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대학교 2학년이 됐다. 60대에 생애 4번째 대학에서 맞이하는 새학기지만 봄날과 같은 설렘은 여전하다. 지난해 대전시립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양사이버대학교 노인복지학과 23학번으로 입학했다.낮에는 사회서비스원 원장으로, 저녁은 학생으로 사는 삶은 쉽지 않았다. 혹자는 그 나이에 열심히 할 필요가 있냐며 쉬엄쉬엄하라고 말하지만, 분야에 대한 책임감을 넘어 마음 속 아직 꺼지지 않은 배움에 대한 욕심이 있더라. 학과 시험을 준비하며 중요한 부분을 포스트잇으로 표시했더니 전공 서적을 빼곡히 채웠다.이 나이에도 배움에 욕심이 생기는
혹시 나이가 들면서 휴대폰이나 열쇠를 어디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집안 여기저기 찾는 일이 많아지진 않았는가? 사람이나 물건 이름이 빨리 떠오르지 않아 저것, 이것 등의 말로 얼버무리는 일은 어떤가? 젊었을 때 성격과는 다르게 고집이 세지고 사소한 일에도 버럭 화를 내 예전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닌 것 같거나 근거 없이 의심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치매전문가가 있는 의료기관을 방문하길 권유한다. 병원을 바로 가기 어렵다면 근처 치매안심센터에서 간단한 선별검사를 받아보고 그 결과에 따라서 상담을 받고 추가적인 검사를 할 수도 있다.우리
2018년 4월 군산을 시작으로 울산 동구, 통영·고성, 창원시 진해구, 거제, 영암·목포 등 5개 지역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들 지역 모두 조선업 밀집 지역들로, 수주량 부족 등 조선업 침체에 따라 주요 조선사의 경영난이 심화되었다. 이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과 대량실직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해당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다. 한때 잘나가던 지역의 산업도시들이 이렇게 위기에 빠진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특정업종의 소수의 대기업이 지역 산업생태계의 지배적인 위치에 있고, 지역내 대부분의 기업이
지난 주말 사촌 남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을 다녀왔다. 사촌 동생과 제수씨 모두 미국에 살고 있는 아시아계 1.5세 이민자이지만, 양가의 가까운 친지들이 모국에 살고 있기에 신부 측의 홍콩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아담하고 고즈넉한 홍콩섬 교외의 예배당에서 성공회식으로 치러진 결혼식은 그 자체적으로도 경건하였는데, 순간순간 어릴 적 함께 놀던 사촌 동생의 모습이 스쳐가고 어려운 상황에서 꿋꿋하게 이민자로서의 삶을 인내해 오신 이모부, 이모님의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울컥 쏟아지기도 하였다. 결혼식 후 점심과 저녁까지 장
온 가족이 설 명절에 모였다. 손주들은 내게 큰 기쁨을 안겨준다. 아이들이 뿜어내는 다채로운 모습은 나를 설레게 한다. 손주들을 볼 때마다 아이들이 지닌 개성이, 성별에 따라 꺾이지 않고 탐스럽게 열매 맺길 바란다.하지만 한국 사회는 성별 규정이 여전히 작동되는 사회다. 대여섯 살만 되어도 남자아이들은 분홍 바지나 치마를 입지 않는다. 분홍은 여자 색이고, 치마는 여성 옷이라는 사고 때문이다.규격화된 생각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한다. 제약 없이 사고할 수 있어야 새로운 걸 만들어 낸다.영국의
언제부터인가 ‘피크 코리아’(Peak Korea)라는 얘기가 종종 들린다. 한국경제가 정점을 찍고 지속 둔화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 자녀 세대가 우리보다 잘살 수 있을까? "그럴거야"라고 애써 외면하지만, 피크 코리아에는 여러 근거가 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가 주된 원인이다. 작년 출산율은 0.73으로 예상돼 세계 최저 수준이며 지방 소멸과 국가 소멸이 우려된다. 통계청 2022년 기준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15년 뒤에는 대전 규모의 인구가 소멸하고 40년 뒤에는 인구 절반 가까이가 노인이 된다. 생산가능인구가 2022년
