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충남교육의 빛난 성과들
학습공동체로 민주적 협의문화 정착
개인별 맞춤형 진로진학교육 안정권
청렴도·부패방지 시책평가 우수성적
2)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고교평준화 만족도 70% 넘어 '긍정적'
인성교육 사업 소요예산 확보 노력
"누리과정 예산문제 정부의 결단 촉구"

김지철호가 출항한지도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참학력 신장과 진로진학교육 강화를 주창하며 충남교육의 진일보된 발전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지난 2년간 비리·부패 척결 등 청렴도 향상에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고, 천안고교평준화와 누리과정 예산문제와 같은 크고 작은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임기 중 절반이 지난 현재, 김 교육감은 선출직 교육감으로서 그 누구보다 충남교육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에 김 교육감을 직접 만나 지난 2년간의 충남교육을 되돌아보고, 향후 충남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담=박신용 충남본부장]



-취임한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는.

"괴테는 서동시집(西東詩集)에서 시간을 짧게 하는 것은 활동이고 시간을 견딜 수 없이 길게 하는 것은 안일(安逸)이라고 말했다. 교육감 취임 2년이 됐다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짧게 느껴진다. 그동안 교육현장 찾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환경과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학생이 중심이 되는 교육, 배움과 성찰이 일어나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학교 혁신에 가장 중점을 두고 일했다. 돌이켜보면 천안고교평준화, 누리과정 예산문제와 같은 크고 작은 산도 많았다. 어려움과 고비를 만날 때마다 교육본질과 학생, 학교현장에서 답을 구하고자 노력했다. 이제 4년 임기의 반환점에 섰다. 변화와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지난 시간을 발판으로 새롭게 도약하겠다."

-학생중심 충남교육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무엇보다도 참학력, 진로진학 성과가 눈에 띄는데.

"충남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참학력 신장이다. 참학력 신장은 수업을 바꾸자는 것이다. 학생이 중심이 되는 수업, 토론과 질문이 있는 수업, 배움이 일어나는 수업을 만들어야한다. 그동안 수업 혁신을 위해 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해 민주적 협의문화를 정착시키고, 교직원업무를 최적화하고, 학교 운영을 교수·학습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참학력 신장과 함께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도록 학습 의욕이 떨어지는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탄탄하게 다지는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참학력 신장과 기초학력 향상의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갈 것이다. 학생 개인별 맞춤형 진로진학교육은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다고 자평한다. 본청과 연구정보원에 진로진학부를 신설한 이후 사업의 성과가 뚜렷해졌다. 대입진학지도지원단을 구성해 교육과정과 함께 학생 성장 중심의 진학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학생부 전형 등 입시제도의 변화에 맞춰 현장 중심의 진학지도 시스템을 개발해 학부모가 공감하는 진학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만족도가 매우 높다. 지속적으로 진로수업과 상담, 진로탐색활동과 체험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지역사회 인프라를 활용한 안전하고 질 높은 진로체험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 천안고교평준화도 빼놓을 수 없는데.

"고교평준화는 선발효과에 따른 학교 간 서열을 완화해 공정한 교육경쟁을 가능하게 한다. 이제 천안의 일반계 고등학교는 학교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공정한 교육경쟁을 시작했다. 건전한 교육경쟁은 모든 학교의 학업성취도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 대학 입시에서 수시모집 비율이 늘어가는 추세를 감안하면 고교평준화가 학생들의 대입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지난 4월 천안지역 고교평준화 시행 학교의 1학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학교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학교 배정 만족도를 비롯해 교사의 수업 및 학생존중문화에 대해 만족한다는 비율이 70%를 넘었다. 아직 보완해야할 부분도 있지만 평준화가 조금씩 안착되어 가고 있는 모양세다. 내년 불무고등학교가 개교하면 학교 간 학급 수와 학급당 학생 수를 적절하게 배분해 교육환경이 더욱 좋아질 것이다. 또 신당고와 업성고의 기숙사가 완공되면 통학 거리에 대한 어려움도 많이 해소될 것이다."

-비리·부패 척결 등 청렴도 개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는데,

"취임 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이 바로 충남교육청의 청렴도 향상이었다. 청렴도 향상을 통해 충남도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만 교육혁신이 가능해진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올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공기관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도교육청은 1등급 기관에 선정됐다. 지난해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3위의 실적을 거둔데 이어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둬 국무총리 기관표창을 수상함으로써 청렴한 충남교육 실현에 한 발짝 더 나갈 수 있게 됐다."

