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청년의 집은 보통 꿈으로 가득 찬다. 대개 "돈을 많이 벌면 어떤 집에 살아야지"라는 로망이 그 안에 있다. 여기서 말하는 ‘어떤 집’이란 크기·위치·모양 등 개인 낭만이 반영된 ‘꿈의 집’이다. 집은 때때로 ‘삶의 지표’가 된다. 사회적 지위가 성장할수록 집도 성장한다. 보통 이러한 사이클을 거친다. 사회 초년생 땐 원룸에서 출발한다. 어느 정도 연차가 차면 투베이나 투룸으로 이사 간다. 그리고 시간·노력이 쌓이거나 결혼을 하면 아파트에 정착한다. 집은 꿈을 품고 꿈은 집을 좇는다.☞집에 대한 집착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세상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다. 이해하고 싶지 않은 인간들도 너무나 많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모여 직업에 대한 회의감으로 다가온다. ‘기자’라는 직업이 그렇다. 끔찍해 읽고 싶지 않은 기사들도 읽어야 하고, 가슴 아픈 뒷이야기들도 자연스레 알게 된다. 물론 훈훈한 기사들도 있지만 그보다 끔찍한 기사들이 더 많다. 그건 어두운 사회임을 보여주는 반증일 수도 있다. 혹은 행복보다 ‘불행’이 더 자극적이고 이슈가 되는 씁쓸한 세상이기에 그럴 수 있다.☞그리고 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아니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어느 한 시골 슈퍼를 갔다가 깜짝 놀랐다. 주인은 온데간데없고 돈 바구니만 덩그러니 있는 게 아닌가. 그걸 보곤 두 가지 걱정이 들었다. 첫째는 "누가 돈 훔쳐 가면 어떡하지"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누가 물건을 훔쳐 가면 어떡하지"라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니 웃겼다. 주인은 가게 걱정 따윈 없는 듯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정작 손님인 내가 걱정으로 안절부절못하는 꼴이었다. 그러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비교적 ‘안전한’ 나라가 아니던가. 비싼 가방·노트북을 놓고 화장실에 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캠퍼스엔 ‘낭만’만 있지 않다. 이상한 사람은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다. 옆에 있어도 괴로운데 위에 있으면 더하다. 그러니까 그 이상한 사람이 ‘선배’라면 정말 정말 괴롭단 이야기다. 청춘의 ‘서사’를 적기 전에 ‘서열’을 먼저 배웠다. 군대가 아닌 학교에 ‘군기’가 존재했다. 하라면 해야 했고 멈추라면 멈춰야 했다. 존중을 받기는 커녕 시중을 들었다. 우리 학과는 그저 꼰대 선배에게 욕을 들으면 끝났지만 특정 학과는 더했다. 특히 예체능 관련 학과의 군기는 군대보다 심했다.☞체육학과의 친구는 어딜 가나
[충청투데이 김윤주ㆍ조선교 기자] 대전 A대학의 음악과에서 벌어진 선후배 간 ‘갑질’ 의혹이 국민신문고에도 올랐다.민원을 접수한 교육부는 먼저 대학을 통해 상황을 확인한 뒤 필요하다면 추가 조사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28일 한 익명 커뮤니티에 게시된 글에 따르면 A대학의 학생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최근 “학생회에서 대응을 하지 않는 것 같아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신청했다”며 민원 신청 내역을 공개했다.그러면서 이 누리꾼은 “우리 학교 교직원 분들이 적극적인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 생각한다”며 “피해자 분들도 조사 대상이 된다면
[충청투데이 김윤주·조선교 기자] 대전의 한 대학 음악과(성악전공)에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22일 한 익명 커뮤니티에는 ‘음악과 왜 이 XX임’이라는 제목으로 신입생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왔다.해당 게시글에는 “OT때 선배들이 지하 4층에서 지상 4층까지 엘리베이터도 타지 못하게 했으며 불도 들어오지 않는 비상계단을 이용하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게시자는 “집합을 시켜 욕을 하고 한 명씩 노래를 시켜 평가를 하기도 했으며 저학년에게 옷차림에 대한 지적을 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글쓴이는 “선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아침이 어렵다. 물론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도 힘든 일이긴 하다. 하지만 그보다 요즘 더 어려운 것이 있다. 바로 ‘오늘의 코디’다. 아, 물론 날씨가 명확할 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름엔 반팔, 겨울엔 패딩’ 같은 국민 공식도 있지 않은가. 문제는 ‘요즘 날씨’다. 지난 일주일만 해도 그렇다. 날 몇 번이나 시험에 들게 했다. 이게 나 혼자만의 문제라면 그냥 조금 추워하고 조금 더워하면 된다. 아이의 옷차림이 문제다. 