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담 의원 ‘불당고’ 선정 강요 논란… 李의원 “의견 말한것뿐”

천안시의회 이종담 의원이 불당신도시에 내년 3월 개교할 고등학교 교명 선정과정에 의도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천안교육지원청은 지난 16일 ‘2017학년도 신설학교 교명선정위원회’(이하 교명선정위)를 개최했다.

교명선정위는 4명의 내부위원과 이공휘 충남도의원, 이종담 천안시의원, 천안시 고등학교 교장단장, 천안시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관계자 2명, 지역주민 2명을 비롯한 7명의 외부위원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앞서 교육지원청은 지난달 28일부터 8월 9일까지 교명 공모를 실시, 총 7건의 교명(안)을 접수했다. 구체적으로는 천안불무고와 천안불당고, 천안봉서고, 천안서일고 등이었다. 이중 천안불무고와 천안불당고 교명에는 각각 724명과 76명이 제안서를 접수했다. 나머지 교명들은 1명씩의 의견이 제출됐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교명선정위에서 이 의원은 천안불당고 교명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무고 교명 제안자 수치에 오류가 있다는 식의 주장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의원은 이미 교명이 확정된 천안불무초와 천안불무중의 연계성을 위해서라도 천안불무고로 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고등학교 교장단장의 의견에 반대하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불당동(佛堂洞) 지명의 유래에 대해서도 검증되지 않은 의견을 내세웠다고 한다. 게다가 이 의원은 교명선정위가 열리기 전인 6월경 불당신도시총연합회 장 혁 회장에게 천안불당고로 주민 의견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 회장은 “이 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왔길래 (협의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너무 첨예하기 갈리는 상황이라 섣불리 말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현재 불당신도시에 입주했거나 입주가 예정된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당고’와 ‘불무고’ 교명을 두고 극심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을 대표해 참석한 시의원이 어느 한 쪽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발언을 한 것에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교명선정위에 참석했던 A 씨는 “합리적인 의견을 도출해야 할 자리에서 시의원이 시정질의를 하듯이 지적하고 면박성 발언에다 자신의 지식만을 밀어 붙이려 한 것은 적절치 못해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종담 의원은 “데이터 오류라고 한 적이 없다. 불당동이라는 지명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고 네이밍을 버리기 아까우니까 불당고가 좋겠다는 의견을 말한 것 뿐”이라며 “사전에 불당고로 의견을 모아달라고 전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교명선정위 투표 결과 신설학교 교명은 천안불당고로 선정됐다. 선정된 교명은 행정예고 실시 후 관련 조례 개정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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