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여경 신고 … 파문 ‘일파만파’
“관사로 불러내 성적모욕 언행도”
충북지방경찰청 내부감찰에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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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한 경찰서 간부가 부서 회식자리에서 신임 여경을 성희롱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도내 한 경찰서에서 상급자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한 여경의 신고에 대해 내부 감찰에 착수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경찰서 소속 A 순경은 지난 6월경 부서 회식에서 간부 경찰관이 “춤을 춰 보라”고 요구했으며, 신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여경은 같은 경찰서 청문감사실의 한 상급자가 관사로 불러내 성적 모욕을 느끼게 하는 언행을 했다고 증언했다. A 순경은 자신 말고도 이러한 성희롱을 당한 직원이 더 있다고 말하며 경찰청에 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성추문 의혹은 경찰조직 내 깊게 뿌리 내린 직장 내 성희롱의 전형으로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도내 지구대에 배치된 여경은 모두 117명이다. 이는 2014년 지구대에 배치된 여경 53명에 비해 약 2배가 많은 숫자로, 경찰 내 여성 채용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경이 늘어남에 따라 공무원 조직 중에서도 '남초 사회'로 손꼽히던 경찰 내 성희롱·추행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최근 직장 내 성희롱 대응교육을 실시하고, 성희롱 가해경찰에 파면·해임 등의 중징계를 내리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조직 내 자리 잡은 남성중심적 분위기는 쉽게 달라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성희롱 의혹은 지난해 임용한 신임 여경을 상대로 부서 상급자뿐 아니라 조직 내 성희롱·추행을 막아야 할 청문감사관실 직원도 가해자로 연루돼 향후 감찰 결과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피해내용에 대해 확인된 것은 없다”며 “A 순경의 주장에 따라 성희롱 사실이 확인되면 징계위원회를 열어 엄하게 징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문수 기자 hm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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