봄이 온 거 같아 아이의 내복을 벗겼다. 그리고 대신 러닝셔츠를 입혔다. 그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사람마다 가치의 우선순위는 다 다르다. 주위를 둘러보면 특히 직장을 선택할 때 그 차이점이 두드러졌다. 한 친구는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곳을 택했다. 또 다른 친구는 ‘돈’을 가장 많이 주는 곳을 택했다. 또 다른 친구는 ‘워라밸’이 중요해 시간적 여유가 있는 곳을 택했다. 그리고 또 다른 친구는 ‘안정성’을 보고 공무원 준비에 올인하기도 했다. 어쨌건 우리는 그렇게 늘 순위를 매겨야 했다. 뭐 물론 모든 걸 만족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한다면 참 좋을 거다. 순위를 매길 필요도 없을 거다. 하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항상 꿈은 거창하다. 유년 시절, 서울대를 꿈꿨던 나처럼 말이다. 하지만 미래가 현실로 다가오면 목표는 작아진다. 나의 출산 계획 또한 그랬다. 워낙 아이를 좋아했던 나는 아이를 많이 낳고 싶었다. 적어도 세 명은 낳고 싶었다. 당시 남자친구던 남편은 더했다. 자녀 계획을 물으면 항상 ‘네 명’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건 정말 ‘꿈’이 돼버렸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들의 몽상이었다.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됐다. 그리고 첫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됐다. 넷째는커녕, 또 셋째는커녕 ’둘째’ 마저 환상이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과거는 지울 수 없다. 잊을 순 있어도 없던 일이 되진 않는다. 문제는 잊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 더 잘 잊고 산다는 거다. 가해자의 시간은 더뎌야 한다. 가해자의 기억은 또렷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반대인 경우가 많다. 피해자는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반면에, 가해자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는다. 그래서인지 뻔뻔한 가해자들이 많다. 숨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지울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한때 ‘학폭 미투’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많은 운동선수·연예인들이 지목당했다. 당연하게도 그 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시작은 한 초대장이었다. 회사 후배가 채팅방에 보낸 링크를 따라 앱을 깔게 됐다. 이름도 생소한 ‘본디(Bondee)’였다. 아이디를 만드니 아바타를 만들란다. 나를 닮은 내 ‘초상’을 만들지, 아니면 되고 싶은 ‘이상’을 만들지 고민이 됐다. 결국 나를 닮은 분신을 만들게 됐다. 내 머리 스타일을 고른 뒤 평상시에 자주 입는 옷을 입혔다. 내 트레이드 마크인 벙거지 모자도 씌웠다. 어디서 보니 아바타를 만들 때 구세대는 ‘자신과 닮게’ 만들고, MZ 세대는 ‘자신의 이상향’으로 만든다고 한다. 메타버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하늘도 무심하시지"란 말은 이럴 때 쓰나 보다. 6일(현지시간) 발생한 강진은 튀르키예·시리아를 강타했다. 사망자는 4만 1000명(15일 기준)을 넘겼다. 튀르키예 사망자만 3만 5000여 명에 달한다. 지금도 끔찍하지만 문제는 사망자가 더 나올 것이란 거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길 확률이 26%(14일 기준)에 달한다고 봤다. 그리고 그들이 추산하는 이 확률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튀르키예 부상자만 해도 10만여 명에 달한다. 실종자도 너무나 많다. 비극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문제는 터져봐야 안다. 그전까진 그게 문제인지 모른다. 이제까지 모든 사건들이 그러했다. 모두들 ‘지금은’ 괜찮다며 넘어갔고, 그러다 최악을 겪었다. 그래놓곤 항상 후회를 했다. 설령 그 이전에 경고를 받았음에도 그저 ‘기우’라 여겼다. 우리의 안일함은 그렇게 참사가 되었다. 그리고 우린 지금 또 하나의 경고장을 받아들었다. 이게 참사가 될지 아닐지는 우리 손에 달렸다.☞소아과는 지금 붕괴 직전이다. 전공의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는 53명이다. 이는 전체 정원인 208명의 25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한파는 가고 고지서는 남았다. 집에 아이가 있다 보니 온도·습도를 따지게 된다. 남편과 둘이 살 땐 집에서 패딩을 입어도 괜찮았다. 하지만 아이가 있으면 다르다.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의 집은 따뜻해야 한다. 그래도 난방비 걱정은 되는지라 온갖 제품을 동원했다. 전기매트·온수매트를 온사방에 깔았다. 