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구 기자

"지난해 자동차세 연납제도 실적을 알려달라구요? 글쎄 집계를 안해 놓아 잘 모르겠는데요."

지난주 자동차세 연납제도를 취재하던 기자가 논산시 담당공무원으로부터 들은 답변이다.<본보 28일자 20면 보도>

자동차세 연납제도는 정부가 세납자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부여하고 고지서 발송 등에 따른 행정비용 등을 절감하기 위해 1994년 각 일선 자치단체에 지침을 하달, 올해로 10년째를 맞고 있다.

물론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제도라 할지라도 납세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실적 저조 등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자명한 일.

때문에 행정당국으로서는 이 제도가 얼마나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무엇이 문제인지 평가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본다.

쏟아지는 시책들과 각종 보고자료 작성 등으로 바쁜 업무때문에 모든 분야를 속속들이 챙기기 힘든 게 사실이다. 십분 양보해서 이 정도의 평가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최소한 지난해 실적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번에는 공주시로 전화를 꼽아 보았다. 똑같은 질문을 가지고 답변을 듣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0∼20분 정도.

같은 업무인데도 논산시와 공주시의 업무 처리가 한순간에 비교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걸 어떻게 전화상으로 함부로 알려 줄 수 있습니까?"

논산시 담당공무원이 기자와의 취재 통화에서 던진 마지막 이 말은 더욱 더 씁쓸함을 남겨 놓는다.

'실적이 저조해 밝히고 싶지 않은가?'하고 아무리 좋은 쪽으로 이해하려고 해도 한편으론 소신과 정열이 없는 구태 공무원의 자세를 보는 것 같아 아쉽기만 했다.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지방분권화 시대의 도래는 무엇이 문제인가를 파악하고 개선책을 제시하는 당당한 공무원의 모습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런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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