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공단 경제특집] 한국철도공사
‘여름철 재해대책본부’ 운영
차량·시설물 전반 안전점검
무인항공기로 재해사각 확인

▲ 코레일은 ‘여름철 재해대책본부’를 꾸리고 차량·시설물 전반에 대한 종합 안전점검을 벌여 하절기 철도 안전운행의 방점을 찍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제공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들은 푹푹찌는 폭염이 이어질수록 선로안전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곤 한다. 기온이 급상승하는 여름철이면 철로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철로는 기온 상승에 따라 길이가 늘어나거나 일부 구간에선 뒤틀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이용객의 안전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

코레일 직원들이 흘리는 땀의 양과 이용객의 안전은 정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더위만 철도안전의 적이 아니다. 철로변에 집중호우라도 쏟아지면 암석 등이 굴러떨어져 운행을 일시 중지해야할 절체절명의 순간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코레일은 최근 드론 등 최신장비를 활용해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재해위험을 사전에 최소화하도록 선제적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심엔 지난 5월부터 운영 중인 ‘여름철 재해대책본부’가 있다. 고객의 안전을 위해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코레일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여름철 재해율 급증… 만전에 만전


코레일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2011~2015년)간 열차 사고와 장애는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혹서기 발생 비중이 30%이상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여름철엔 철도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폭염과 집중호우, 태풍 등이 자주 발생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코레일은 이러한 재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여름철 재해대책본부’를 꾸리고 차량·시설물 전반에 대한 종합 안전점검을 벌여 하절기 철도 안전운행의 방점을 찍고 있다.

특히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폭염·낙뢰·집중호우·강풍 등 4대 요인을 중점 안전관리대상으로 삼고 집중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0월 15일까지 운영되는 ‘여름철 재해대책본부’는 코레일 본사와 12개 지역본부, 고속선 시설 담당을 비롯한 7개 사무소 등 20곳에 동시다발적으로 설치됐다. 국토교통부놔 철도재해대책반과 국민안전처 중앙대책본부와 협력해 비상상황 시 대책을 마련한다. 재해대책본부는 수해 피해가 우려되는 20곳을 찾아 보강작업을 벌이도록 했고 5월 중엔 전국 철도시설물 70곳에서 1800여명을 동원해 비상 복구훈련을 벌였다.

소방서와 경찰서, 지자체 등 유관 기관과 견고한 협조체계를 점검하는 것도 병행한다. 올해 재해대책본부는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때문에 지난해보다 15일가량 일찍 설치해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상황에 빠르게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혹서기에 더 바쁜 코레일


많은 이들이 산과 바다로 떠나는 여름철이 되면 코레일 직원들은 긴장감의 수위가 높아진다. 정작 자신들의 휴가는 못챙길 망정 철도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고군분투를 감내하고 있다. 코레일은 여름 휴가기간을 ‘하계 대수송 기간’으로 정하고 여느 때와 달리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엔 만 28세까지 이용할 수 있는 여행패스 ‘내일로’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2007년부터 도입된 내일로는 하계(6~8월)과 동계(12~2월) 기간동안 새마을호·무궁화호를 비롯해 ITX-청춘·ITX-새마을·누리로 등 열차의 자유석·입석을 5~7일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교통 패스다.

출시 직후부터 만 28세 이하 청년들에게 높은 인기를 구가하면서 철도 이용객 급증의 1등 공신이 됐다.

도입 첫해인 2007년엔 판매량이 7841장에 그쳤으나 이듬해 1만 3057장, 2009년 3만 9867장이 됐고 2014년엔 19만 2615장이 팔려 8년 사이 20배 이상 판매고가 올랐다. 내일로를 비롯한 이용객이 크게 늘면서 코레일은 이용객 안전에도 당연히 신경을 더욱 쓰고 있다. 객차 안 문 앞이나 통로 인근에 자리를 꿰차고 있는 ‘내일러(내일로+er)’들의 안전을 살피는 것도 코레일 직원들의 몫이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 기온 상승으로 선로변형이 일어나기 쉬워 수시로 점검과 보수 현장에 급파되기도 한다. 선로 뒤틀림, 침목 균열 등 일반적인 점검과 보수는 궤도검측차, 레일탐상차 등 첨단장비를 활용해 열차가 운행되지 않는 심야시간에 이루어지지만 한낮에 이루어지는 긴급보수 및 선로점검은 직원들의 몫이다. 그냥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자갈길을 따라 하루 8㎞ 선로를 점검한다. 대기 온도가 30도일 때 선로 온도는 사하라 사막과 비슷한 55도까지 올라가 그야말로 더위와의 사투를 벌여야 한다.

◆안전 사각지대엔 드론 투입

재해 취약개소를 수시로 점검하고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안전점검도 극한작업 중 하나다.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인 특성상 철도는 낙석, 옹벽 붕괴, 산사태 등 각종 위험요소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위험요인이 수십 미터가 넘는 접근이 어려운 비탈면 상부에 위치해 있어 안전점검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안전점검은 망원경을 통해 붕괴위험이 높은 낙석 등 위험개소를 확인하고 작업자들이 직접 올라가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0kg가 넘는 배낭을 메고 몇 시간 동안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 하는 작업은 그야말로 강행군이다. 줄 하나에 의지해 발 디딜 곳 없는 암벽을 오르는 일도 다반사다. 하지만 목표 지점에 도달했음에도 위험요인을 찾을 수 없어 허탈한 마음으로 하산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안전점검에 있어 정확한 정보가 가장 중요한 이유다. 이에 자구책으로 등장한 게 드론(무인항공기)이다. 코레일은 최근 드론을 활용해 안전사각지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드론은 접근이 어려운 재난 우려개소에 1~2m까지 근접해 실시간 영상 및 사진을 제공함으로써 효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 안전점검 인원 감축, 시간 절약을 통한 비용절감은 물론 직무사상사고 예방으로 직원만족도 높였다. 코레일은 올해 시험운영을 통해 타당성 및 안전성 검토 시행 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안전은 철도경영의 최우선 목표

코레일은 신임 홍순만 사장 취임 이후 안전을 철도경영의 최우선 목표이자 핵심가치로 천명하고 안전 최우선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순만 사장은 임명이 결정된 직후인 새벽 1시, 전날 전동차 궤도 이탈사고가 발생한 노량진역을 방문해 재발방지대책을 보고 받으며 첫 업무를 시작했다. 또 취임식을 대체한 '세계 최고의 안전·서비스·경영 다짐대회'에서 취임 일성으로 '관행타파'를 강조하며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경영을 펼치겠다"고 밝힌바 있다.

코레일은 먼저 '안전혁신본부'를 사장 직속으로 격상하고 안전정책 총괄 조정을 위한 안전정책조정실(TF)을 신설해 안전최우선 경영 추진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또, 이론과 현장실무경험이 풍부한 철도 자문위원 6명으로 구성된 철도안전혁신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자문위원들은 안전혁신 아이디어 제공, 중대사고 원인조사 참여 등 안전정책과 현안에 대한 자문 역할을 수행한다.

철도안전을 지속적으로 담보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도 마련되었다. 코레일은 운전실 블랙박스 설치, 노후 차량 정밀안전진단 시행 등 스마트한 안전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항공안전관리 방식을 접목시켜 철도안전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관사 열차운행정보기록 전수조사로 부적절한 운행습관을 교정하는 등 한번 발생한 사고는 철저한 원인분석을 통해 재발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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