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마리오 신조'로 부르자"…각인시켜 장기집권 발판삼나
닌텐도 개발 캐릭터 이용해 일본 브랜드 홍보…경기회복 기대감 자극

▲ 슈퍼마리오 분장을 하고 리우올림픽 폐막식에 출연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슈퍼마리오 분장을 하고 리우올림픽 폐막식에 출연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AP=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보여준 슈퍼마리오 분장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홍보 전문업체의 조언을 받는 등 주도면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예상치 못한 연출로 전 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일본 게임업체가 개발한 캐릭터를 활용해 유권자에게 자국 콘텐츠를 홍보하는 적극적인 총리라는 이미지를 부각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달 13일 일본의 대표적인 광고대행사인 덴쓰(電通) 본사에서 열린 '해외홍보전략설명회'에서 1시간 30분이나 시간을 보냈다.

아베 총리는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슈퍼마리오 캐릭터로 분장하고 무대에 등장해 좌중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일본 정부 관계자는 덴쓰 본사에서 열린 설명회가 슈퍼마리오 연출을 준비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연출에는 임기 중 도쿄올림픽을 유치한 아베 총리가 총리로서 도쿄올림픽 개최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구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숨겨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를 연장해야 한다.

닌텐도의 게임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악당에게 잡혀간 공주를 구하기 위해 슈퍼마리오가 여러 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줄거리로 제작됐다.

폐막식에서 슈퍼마리오로 분장한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시간에 늦지 않게 공을 들고 지구 반대편으로 순간 이동했다.

아베 총리는 악당을 물리치고 공주를 구출하는 슈퍼마리오처럼 일본의 여러 현안을 잘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 만화에 등장하는 로봇인 도라에몽과 일본 기업 게임 캐릭터인 슈퍼마리오 등 일본 콘텐츠를 활용한 것은 일본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유권자에게 표명하는 방편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일본의 소프트파워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런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올림픽 담당상은 아베 총리가 슈퍼마리오로 분장한 것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아베 마리오 신조'라고 미들 네임을 마리오라고 하면 세계 모든 사람이 바로 알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아베 총리 재집권 전에 연간 1천만 명에도 미치지 못했던 방일 외국인은 올해 2천만 명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예상되며 아베 총리는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을 관광대국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일본 유권자나 경제계에서는 2020년 도쿄올림픽이 일본 경기를 끌어올리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아베 총리는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이를 계기로 한 일본 콘텐츠 수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 경제 성과를 내세워 지지 기반을 굳히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주 경기장 설계가 급증한 건설비용 때문에 백지화했고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 올림픽이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올림픽이 반드시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

특히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신임 도쿄도지사는 올림픽에 관한 비용 절감을 강조하고 있고 유치 과정에 쓴 돈이 적정했는지까지 검증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아베 총리가 슈퍼마리오 분장을 하고 무대에 등장한 것에 대해서는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런데도 워낙 강한 인상을 심었기 때문에 도쿄올림픽 홍보만큼은 확실히 했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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