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도내 주요대학·병원 잇따라 접촉하며 유치의사 타진
인센티브 등 유인책 없이 ‘지리적 이점·경관 수려’ 감정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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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투데이 DB
충남도의 내포신도시내 대학·종합병원 찔러보기식 유치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가 도내 주요 대학·대학병원 등을 잇따라 만나 내포신도시 유치를 제안하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 유인책 없이 미미한 이점 제시나 감정적 호소에만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다.

26일 도 내포신도시건설본부에 따르면 충남도청사의 내포신도시 이전 전부터 도내 주요 대학, 종합병원들과 접촉하며 내포신도시내 유치를 추진해왔다. 도가 접촉한 대학들에는 한국기술교육대, 충남대 등의 일반 대학부터 건양대, 단국대, 순천향대 등 대학병원(의과대학)까지 다양한 범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까지도 도내 여러 대학들과 물밑 접촉한 상황으로, 도내 대부분의 대학, 대학병원들이 도의 유치 제안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도의 유치전략이 대학과 종합병원의 주 고려 대상인 재정적 지원 등의 구체적 측면 보다는 메리트가 아직까지 크지 않은 지리적 이점이나 감정적 호소에만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그동안 도는 대학 및 병원들과 접촉할 때 ‘지리적 이점이 있다’, ‘도시 환경이 빼어나다’ 등의 실질적 이점 보다는 감정적 명분에 그친 유인책만을 제시해 왔다.

특히 현재 도는 타 시·도 사례를 통해 대학과 병원에 토지매입비 50% 정도를 지원한다는 기본 전제만 있을 뿐 구체적인 지원기준안 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도 내포신도시건설본부 관계자는 “현재 대학과 병원에 대한 인센티브 등이 포함된 구체적으로 규정된 지원기준안은 없다”고 말했다.

결국 대학 및 종합병원 유치 추진이 몇 년간 지체됐음에도 타 시·도의 수준으로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는 것을 제외하면 구체적인 유인책이 도출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실질적 지원책 없이 감정적 명분에만 호소하며 대학, 병원들에 구애하고 있는 도의 대학·종합병원 유치 제안이 도의 은근한 갑질 횡포로까지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도가 접촉한 한 대학측은 ‘건물까지 지어줘도 우리 대학은 내포신도시로 입주하지 못하겠다’라는 확고한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내포신도시 입주 의사가 없다는 의미로, 구체적 유인책 없는 도의 막무가내식 구애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에 도가 현실과 괴리감있는 대책만 갖고 이곳저곳 찔러보기식 구애에만 그칠 경우 오히려 대학과 병원들의 반감만 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이정구 도 내포신도시건설본부장은 “재정적 지원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지원안을 자체적으로 만들고는 있다”라며 “만약 유치를 희망하는 대학이나 병원이 있다면 그들의 요구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토록 하겠다”고 항변했다.

김명석 기자 hikms1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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