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청사 외관과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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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인 26일 기상청의 예보대로 서울에서 폭염이 완전히 물러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줄이은 오보(誤報) 탓에 날씨예보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요일인 21일 오전 6시 기상청은 목요일인 2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을 32도로 예보했다. 폭염이 서울에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면 폭염이 발생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12시간 뒤인 같은 날 오후 6시 예보문에서는 폭염이 끝나는 날이 금요일인 26일로 하루 연기했다. 26일 낮 최고기온을 31도로 예상한 것이다.

앞서 전국적으로 폭염이 극성을 부리던 11일 기상청은 "올해 여름 폭염이 11∼14일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이후 수은주가 치솟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19일에도 대전(37.3도)과 충주(36.2도) 등 전국 상당수 도시의 낮 기온이 애초 예보와 달리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폭염이 꺾이는 시점에 대한 기상청 예보가 당초 16일에서 18일→22일→24일 이후로 잇따라 늦춰지는 오보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기상청의 오보가 끊이지 않는 것은 예보관들의 능력 문제와 우리나라의 독특하고도 복잡한 지형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슈퍼컴퓨터와 수치예보 프로그램이 날씨 예보 결과를 내놓으면 예보관들은 본인의 해석을 가미해 최종적으로 예보를 낸다는 것이다.

예보의 마지막 단계에 예보관의 판단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 기상 전문가는 "과거 정부의 연구용역 결과 예보 정확도는 수치예보 모델 성능이 40%, 모델에 입력되는 기상 관측 자료가 32%, 예보관 능력이 28%를 차지한다고 분석됐다"며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장비더라도 예보관 능력이 떨어지면 예보는 틀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우리나라 기상청 분위기는 잦은 보직 순환으로 한곳에 오래 근무하지 못한다"며 "예보관들이 2∼3년마다 다른 부서로 옮기는 문제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기상청은 세계적으로 정확도 2위 모델인 영국 수치예보모델(UM)을 가져다 변형해 쓰는 한편 중기 예보를 위한 유럽통합모델도 사용하고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두 모델이 다른 예측을 할 만큼 우리나라의 독특한 지형구조도 오보의 한 요인이다.

평지가 많은 유럽의 예보모델을 상대적으로 좁은 면적에서 험난한 산악과 평지를 모두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지형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무리라는 이야기다.

실제 고윤화 기상청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기상 관측망은 상대적으로 조밀한데 지형이 복잡하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예보관의 역량과 수치모델의 정확성을 올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는 '기상청 예보를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는 내용의 비난성 글이 쇄도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날씨와 기온 정확도의 초점은 오늘과 내일, 모레 등 단기 3일 예보에 맞춰져 있다"며 "따라서 중기인 향후 10일간 예보의 경우에는 시점이 다가오면 상당 부분 수정하고 있어 폭염이 끝날 날짜가 달라졌을 뿐 오보를 낸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일기예보는 대기의 흐름을 예측하는 과학의 한 분야로, 향후 대기 상태를 예측하기 위해 수치예측 모델을 이용한다"며 "만일 모델이 완벽하고 대기 상태를 완벽히 파악한다면 일기예보도 정확해지겠지만 관측 장비 불안정성과 오차, 관측 변수 부족 등으로 날씨를 정확히 예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chun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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