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범 대전 대덕구청장
[투데이포럼]

올여름은 우리를 경악하게 하는 각종 사건·사고가 참 많았던 계절이었다. 대상을 따지지 않는 이른바 ‘묻지마 범죄’를 비롯해 사회적 약자나 특정 대상을 향한 극단적인 범죄 소식은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우리 사회를 달군 이슈였다.

무한 경쟁으로 치닫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도 문제지만 각박한 세상 속에서 남을 배려하기보다는 그저 ‘나만 잘 살면 그만이다’ 또는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심도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모두가 미워하지 않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은 사회라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살아가고 또 그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를 더 깊게 들어가면 공동체 회복이 곧 이기심으로 인한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모두 잘 살고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인간의 운명이자, 숙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대덕구청장에 취임하면서 구민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약속했던 일성은 ‘모두가 잘 살고, 행복한 대덕구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이제는 희미해져 가고 있는 울타리를 복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웃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화두였다. 두레와 품앗이로 대표되는 우리의 공동체 문화는 어떤 대가나 이득이 아닌 모두 행복하게 잘 살고자 했던 조상의 지혜가 묻어 있다. 주변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내 일처럼 돕고, 기쁜 일은 함께하는 공동체 의식은 우리 사회를 하나로 묶어 줬고, 모두가 행복한 길이기도 했다.

공동체 회복이라는 말이 다소 거창하게 들릴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길은 아주 단순하면서 명료하다.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나’만이 아닌 ‘우리’를 생각하게 하는 기반을 만드는 일이 그 시작이다.

공동체 회복을 위한 대덕구의 작은 노력은 내 주변을 살피고, 함께하는 지역으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됐다. 대표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구축을 통한 이웃 간 온라인 소통 공간 확보가 있다. 대덕구와 주민 간의 소통 채널이었던 동별 SNS(밴드)는 이제 주민 상호 간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동별 ‘1단체 1공원 가꾸기’도 동네 공원을 단순한 이용물이 아닌 모두의 소중한 공간이라는 의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중리행복벼룩시장은 이웃과 함께하고 나누는 이런 소소한 과정을 통해 ‘나’ 못지않게 ‘우리’도 중요하다는 의식을 발현하게 하는 매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덕구의 이런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공동체 회복은 모두가 잘 살고 행복한 대덕을 만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근간이기 때문이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행복해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 잡을 때 우리는 모두 잘 살 수 있다. 함께하고자 하는 의지가 다른 어느 지역보다 강한 대덕구는 그래서 미래가 더욱 밝다고 할 수 있다. 공동체 회복을 위한 대덕구의 밝은 걸음은 이미 시작됐다. 모두가 행복한 도시를 향한 희망찬 여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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