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1일자로 영업 종료

▲ 대전시민의 추억이 깃든 대전아카데미극장이 이달 말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홍서윤 기자
‘아카데미극장’을 끝으로 사실상 대전에 남은 옛 영화관들이 모두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대전 동구 대전역 근처에 있는 대전MCV아카데미극장은 오는 31일자로 영업을 종료한다. 대전MCV아카데미극장은 1964년 개관한 대전아카데미극장을 리모델링해 2002년 9개관의 멀티플렉스관으로 운영해왔다.

대전아카데미극장 전에는 동양극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최소 50~60년간 한 자리에서 옛 영화관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던 것이다. 대전아카데미극장은 인근 대형멀티플렉스 개관 등에 따라 이곳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지속해서 줄어들면서 점차 위기를 맞았다. 극장 위치가 주거지역이 아닌 데다 주요 관객이었던 원도심 주민들도 대형멀티플렉스관으로 옮겨가면서 발길을 끊었다.

아카데미극장은 처음 9개 상영관으로 시작했다가 경영난에 3개관을 줄여봤지만, 수익이 나지 않아 결국에는 간판을 내리기로 했다. 수십년간 아카데미극장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 17여명도 아쉬움 속에 이날을 마지막으로 영화관을 떠나게 된다.

대전아카데미극장 황정무 관리실장은 “결과적으로 대기업 극장의 시설과 서비스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아카데미극장을 비롯해 대전의 옛 영화관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씩 사라지고 있다. 한때 대전에는 제일극장, 신도극장, 동보극장, 중앙극장, 대전극장, 서대전극장, 명보극장, 성보극장, 고려극장, 중도극장, 동아극장, 자유극장, 현대극장, 서라벌극장, 수정아트홀 등 10여개의 옛 극장들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동보극장 시설을 리모델링해 그대로 영화관으로 활용 중인 대전아트시네마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다 사라지거나 용도가 바뀌었다. 추억이 깃든 옛 영화관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깊은 아쉬움을 전하고 있다.

아카데미극장은 현재 마지막 상영일은 정했지만, 상영시각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시민 최민구 씨는 “유년시절 아버지와 손 붙잡고 성룡의 영화를 보면서, 성룡을 따라하며 행복한 시간을 만들었던 그곳이 사라진다”며 아쉬워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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