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구역 중단 수년째 방치
노숙자 증가 치안공백마저 우려
범죄예방활동 행정력 낭비 유발
“재개발 완료 근본적 해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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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 서원구 사직동 일부지역에 공·폐가가 수년째 ‘치안공백’으로 방치되면서 관계당국의 치안·행정력 낭비의 주범이 되고 있다. 함문수 기자 hms@cctoday.co.kr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일부지역에 공·폐가가 수년째 방치돼 치안·행정력 낭비의 주범이 되고 있다.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가 주민들의 보상 문제로 공사가 중단된 이 지역에는 노숙자가 늘어나는 등 치안공백마저 우려되고 있다.

노숙자가 많은 무심천 체육공원과 중앙공원이 인접해 있어 찾아오기 쉽고, 눈·비를 피할 수 있는 빈 집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청주시 서원구 대원로 32번길 인근엔 폐허가 된 민가가 줄지어 서있다. 한쪽 벽면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폐허엔 잡풀만 무성하다. 깨진 창문 사이로 보이는 집 안은 낡은 의자와 선풍기, 커피믹스 봉지, 빈 막걸리병이 놓여 있고, 밤이 되면 인기척조차 없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2014년 11월경 이 지역의 한 폐가 안에서는 50대 노숙자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숨진 노숙자는 인적이 끊긴 빈집에 며칠 동안 방치돼 있다가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상황이 이렇자 이곳의 치안을 책임지는 청주 사창지구대와 사직1동 주민센터는 치안공백을 우려해 범죄예방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폐가의 출입구를 자물쇠나 못질을 통해 봉쇄됐다. 경찰은 주·야간 수차례에 걸쳐 이곳을 집중순찰하고 있다. CC(폐쇄회로)TV 등 보안시설이 없고 목격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폐가 주변은 강력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치안활동이 요구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폐가에 대한 집중단속으로 치안력을 낭비하기보단 중단됐던 재개발을 완료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본래 이 지역은 사직대로 인근에 위치하고, 무심천 체육공원 등 시내 주요시설이 가까워 경제활동이 활발한 곳이었다. 그러나 2011년경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재개발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보상 문제로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재개발이 미뤄졌다. 급기야 시행사는 부도가 난 상태다. 일부 수용됐던 집들은 폐허가 된 채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재개발 중단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다행히 아직까지 이 지역에서 심각한 범죄가 발생한 적은 없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치안폭탄’을 떠안고 있는 꼴”이라며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재개발 문제로 주민과 경찰, 행정당국 모두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문수 기자 hm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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