거기에 캠핑 때 쓰던 등유난로까지 집안으로 들여왔다. 그렇게 보일러를 최대한 아껴 틀었다. 그럼에도 겨울의 계산은 냉정했다. 고지서에 폭탄이 떨어졌다. 관리비를 두 배나 더 내야 했다.☞‘난방비 폭탄’은 우리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입이 가려진 3년을 보냈다. 외출할 땐 휴대폰·지갑과 함께 ‘마스크’를 챙기게 됐다. 현관문엔 마스크 걸이대 역할을 하는 자석이 식구 수만큼 붙어있다. 코로나 초기, 마스크를 거부하던 아들 녀석도 달라졌다. 이젠 마스크 없이 밖을 나가면 안 되는 줄 안다. 설령 마스크 없이 문밖에 나가더라도 "엄마 나 마스크가 없어요"라며 울상을 짓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아인 인생 4년 중 3년을 마스크와 보냈다. 코로나가 길들인 습관이었다.☞입을 가리기 위해 용썼다.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은 마스크 수요로 이어졌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낮은 추억을 꺼내고 밤은 상처를 후빈다. 학창 시절을 생각하면 좋은 기억만 떠오른다.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마치 그 시절은 웃음만 가득했다고 스스로 미화라도 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아니 어느 그저 그런 밤에 ‘깨닫게’ 된다. 빌어먹을 ‘악몽’을 통해서다. 악몽 속 나는 어김없이 그 날로 돌아간다. 친구들과 다퉈 마음이 많이 다쳤던 날이다. 난 책상에 엎드려 있다. 대신 상처는 고개를 든다. 꿈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마음은 그날의 아픔을 느끼고 있다. 그렇게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2022년은 대한민국의 변화의 해였다.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이 선출됐으며, 충청 광역단체장이 모두 교체됐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고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태풍과 폭우가 할퀸 자리는 여전히 얼얼하다. 산불도 크게 나 속을 태웠다.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사건들을 ‘희로애락(喜怒哀樂)’ 네 갈래로 담아보려고 한다.☞희(喜)= 2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등 선수들의 땀방울이 빛을 발했다. 4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됐다. 사회는 조금이나마 색을 되찾았다. 모임은 활성화됐고 식당의 영업시간제한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이상하게 들뜬다. 내 생일도 아닌데 괜히 기다려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환상’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진짜 산타가 오는 줄 알았다. 산타를 잡으려고 자는 척 기다린 적도 있다. 하지만 항상 만나진 못했다. 내가 잠들어야 그가 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단 걸 이제는 안다. 나의 산타는 내가 잠들기를 기다리다 활동을 시작하셨을 것이다. 산타는 놀랍게도 내가 원하는 선물을 귀신같이 알고 있었다. 굴뚝이 없는 우리 집도 잘만 다녀갔다. 그리고 유치원·학원·교회에서 만난 산타는 다 다른 산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우리 가족이 매년 진행하는 ‘겨울행사’가 있다. 일명 ‘대게 데이’다. 거창한 건 없다. 그저 하루 영덕에 가서 대게를 먹고 오는 날이다. 다만 ‘대게 데이’는 대게 축제날을 피한다. 대게보다 사람이 많아 여러모로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이번엔 조금 이른 ‘대게 데이’를 행했다. 대전에서 영덕까지는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장거리’다. 그래도 당진영덕고속도로가 뚫려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과거에는 4시간까지도 걸렸던 거리다. 2시간 30분은 아무것도 아니다. 대게를 먹을 생각에 그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어떤 만남은 여운 대신 ‘의문’을 남긴다. 귀갓길에 마침표나 느낌표 대신 ‘물음표’가 떠있다. 분명 ‘좋은 사람’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뭔가 ‘벌컥’한다. 그래서 이상하다. 그런데 그렇게 의구심을 품는 나 자신이 못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날의 일기가 개운하지 않았던 그 이유를 안다. 그건 그 만남이 ‘가스라이팅 잔치’ 였기 때문이다. 웃긴 건 그 사실을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알아차렸다는 것이다. 처음엔 몰랐다. 그저 나를 걱정해 주는 말이라 생각했다. 지금 보니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