-앞으로 2년 중점추진 교육정책을 소개한다면.

"앞서 말했듯이 도교육청은 '참학력 신장'과 '진로진학교육 강화'를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실천하려고 한다. 인성교육 강화에도 힘쓸 것이다. 현재 도교육청은 농어촌체험학습 및 학교별 텃밭정원 가꾸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농어촌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농작물을 키우는 노작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성 역량을 함양하기 위함이다. 인성교육의 또 다른 방식은 연극, 드라마, 뮤지컬 교육이다. 지난해 개정교육과정에서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연극을 통한 교육은 학교폭력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다. 올 하반기부터 연극예술교육을 통한 인성 함양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 또 안전한 학교를 위한 행·재정 지원 확대할 것이다. 학생들의 등·하교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부족한 시설을 개선·보완하고, 통학로 확보에 필요한 소요예산을 확보할 것이다."

-이들 사업 추진을 위해서 충남도의회와의 관계개선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도의회의 주요한 역할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이다. 예산 삭감 등 도의회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의 주어진 환경과 제약사항도 교육청이 감내해야할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도의회와 갈등을 빚는다면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한 충남도민이 가장 피해를 입을 것이다. 도의회의 견제와 지적에 대해서는 더욱 분발하는 계기로 삼겠다. 도의회도 2주년을 맞아 의장단 및 상임위가 새롭게 구성됐다. 중책을 맡을 도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회 의원님, 특히 교육위원회 의원들께 더 열심히 이해를 구하며 상호협력을 모색하겠다."

-누리과정 예산문제가 또 다시 의견대립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 같다. 이에 대한 생각은.

"누리과정 예산문제는 참 어렵다. 올해도 학교용지부담금 등 도의 지원이 없었다면 누리과정 편성은 불가능했다. 내년은 정말 심각하다. 도에서 또다시 지원하기도 어렵고, 결국 교육청이 지방채 발행 등 빚을 내지 않으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어렵다. 그동안 끊임없이 강조했듯이 누리과정 예산지원은 국가의 책무이다. 내년에는 중앙정부에서 누리과정 예산이 별도로 책정돼야 한다. 총선을 통해 정치지형이 변화된 만큼 교육부가 누리과정 예산 확보를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 믿는다.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 정부가 자신들의 책임을 지방교육청에 떠넘기고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갈등을 강 건너 불구경한다면, 내년에 또 다시 심각한 보육대란이 발생하리라 생각한다.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평소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안다. 충남 교사와 학생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을 소개한다면.

“우리 학생들에게도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한 권의 책, 교사에게도 삶의 방향과 학생을 대하는 자세를 바꾸어 줄 한 권의 책이 필요하다. 그 한 권의 책은 스스로 찾아 읽는 습관 속에서 자신이 발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백 시간의 강의보다 강력한 동기와 실천의 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들과 학부모님께는 똑같은 교복을 입고 있어도 그 안에는 수 백 개의 다른 심장이 뛰고 있음을 일깨워주는 야누쉬 코르착의 ‘아이들’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의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EBS 제작팀이 편낸 ‘중2혁명’을 추천하고 싶다. 학생들에게는 나눔과 공존, 세계시민의 자세에 대해 깊게 생각할 계기를 주는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와 고규홍, 김경집, 김봉규의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철학교과서, 나’, 후지하라 가즈히로의 ‘진짜공부’를 추천한다.”

-끝으로 교육가족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면.

"지난 2년은 학생·학부모·교직원 등 교육가족들과 더불어 교육희망을 노래하며, 행복한 충남교육을 만들어가는 즐거운 여정이었다. 지난 시간 충남교육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수많은 교육가족과 도민들을 만났다. 앞으로도 경청하면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을 되새기겠다. 또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힘을 길러주는 참학력 신장을 통해 학부모들은 공교육에 대한 불안감을 말끔하게 씻을 수 있도록 하겠다. 도민 여러분들과 함께 학생·학부모·교직원 모두가 만족하는 충남교육을 만들겠다."

정리=김명석 기자 hikms1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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