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KHG3 활성조절로 세포제어
암 전이·면역세포 이동 연구기대

국내 연구진이 사람 몸속 세포의 이동 방향을 결정하는 ‘방향타 단백질’을 발견했다. 암 전이 역시 암세포의 이동으로 발생하는 만큼, 다양한 질병 연구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 허원도 그룹리더 연구팀은 인간의 질병과 밀접하게 연관된 GEF 단백질 중 하나인 'PLEKHG3' 단백질이 세포의 이동 방향을 결정하는 ‘방향타’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독자적으로 개발한 광유전학 기술(광유도 분자 올가미, LARIAT)을 접목해 빛으로 ‘방향타 단백질(PLEKHG3)’의 활성을 조절해 세포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몸의 세포는 가만히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이동한다. 배아 발달, 상처 치유, 면역 반응 등에도 세포의 이동이 필수적이다.

우리 몸 여러 기관에 암이 전이되는 현상도 암 세포의 이동 때문에 발생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처럼 세포의 이동은 다양한 생리 및 병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그동안 세포 이동의 구체적인 작동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바이오이미징 기술로 세포 내 63개 GEF 단백질들의 분포양상을 분석해, 세포가 이동하는 동안 세포이동을 조절할 가능성이 높은 GEF 단백질들을 선별했다. 또 그 중 PLEKHG3가 세포의 진행 방향 부위로 빠르게 이동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방향타 역할을 하는 이 단백질은 해당 부위에서 소형 GTP 결합 단백질을 활성화해 세포 골격을 이루는 액틴 섬유를 형성한다. 액틴 섬유는 그물망을 이루며 지느러미 같은 돌출부를 형성해 세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방향타 단백질은 액틴 섬유 자체와도 매우 강하게 결합한다.

연구팀은 이 결합이 소형 GTP결합 단백질의 활성을 더욱 촉진시킴으로써 세포의 이동 속도를 더 빠르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광유전학 기술로 방향타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해 세포가 움직이는 방향을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허원도 그룹리더는 “세포 이동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혀 암세포 전이 및 면역 세포 이동을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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