지금 사회는 배움의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나 가르치는 선생들에게도 여러 가지 역량을 기르고 발휘할 것을 기대한다.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챗GPT 등 새로이 개발되는 기술들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산업, 문화를 점점 더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기에 예전처럼 하나의 기술이나 역량을 갖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평생직업이라는 말이 무의미해지고 대신 평생교육이란 말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최근 대학에서 전통적인 전공보다도 융합전공, 연계전공, 자기설계전공 등 새로운 개념의 전공이 강조되고 나아가 무학과가 언급되고 있는 것도
"언제 밥 한번 먹자!"라는 말이 한국인의 뻔한 거짓말 중 하나라고 한다. 다음에 보자는 인사 대신 쓴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야기를 듣고 머리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누군가와 밥을 먹자고 약속했다면 나는 언제가 편할지를 물어본다. 다음에 보자고 말을 나눈 뒤에는 가까운 시일에 상대에게 연락을 취한다. 약속은 약속이기 때문이다.매일 새벽이면 큰손주의 아침 식사와 등교를 챙긴다. 8살짜리 아이의 입맛이 독특해서 향이 꼬릿꼬릿한 보리굴비를 그렇게 좋아한다. 등굣길에 종종 "할머니, 내일 보리굴비 해주세요"라며 애교 섞인 반찬 주문을
마음과 몸은 연결이 되어 있을까? 정신과 신체, 마음과 몸의 관계는 아주 오래전부터 다루어져 오던 흥미로운 주제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정신과 신체는 별개의 존재로 인식했고 중세시대에는 종교적인 관점으로 정신과 신체를 이해했다. 17세기 합리주의 시대에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한 철학자 데카르트는 정신과 신체는 구분할 수 있는 두 개의 존재로 인식했다. 이후 자연과학에 기초를 둔 신경정신학이 발달하면서 정신과 신체를 통합하려는 연구가 진행됐다.철학이나 과학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 조상들은 정신과
많은 사람들이 가는 해를 아쉬워하고 새해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는 연말연시.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이제 곧 고등학교를 졸업할 예정이거나 이미 졸업한 수십만명의 청년들에게는 대학입시로 인해 분주한 때다. 작년 11월 치러진 수능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이 총 44만 4870명(이중 고등학교 재학생은 28만 7502명)이라고 하니 이들에게 이번 연말연시는 예전과 달리 초조했을 것이다. 이미 수시모집에서 합격통지서를 받은 청년들은 기대감과 행복감으로 새해를 맞이했겠지만, 정시모집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최근까지도 어디를 지원해야 할지 망설였을
2024년 새해가 밝았다.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다.용은 상상의 동물로 옛날부터 상서로운 존재였다. 지혜와 힘, 번영을 상징하는 용의 기운이 곳곳으로 뻗어 새로운 시작과 성장, 변화와 도전이 이뤄지길 바란다.그동안 새해를 앞뒤로 항상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소외계층을 위한 떡국을 만들고 지역주민의 일을 돌보며 늦은 시간까지 밖에 있었다. 올해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며느리, 사위, 손주와 일상의 평범한 하루를 같이 맞이했다. 가족으로부터 지난 1년 동안 엄마와 아내로서의 평가도 듣고, 감사의 말, 사랑하는 마음
우울하다는 말은 진료실에서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진료실에 있다 보면 우울하다고 하면서도 치료받을 필요가 없다고 고집을 피우다가 가족의 강압에 가까운 권유를 받고 방문하는 환자를 흔히 볼 수 있다. 다리가 부러지거나 열이 나면 스스로 병원에 오면서 왜 사람들은 우울하거나, 죽고 싶다고 하면서도 병이 아니라고 하고 치료를 권유하는 의사에게 불신의 눈빛을 보내는 걸까?ㅤ"자신의 병은 자신이 더 잘 안다."라는 말을 저자는 좋아하지 않는다. 자살의 위험성이 높아 몇 번의 설득에도 돌아서는 환자와 가족을 보면 의사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