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없이 통유리로 사방 막혀, 복도 폭 1.5m… 바깥보다 더워

▲ 대전예술가의집 4층 복도에서 실내온도를 재 보니 온도계가 36도를 넘어서고 있다. 홍서윤 기자
11일 오후 2시30분경 대전 중구 문화동 소재 대전예술가의집 내부 곳곳은 후텁지근한 공기로 가득했다. 특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맞닥뜨리는 곳이자 사람들이 주로 이동하는 공간인 내부 복도는 마치 비닐하우스에 와 있는 듯한 열기가 느껴졌다.

사무실에서 복도로 나오는 입주 문화예술기관 직원이나 예술가들도 다소 찌푸려진 표정과 함께 빠른 발걸음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한 입주예술단체 관계자는 “복도가 너무 더워서 화장실에 가기가 두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이 복도에서 유독 더위를 느끼는 이유는 창문이 뚫려있지 않은 탓이다. 이 곳은 5층건물로 3층이 지상 1층 격으로 돼 있는데, 3층은 다행히 밖으로 향하는 출입문이라도 두개가 뚫려있지만 4층은 통유리로 막혀있다. 바깥의 바람도 전해지지 않는 데다 원형으로 돼 있는 건물 구조상 복도의 폭도 150㎝ 남짓해 답답함을 더하고 있다. 이날 2시30분부터 20여분간 복도의 실내온도를 측정해본 결과 28도에서 시작한 온도계의 눈금은 순식간에 36도까지 치솟았으며 얼굴에 송골송골 맺힌 땀이 흘러내릴 정도였다.

다른 문화단체 관계자는 “밖에서는 대전예술가의집 건물이 세계적인 건축가가 설계하고 시에서 건축상까지 받았다며 좋은 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지만 뭘 모르는 소리”라며 “복도는 바깥보다 더 더운데다 통풍도 되지 않아 여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보다 더한 내부 온도를 익히 알고 있는 듯 이날 내부 복도는 물론 건물 중앙정원에서도 나와있는 사람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전시 측은 “기술적인 자문을 거쳐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창문 등의 설계는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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