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배 청운대 공연기획경영학과 교수
[목요세평]

우리의 경우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하여 방문객 50만 이상이 참여하는 대형 이벤트를 통한 도시마케팅을 전개하여 지역개발의 성공사례는 아직 드문 편이다. 왜냐하면 대형 행사 개최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역사가 짧고 개최 경험이 부족한 원인이 있다. 무엇보다 이벤트에 대한 기능과 역할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국민이 하나 되어 개최한 88서울올림픽의 경우는 스포츠 지역개발 인식전환, 부지와 시설물의 랜드 마크와 활용, 국가인지도 상승 등 여러 측면에서 성공된 모습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젠 대형 이벤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가나 지자체의 정책 추진은 이러한 역할 등을 충분하게 파악하고 이를 파급효과가 전개 될 수 있도록 사후관리까지도 철저하게 검토하여 정책 입안이 되고 시행되어야겠다. 대형 이벤트(박람회, 올림픽, 월드컵, 지자체 또는 국가승인 대규모 행사 등)가 유치되면, 향후 10-30년 안에는 다시 기회를 잡기는 힘들다. 그래서 유치와 함께 다양한 계기를 만들고, 행사가 끝나면 이를 통한 지역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지역기반시설을 보다 충실하게 확충하여 지역 주민 나아가 국민들에게 보다 풍요로운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진행과정에서 탄탄한 기획과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준비를 한다.

왜냐하면 긍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대규모 행사개최를 통해 환경정비, 회장 조성, 공간의 활용, 대규모 방문객의 유입에 따른 소비 발생으로 새로운 수요의 창출 등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침체된 분야에 새로운 활력을 만드는 불쏘시개 역할을 해내는 특성이 있어 흥행관점에서는 대부분을 대성공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성공은 정해진 기간 동안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을 위해 전략적 과정을 거쳐 참가자에게는 문화적 감동을 부여하고, 지역공동체에게는 주체성 확립의 장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특히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산업적 결과물이 제시될 때 비로소 완성이 된다. 여기에는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해 함께 생각하고, 의논하고 만들어간다는 과정이 중요하며 이는 개최 후의 사후관리가 될 때 지속가능한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대형 이벤트를 성공 개최에도 불구하고 사후관리와 활용방법이 구체화되지 않아 개최 장소 등이 흉물로 남거나 애물단지로 취급 받는 경우도 있다. 이는 행사준비를 할 때 개최에만 온 정성과 예산수립을 확고하게 하고 끝나면 대중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지거나 대부분 관계된 조직구성원도 상주된 인력이 아닌 태스크 포커스((task force)팀이기 때문에 관리 인력이 철수하면 담당자가 없어서 사후관리 및 마케팅을 위한 예산 수립이 미미하여 관리의 문제와 부실이 발생되어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예산 낭비 등 총체적으로 부정적인 요소들이 지적되어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대형 이벤트가 개최 후에는 개최지의 특성을 살린 도시의 개발, 문화유산의 보존관리, 장소의 랜드 마크로 자리매김, 새로운 공간 조성과 시설이용, 도시마케팅을 통한 관광자원화 등 개최 목적이 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훌륭한 유산을 후대에 남길 수 있도록 사후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이러한 준비와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시작은 성공하고, 사후에는 빚 좋은 개살구마냥 실속이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술의 도시 프랑스의 에펠탑도 당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백 만 명이 참가한 대형 이벤트인 1899년 제4회 파리국제박람회에 선보여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프랑스인의 자부심으로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사후관리를 잘하여 현재는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은 시사점이 크다. 이왕 시작 하는 것 당연하게 예산 수립을 하여야 할 것이고, 사후관리까지도 생각하는 적절한 계획을 세워 시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 청사진을 그려서 훌륭한 유산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경제적 활성화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 후대에게 남길 수 있도록 하면 사치스러운 생각일까? 그런데 이것이 현업에서 실행하는 조직이나 정책입안자 그리고 전문가들이 갖는 어려움이고 계속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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