷기를 반복하면서 한참을 가야 시장에 갈 수 있었다. 중학교부터는 스스로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기상 상황과 관계없이 비가 오면 우비를 입고, 눈이 오면 겨울모자와 두툼한 장갑을 끼고 타고 다녔다.힘 좋게 잘 나가던 자전거도 시간이 흐르면 녹이 슬기 시작하고, 바퀴의 바람도 자주 빠지기도 한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던 그 시절에는 왜 그리
국립국악원이 작년 말 서산에 다섯 번째 분원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국립국악원은 전통가무악의 전승, 발굴, 연구, 교육을 통해 국악의 대중화와 콘텐츠화를 추진하는 주요 기관으로 지역별 분원은 특화된 예술 지원과 연구를 통해 전통예술의 질적 발전을 이끌어내고 있다. 서산분원은 중고제 가무악과 연희의 발전을 맡게 될 예정이다.충남권은 중고제 판소리가 성행했던 지역으로 내포지역의 활발한 무역과 항구 발달이 그 기원이 됐다. 내포를 중심으로 발전된 예술은 명인·명창을 배출해 중고제 판소리의 발전에 기여했다. 이후 내포에서 금강권으로 이동하
의료 개혁에 대한 의료계와 정부 갈등이 의대 정원 2000명에 묶여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파행으로 몰고 있는가?정부 비법은 의사를 더 뽑자는 것이다.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정상화’의 필요조건으로, 선(先) 2000명 증원, 후(後) 의료 시스템 개혁이다. 반면 의료계는 선 의료 시스템 개혁, 후 의대 증원이다. 의료계는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과 같은 필수 의료 붕괴, 빅5 병원에서 지방 환자를 블랙홀처럼 싹쓸이 하는 양극화 진료와 지방 의료 낙후는 의사 수 부족이 아닌,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망가졌기 때
따뜻한 봄날이 오면, 스포츠 팬은 기대감과 설렘을 갖게 된다. 관심사에 따라 축구장, 야구장으로 프로스포츠 팬으로서 활동을 시작하는 계절, 봄이 왔다. 각자가 좋아하는 팀이 승리하길 바라기도 하고, 우승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물론 승패와 관계없이 오랜 시간 짝사랑을 하는 팬도 있다. 프로스포츠는 결과에 대한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짝사랑의 시간은 길어질 때도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따른 기대감은 매일 경기장을 찾게 하고 화면에 집중하게 만든다. 물론 결과에 따라서 팬들에겐 아픔의 상처가 되기도 하고 환희의 순간이 되기도 한다.20
어느 아이에게 슈퍼에 가서 물건을 사 오라고 심부름을 보냈다. 아이가 슈퍼에 들어가는 순간 아이 눈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과자가 눈에 보였다. 아이는 엄마의 심부름 대신 과자를 샀다.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참아내고 엄마의 심부름을 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런 아이는 자신의 사명을 완수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왔기 때문이다.사명은 자신의 존재와 활동에 대한 목적이나 의도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통해 지적 성장을 추구하거나, 다른 사람을 돕고 사회에 이바지하
1960년대 도입된 농사용 전기요금 제도는 1970년대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저곡가에 기반한 저임금 정책으로 산업화가 추진됨에 따라 최소한의 보호 조치로 도입됐다.하지만 1995년 WTO 출범으로 인해 쌀 및 기초농산물 개방이 본격화되면서 2, 3차 산업군(특히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농업은 계속해서 희생을 강요당해 왔다.이에 정부는 농수산물 가격 안정화, 영세농어민 지원, 한미 FTA 피해 보상 등의 명목으로 농사용 전기요금 대상을 확대했다.그러나 현재 한전이 적용하는 ‘농사용 전기’의 범위와 농업 현실 간의 불일치로 무차별적
외국인은 한국에 와서 2가지에 놀란다. 첫 번째로 교통 환승 시스템이다. 도로 인프라와 교통 정보를 디지털로 연계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버스의 현재위치와 도착 예정 시간을 모바일로 알 수 있다. 또 지하철과도 환승이 가능하다.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저렴한 교통비로 1~2번의 환승을 거치면 서울 어디든 나갈 수 있다.세계 최초로 지하철을 건설했던 런던을 보자. 우리나라에 비해 3배에서 4배가량 이용료가 비싸지만 지하철은 텁텁한 냄새가 난다. 환승이라는 개념조차 없다.두 번째로 놀라는 것은 의료 시스템이다. 1977년대 박정희
2023 카타르 아시아컵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4강에서 요르단에 패하면서 아쉽게 끝났다. 아쉬운 만큼 후유증도 적지 않다. 축구를 잘 모르는 팬도 이번 ‘탁구 게이트’와 관련해서 충격이 큰 모양이다.아마도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두 선수 사이에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강인 선수의 사과와 손흥민의 포용으로 일단락되었지만 두 선수와 국민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한편으로는 실력만이 전부는 아님을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이다.사실 더 큰 문제는 대한축구협회의 안일한 대응과 선수들에게만 책임을 돌리려는 구시대적 모습이다
1430년 세종대왕이 백성들을 위해 새로 개간한 밭에 면세를 해주는 정책을 시행하고자 했으나, 경상도 관찰사가 개간한 밭의 구분이 어려우니 일괄해서 세금을 부가하자고 건의한 일이 있었다. 이에 세종대왕은 "관찰사가 어찌 개간 밭을 구분할 수 없다는 말인가? 혹여 모르겠으면 백성에게 묻고 함께 하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유래한 사자성어가 여민가의(與民可矣)다.관료의 행정편의주의에 대해 민의를 묻고 함께 고민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일화다. 지방의회 역할은 행정부에 대한 견제도 있지만, 더 중요한 기능은 군
인간의 생명은 한없이 소중하다. 생명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기에 사람들은 그 생명을 지키고 연장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인다. 반면에 소중한 생명을 내려놓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평균보다 거의 3배에 가까울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사망원인의 1위가 자살이며, 20대의 사망원인 중 자살이 56%를 차지한다고 한다.깜짝 놀랄 일이다. 미래의 꿈을 꾸고 기쁨으로 살아가야 할 우리 청소년들이 이처럼 소중한 생명을 내려놓는다니 기막힐 일이다. 청소년 자살이 처음 주목받게 된 것은
2023년 8월 기준 우리나라의 228개 시군구 중 절반(113곳)이 인구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현재 지방은 급격한 인구 감소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수도권은 인구 과밀 현상이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2021년 지방행정연구원은 인구 3만 명 이하 소멸 위험 초미니 지자체의 인구가 앞으로 15년 동안 최대 63%까지 더 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필자는 수도권 인구 과밀 현상을 꼽는다.현재 우리나라는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모여 있고 이는 OECD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