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희 음악평론가·백석문화대 교수지난 10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는 유서는 깊지만 그동안 쉽게 만나기 힘들었던 한 오케스트라 단체 음악이 울려 퍼졌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오케스트라로 정평이 난 덴마크 로얄 오케스트라와 한창 스타 피아니스트로 주가를 올리는 선우예권의 만남은 그 자체로 이달 공연의 큰 이슈였다.더구나 협연곡이 모두의 사랑을 받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이었으니 관객의 기대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예상했던 대로 좋은 해석과 울림을 들려준 곡은 닐센(1865-1935)의 헬리오스 서곡이었다. 우리에
지난달 23일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의 제74회 정기연주회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며’는 합창단의 현재 모습과 비전을 볼 수 있었다. 민요, 가곡과 같은 소품에서부터 청소년이 소화하기에는 다소 난이도가 높은 글로리아 영광 곡에 이르기까지 음악적 아이디어는 상당했다.그러나 후반부 DCMF 신포니에타와 합창이 호흡을 맞추는 상황은 음악회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일깨운다. 흔히 무대를 차별화해 변화를 주는 방법으로 합창이 오케스트라 기악반주와 함께 서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기악과 합창이 철저히 자신의 책임을 다 할 때만 그 효과가
지난 24일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제72회 정기연주회는 캐럴의 축제라는 제목에 걸맞게 미리 성탄 분위기를 누릴 수 있었다. 후반부에 등장한 브리튼의 ‘캐럴 전례(A Ceremony of Carols)’가 연주회 전체를 상징하는 매우 비중있는 콘셉트였고, 현대적 기법으로 작곡돼 다소 생소하지만 작품성이 뛰어난 곡을 관객이 들을 수 있었다는 데 의의가 있었다. 첫 곡 살베 레지나에서 울린 품위있고 잔잔한 음색은 관객을 즉시 성탄의 거룩한 분위기로 이끌었고, 성경에 나오는 야곱의 아들 이름만으로 가사를 지어 만든 노래는 소리지르는 기... [충청투데이]
대전예술의전당 개관15주년기념 자체제작 오페라 라 보엠이 지역의 큰 관심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탈리아 오페라 거장 푸치니음악에는 고유한 특징이 있다. 호소력 짙은 즉각적으로 다가오는 선율에 노래가 끊이지 않고 흐른다. 선율의 연속성을 위해 오케스트라 역할이 강조되고 캐릭터에 따라 특정 선율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더구나 독창, 중창, 합창, 오케스트라가 하나의 연속적인 흐름으로 흐르기 때문에 독단적인 울림은 어울리지 않는다. 스티븐 카르 연출은 푸치니 오페라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라 보엠 이야기의 비극성을 현대적...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