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중 비해 매출 반토막
음식점·카페 등 사실상 휴업
임대료 벅차 잇단 폐업도

▲ 6일 오후 1시 대전 서구의 한 대학 인근 번화가 골목이 텅텅 비어있다. 이정훈 기자
▲ 한 상점이 임대 현수막을 내건 모습. 이정훈 기자
“학기 중에도 장사가 어려운데, 방학 기간은 오죽 하겠습니까”

여름 방학 기간을 맞아 학생들이 떠난 대전지역 대학가 인근 상점가에서는 최근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6일 대전 서구의 한 대학 인근 번화가 골목은 한창 고객들로 북적여야 할 점심 시간인데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김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식당 주인은 “지난주까지는 계절학기 수업으로 그나마 밥 먹으러 오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이마저도 끝나 아예 손님이 끊긴 상황”이라며 “방학이 시작되고 난 후 매출이 평상시의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고 토로했다.

번화가 골목에서 벗어난 곳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3년째 고깃집을 운영 중인 장모(41·여) 씨는 “방학이 되면 학기 중 매출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해가 갈수록 사정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에 한 대학가 근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거리에서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영세상인들이 임대료 출혈까지 감수하며 임시휴업 또는 건물임대까지 내놓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100m가량 되는 거리지만 건물 임대를 붙여놓은 현수막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분식집을 운영 중인 이모(42) 씨는 “음식을 팔고 있는 특성상 한동안 문을 닫아놓을 수도 없기 때문에 영업 시간을 단축해 운영하고 있다”며 “특히 방학기간 동안은 비싼 월세를 감당하기에도 너무나 벅차다”고 말했다.

음식점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주로 찾는 PC방과 카페, 주점 등의 경우도 방학 기간에는 매출이 급감하다보니 대부분이 사실상 ‘휴업’인 상태였다. 오후 6시가 지나자 몇몇 학생들이 눈에 띄었지만 텅빈 가게는 수두룩한 상황. 불경기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비싼 전·월세, 통학생의 증가, 모임이 줄고 있는 대학문화의 변화 등 다양한 이유까지 더해져 대학가 상권은 어두운 그림자만 지고 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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