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청소년쉼터 청소년 직업체험 열기
셰프·용접공… 미래 향한 힘찬 발걸음
성심당·보건대·이안과병원서 지원격려

▲ 1 26일 대전청소년쉼터 입소생들이 이안과병원 내 위치한 대전보건대학 자원봉사센터에서 성심당 쉐프들의 도움을 받으며 케이크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색안경을 벗으면 학교 밖 청소년도 보통 아이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가정에서 받지 못한 관심을 사회가 대신해주는 것뿐입니다.”

26일 오전 11시 김원세 대전청소년쉼터 소장이 쉼터에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설명했다. 이날 기자가 찾아간 현장은 가정폭력, 방임, 탈학교, 가정해체 등 돌아갈 가정이 없어 쉼터에 머무는 아이들이 성심당과 이안과병원을 방문해 직업체험을 하는 날이었다. 30명의 쉼터 아이들은 성심당 2층 레스토랑 테라스키친에서 점심을 먹고, 1층으로 이동해 박삼화 성심당 상무의 제빵 강의를 들었다.

박 상무는 매장 구석구석을 돌며 빵의 역사와 유래, 성심당 변천사 등 제빵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고, 아이들은 자신들의 진로를 고민하며 경청했다. 오후 1시 30분 성심당 제빵사 직업에 대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이안과병원 4층 대전보건대학 자원봉사센터로 이동해 케이크 만들기 등 본격적인 직업체험을 시작했다. 강사로 나온 성심당 셰프는 ‘일본 최고의 제빵 셰프도 여러분들과 똑같이 진로 체험으로 미래를 만든 사람’이라고 언급하며 아이들을 격려했다.

2 학교 밖 청소년들이 성심당 본점을 방문해 제빵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아이들은 저마다 개성을 뽐내며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했고, 장난기 가득했던 얼굴은 어느새 진지함으로 가득 찼다.

쉼터에 입소해 6개월간 생활한 A(19) 군은 “사고를 쳐 재판을 받았고, 길 위의 학교(로드스쿨)를 다니며 많은 반성을 했다”며 “쉼터를 통해 여러 직업체험을 다니며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미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용접기술을 배워 용접공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B 군은 “횟집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 1000만원을 모았다”며 “앞으로 돈을 더 모아 살 집도 마련하고 남을 위해 기부도 하며 살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직업체험은 제빵사 외에도 보건대 교수와 각 분야 전문가, 학생들의 자원봉사로 화장품·쥬얼리·양초아트 등의 다양한 진로에 대한 상담과 체험을 제공했다.

이광성 보건대 대외협력처장은 “쉼터 아이들이 단순한 체험을 벗어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대학 진학에 뜻이 있다면 돈이 없어도 우수·국가·미래로 장학금 등 여러 방법으로 도움을 받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3 직업체험을 마친 후 이안과병원 진료실에서 무료 안과 검진을 받고 있다.
직업체험을 마친 아이들은 이안과병원의 지원으로 무료 안과 검진을 받은 후 자신들이 직접 만든 케이크, 보건대와 병원이 마련한 선물을 한아름 들고 쉼터로 돌아갔다.

송인구 대전시 청소년담당사무관은 “쉼터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저마다 하나씩 꿈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에 감동받았다”며 “용접공을 꿈꾸는 A 군처럼 이들을 미래를 위해 각종 자격증, 검정고시 등 지원할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성심당은 쉼터 아이들의 직업체험 행사를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분기별로 개최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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