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硏, 고도 18.5㎞서 비행
실시간 지상관측·통신중계 등
미래기술 분야서 활용성 기대

▲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고(高) 고도 태양광 무인기'(EAV-3). 항우연은 EAV-3가 18.5㎞의 성층권 고도에서 90분간 비행하는데 성공, 세계 세번째로 성층권에 진입했다고 25일 밝혔다. 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대기가 희박한 고(高)고도에서 태양 에너지만으로 비행하는 고고도 태양광 무인기(EAV-3)가 최근 18.5㎞의 성층권 고도에서 90분간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고도 14.12㎞ 도달에 이어 4㎞ 이상 더 높이 비행하면서 비행 관제를 받지 않는 성층권 고도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성층권은 공기밀도와 온도가 매우 낮아 일반 항공기가 비행하기 어렵지만, 바람이 약하고 구름이 없어 태양광을 동력원으로 활용해 장기체공하기에 유리하다. 특히 18㎞ 이상의 고도는 지상 관제사의 지시와 정해진 항로 없이 운용자의 계획에 따라 비행할 수 있어 활용성이 더욱 높기 때문에 이번 비행 성공은 그만큼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 18㎞ 이상의 성층권 고도에 진입한 태양광 무인기는 이번에 3번째다. 그동안 성층권에서 2주일 이상 비행에 성공한 태양광 전기동력 비행체는 지금까지 영국 키네틱(Qinetiq)사(社)의 제퍼(Zephyr)가 유일하며, 미국의 에어로바이론먼트(Aerovironment)사가 개발한 Helios는 성층권에서 단기 체공하는 데 그쳤다.

구글과 페이스북, 러시아, 중국 등이 태양광 장기체공 무인기를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성층권 비행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고고도 장기체공 태양광 무인기 기술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특히 항우연은 고고도에서의 저온 문제 해결을 위한 고고도 프로펠러 설계기술, 초경량 구조물 설계기술, 정밀 항법·제어기술 등 핵심 기술 개발에 이어 기체 내부 온도 제어, 고고도 에너지 운용, 고고도 비행 제어 등 고고도에서의 비행운용에 필요한 기술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한편 고고도 태양광 무인기(EAV-3)는 실시간 정밀지상관측, 통신 중계, 기상 관측 등 인공위성을 보완하는 등의 임무를 보다 저렴하고 친환경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선진국이 앞 다투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미래 기술 분야다. 앞으로 태양전지와 배터리의 효율이 높아진다면 우리나라도 성층권에서 수개월씩 장기 체공하는 태양광 무인비행기를 이용해 불법조업 외국어선 감시, 해양 오염·산불 감시, 농작물 작황 관측 등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다.

미국의 유력 항공기 시장조사 기관인 틸 그룹(Teal Group)이 낸 보고서(2016년 7월)에 따르면, 통신분야의 경우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기의 활용시장은 2025년 15억달러 규모로 중·소형무인기를 활용한 농업분야(13.6억달러)를 넘어 건설분야(16.5달러)에 근접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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