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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용수 공급 예당·탑정호
저수율 각각 28.8%·30.2%
최악가뭄 겪은 지난해 수준
밭·시설작물 마름현상 심각
전쟁음식이라지만… 해맑은 동심

충남지역 농가의 가뭄 재현 우려가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충남지역의 주요 식수 공급원인 보령댐의 경우 금강~보령댐 도수로 개통 등으로 저수율이 전년 대비 월등히 높아졌지만, 농업용수 공급원인 예당·탑정호 등의 저수율은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있다는 점에서다.

22일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하는 RIMS(농업기반시설관리)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도내 주요 저수지 저수율은 예당호(예산) 28.8%, 탑정호(논산) 30.2% 등을 기록했다.

예당호와 탑정호는 도내 대형 저수지로 대표적인 농업용수 공급원이다. 문제는 두 저수지의 저수율이 42년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었던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같은 기간 예당호 저수율은 25.3%, 탑정호 저수율은 31.1%로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두 저수지의 평년 저수율이 각각 59.0%, 70.4%라는 점에서 가뭄을 겪은 지난해와 비슷한 저수율은 올해에도 또 다시 가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이같이 저수율이 저조한 데에는 지난해보다 못한 강수량이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충남지역의 8월 누적 강수량(21일 기준)은 17.2㎜으로 지난해 8월 누적 강수량인 34.2㎜와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에 그쳤다.

도내 주요 관측지점을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서산 46.6㎜→0.8㎜(지난해 8월→올해 8월), 천안 21.2㎜→5.9㎜, 보령 17.4㎜→0㎜, 부여 46.3㎜→22㎜ 등의 강수량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창 농업용수 공급이 필요한 가을 밭작물이나 시설작물 등의 가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현재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 농업용수 부족문제를 떠나 밭작물, 시설작물의 햇빛데임, 물마름현상 등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수는 용수 공급이라는 측면 이외에도 폭염을 식혀줄 단비라는 점에서 일부 농가들은 태풍이라도 오길 바라는 심정이다.

충남 논산에서 농사를 짓는 최모(54) 씨는 “콩밭을 볼 때마다 마음이 타들어 간다. 폭염이 계속되는데 비까지 오지 않아 작물이 말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근 저수지 등에서 물을 퍼다 뿌리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얼마나 심각하면 인근 주민들끼리 태풍이라도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지난달의 강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 정도였고 평년과 비교했을 때도 적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달 들어서 비가 적게 내리고 있다"라며 “특히 저조한 강수량은 최근 계속되는 폭염과 같은 이유로 중국에 중심을 둔 고기압이 한반도까지 세력을 펼치고 있어 저기압이 통과하지 못하면서 소나기를 제외하고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명석 기자 hikms1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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