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인연없던 불운 극복
양궁메카 충북 명성 재확인

▲ 7일 오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미국을 꺾은 김우진(왼쪽부터), 구본찬, 이승윤이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정상급의 기량에도 불구하고 유독 올림픽과 인연이 없던 김우진(24·청주시청 소속)이 리우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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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구본찬(현대제철)·이승윤(코오롱엑스텐보이즈)으로 구성된 남자양궁 대표팀은 7일 새벽(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미국을 세트점수 6-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 남자양궁 단체전 금메달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8년만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 결승에서 미국에 패하며 준우승한 대한민국은 이번 대회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대한민국은 미국과 결승 1세트에서 6발 모두 10점 과녁에 명중시키는 완벽한 경기를 펼치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에서는 미국이 27-28로 뒤진 상황에서 마지막 세발을 모두 10점에 맞췄지만, 한국 역시 10점 세발을 쏘며 1점차 승리를 거뒀다. 3세트에서도 대한민국은 미국 브래디 엘리슨이 8점을 쏘며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고 완승을 거뒀다.

남자대표팀의 맏형으로 대회에 출전한 김우진은 “준비를 많이 했고,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오늘의 결과가 있었다”며 “서로서로 '믿고 쏘자, 자신 있게 쏘자. 그리고 '긴장되면 한 템포만 쉬어가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우진은 충북 옥천 이원초와 이원중을 졸업한 후 충북체고로 진학했다. 2011년 충북체고 졸업과 함께 청주시청 남자양궁팀에 입단했다.

김우진의 대회성적은 화려함 그 자체다. 2010년 제16회 아시안게임 남자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필두로 2011년 세계양궁선수권대회 개인·단체 1위, 2014년 제95회 전국체전 최우수선수,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남자개인 3위·남자단체 1위, 2015년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남자개인·단체 1위 등 세계최정상급 궁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최종선발전에서는 4위를 기록하며 아쉽게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이후 김우진은 지독한 슬럼프를 겪으며 기량이 하락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2014년부터 옛 기량을 회복하며 이번 올림픽 대한민국 첫 금메달의 영광을 안게 됐다.

김우진의 금메달 획득으로 청주시청 양궁팀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임동현(30)과 함께 올림픽금메달리스트 두명을 보유하게 됐다. 또 충북은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김수녕,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충북상고 출신의 박경모와 임동현, 김우진 등 4명의 올림픽양궁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며 양궁의 메카임을 재확인했다.

한편, 이번 대회 예선전에서 700점을 쏘며 세계신기록을 세운 김우진은 8일 오후 개인전 64강 경기에 출전하며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남자양궁 개인전 결승은 13일 열린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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