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맥키스컴퍼니 ‘섬마을 힐링음악회’ 대성황
선곡·무대 구성 관객 압도
정진옥 단장에 폭발적 호응
“문화소외지 이동공연 확대”

▲ 맥키스컴퍼니 '맥키스오페라단'이 28일 충남 보령 장고도에서 진행한 섬마을 힐링음악회의 모습. 정진옥 단장 등의 노래와 공연에 100여명의 섬 주민 등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김영준 기자
지난 28일 오후 7시, 충남 보령 장고도 명장섬해수욕장.

충청권 대표 주류업체인 맥키스컴퍼니가 충남 서해안 5개 섬 중 4번째 ‘섬마을 힐링음악회’ 장소로 선택한 이곳 해수욕장에는 주민 100여명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주민들에게 잊지 못할 한여름 밤의 꿈을 선사한 이번 공연은 맥키스컴퍼니와 충남도, 보령시가 소외지역 주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확대해주기 위해 마련했다. 평소 클래식 공연을 접하기 어려웠던 주민들은 ‘맥키스 오페라단(단장 정진옥)’의 공연에 흠뻑 젖어 들었다. 특히 유머 가득한 선곡과 무대 구성은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구병례(테너), 박영범(테너), 이병민(바리톤) 등 남성 단원들은 중후한 음성으로 ‘사랑의 묘약’, ‘나는야 이 거리의 1인자(세비야의 이발사)’ 등 오페라 명곡들을 부르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곡 중간중간 ‘고음이 안 올라간다’며 일부러 노래를 틀려 웃음을 유도하는가 하면, 단원들끼리 ‘내가 더 잘생겼다’고 티격하는 모습은 주민들에게 호쾌한 웃음을 안겨줬다. 무대 밖으로 내려와 할머니들에게 ‘손 한번만 잡아주세요’라며 애교(?)를 부리는 한 단원의 앙증맞은 모습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든 관객들이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 힐링음악회의 ‘히트’는 단연 정진옥 맥키스오페라 단장이었다. “얼굴 되지, 몸매 되지, 노래 되지”라며 자신을 ‘돼지’로 소개한 정 단장은 매 노래마다 형형색색의 드레스를 갈아입으며 무대에 올랐다. 지난 5월 SBS TV 프로그램 ‘스타킹’에 ‘대전 소주미녀’로 출연해 얼굴을 알린 정 단장의 출연에 관객들은 “(TV에 나온 사람) 맞지? 맞지?”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 단장은 ‘오페라의 유령’ 등 진중한 노래를 부르며 듣는 이들을 매료시켰고 금새 무대 밖으로 내려와 관객들에게 장미꽃을 건네고,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첫 무대부터 마지막까지 관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주민 강명화(54·여) 씨는 “섬에 사는 사람들이 클래식을 들을 기회가 있겠냐”며 “멀고 먼 섬까지 찾아와 공연을 해주니 너무나 행복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휴가차 장고도를 찾았다는 박준식(52) 씨는 “생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며 “횡재했다”고 기뻐했다.

2007년부터 계족산 숲속음악회 등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즐거운 음악을 선사해온 맥키스컴퍼니 측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더많은 보람과 행복을 얻었다고 전했다.

맥키스컴퍼니 조웅래 회장은 “이번 공연의 경우 준비가 쉽지 않았지만, 반응이 좋아 더욱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문화소외 지역을 위한 이동 공연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5일 외연도를 시작으로 호도(26일), 삽시도(27일), 장고도(28일), 원산도(30일) 순으로 5개 섬을 순회하며 진행된 이번 공연은 거대한 무대시설과 음향시설을 섬으로 옮겨가며 진행된 대형 프로젝트였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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