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유성署 30대 용의자 체포
사건 가담한 동생도 조사중
사망원인 확인 시신 부검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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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하고 야산에 암매장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아버지가 술을 마신 채 자신에게 행패를 부리는 것에 격분해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 유성경찰서는 21일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최모(30)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시신 암매장 과정에 가담한 혐의로 최 씨 동생(29)을 체포했다. 최 씨는 지난해 11월 9일 새벽 1시경 대전 유성구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61)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하고 동구 세천동의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최 씨가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지인의 첩보를 입수한 뒤 이날 새벽 최 씨를 긴급 체포하고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조사결과 최 씨는 범행 당일 아버지를 살해한 뒤 다음날 동생과 함께 암매장을 위한 삽을 구입했고, 이날 새벽 야산에 아버지 시신을 묻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 씨가 지목한 동구 세천동 야산을 수색해 암매장한 아버지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스노우보드용 가방에 담긴 채 1m 깊이 구덩이에 묻혀 있었다. 시신은 비누처럼 부패가 진행되는 '시랍화' 상태였고, 머리에는 둔기에 의한 상처로 보이는 흔적이 발견됐다. 체포 당시 최 씨는 단독범행이라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최 씨가 혼자 산에 올라 시신을 암매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보고 추궁한 끝에 동생이 가담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 조사에서 최 씨는 “알코올중독 증세를 보이던 아버지가 평소 술을 마시면 행패를 부렸다”면서 “범행 당일 친구 결혼식이 있어 술을 마셨고, 집에 와보니 아버지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자신을 망치로 때리려 해 이를 빼앗아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아버지 친척들이 최 씨에게 아버지 행방을 물었으나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해 경찰에 이 사실을 알린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가족과 주변인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원인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의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최 씨 등에 대해 존속살해와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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